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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대지 42 - 차원이 다른 샷
에이지 카자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오키타 케스케, 24살
카누마 CC의 골프 연습생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난타이 산의 살을 에는 찬바람을 새벽 4시에 맞으며
그의 새로운 하루가 매일 시작된다.
결코 되돌아 보지 않는 의지의 무게가 그의 발걸음에 실려있고
맑은 눈 안에는 굴절된 감정의 잔영이 스며들 그림자가 없으며,
그가 알고 있는 삶의 전부는
그가 평생 대화하며 살아 가야 할 바람의 대지에서
모든 것을 배우고, 경쟁하며, 결국은
모두 다 남기고 떠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가 매번 시합을 마치고
어둠이 짙게 깔린,
열 여덟번째 홀의 그린 위에서
말없이 대지와 대화를 나누는 이유는
모든 것을 그곳에 남기고 떠나야만 하는
프로 골퍼의 절대 고독을 처절하게 이해하기 따름이리라.
전영오픈이 열렸던
스코트랜드 턴베리 골프클럽의 열 여덟번째 홀 그린 위에는
사랑하는 릴리의 영혼을 위해 그가 흘린 뜨거운 눈물의 자욱이
어려있고,
전미오픈이 열렸던
미국 워싱턴의 콩그레셔널 CC의 열 여덟번째 홀의 그린 위에는
진정한 용기에 의해 새로 태어난 두 남자의
뜨거운 열정이 각인되어 있으며,
그리고 지금 마스터 챔피온쉽이 진행되고 있는
오거스타의 열 여덟번째 홀의 그린 위에는
무엇을 남기고 떠나게 될까?
오키타는 프로골퍼가 된 후
전 세계의 대지를 휘감는 바람들을 통해
진정한 용기를 배우고,
사랑의 쓰라림을 극복하고,
사나이 들의 숨겨진 눈물과 회한을 느끼고,
겸허하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유를 배우며,
결국 그 바람들 위에 모든 걸 실어보내는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프로골퍼는 내일에 기대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이 유일하게 바꿀 수 있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여
오늘과 다른 내일이 있을 수 있음을 알 뿐이다.
어떤 골프 친구는 하비페닉이 쓴 [골프를 한다면 당신은 내 친구]를 읽을 때마다
멀티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했는데
난 이 [바람의 대지]를 읽을 때마다 형언할 수 없는 상쾌함과 감동이
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치솟아 오름을 느끼곤 한다.
주인공 오키타 케스케의 사람됨 자체가
나를 투명하게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오키타가 투어 생활을 하며 겪게되는
그의 경쟁자나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삶의 많은 단면들을 직접 바라볼 수 있게끔한다.
그만큼 다양한 인간의 군상들이
골프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들만의 치열하고, 순수하며, 비겁하고, 슬픔과 회한에 찬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보인다.
이 책을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얼마나 깊게
골프에 의해 표출될 수 있는 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의
울림을 여과할 겨를이 없이 받아들일 때 도 많다.
잊고 있던 지난날의 아픈 기억들이 되살아 날 수 도 있고,
감추려 했던 자신의 추한 모습들이 그대로 재현 될 수 도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진정한 모습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넣는 등장 인물들로 인해 해일과 같은 감정의 북받침을
느낄 수 도 있다.
골프를 소재로 한 영화는 몇 편 본적이 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날 만한 수작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프로 골퍼들의 삶을 진솔하게 묘사한 잘 만들어진
미니 시리즈가 알려진 바도 없고..
아마추어 골퍼로서 접할 수 있는 것은 골프 기술서적 혹은
골프와 관련한 다양한 부류의 서적일 터인데…
2000년 3월 1권이 발행되기 시작되어
2007년 5월 현재 42권 까지 발행되고 있는
이 책은 우리 골퍼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은 물론 다양한 측면에서
골프와 프로골퍼 들을 심도 있게 느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 책을 즐기는 데에 약간의 문제점은
대부분의 책들이 품절되어서
1권부터 제대로 읽으려면 빌려서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강남지역 이나 혹은 분당 지역
정도 되면 도서 대여점에서 빌려 보는 데에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고
혹시 도서대여점에 [바람의 대지]가 구비되어 있지 않으면
주인 아저씨에게 책 제목을 알려주고
구입해 달라고 하면 알아서 구해주므로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왜 하필 만화를 추천하느냐고 의아해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더더욱 일단 한 번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만사가 귀찮아서 혼자 있고 싶을 때,
바깥에 기후가 불순하여 연습장에 가기도 마땅치 않을 때,
주위 가족이 속상하게 해서 기분이 저하되어 있을 때,
골프가 스트레스 받게 하거나,
자신의 골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골프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되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 아이언과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싶어할 것이다.
아직도 나는 좋은 만화들을 찾아서 보고 있지만
골프 만화로서는 이보다 잘 만들어진
책을 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나오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일년에 두 권정도 밖에 출간되지 않는 다는 점은 정말
여러가지 부분에서 불편하기만 하다. 물론 그에 따른 기쁨도
크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