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맑게 해주는 65가지 Supplement
사이토 시게타 지음, 박현주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영혼을 맑게 해주는 65가지 Supplement〉
사이토 시게타(1916-2006, 게이오 대학 의학부 졸업) 지음 | 박현주 옮김





책 제목이 참... 영어 모르면 잠시 '이게 뭔가?' 싶을 것이다. 풀이하자면, "영혼을 맑게 해주는 65가지 비타민"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처음에 이 책을 보고자 했던 게, 삐걱거리는 내 삶에 기름칠을 해주고 싶었고, 요즘 들어 부쩍 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서(이런 마음이 금방 언제 그랬냐는 듯 시들해질 수 있다는 게 문제임) 스쳐 지나가는 말이라도 되도록 좋게 해보고자 했던 두 가지 마음 때문이었다. 저자가 일본인이고 제목에서도 숫자로 정확하게 못을 박았기에 간단명료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따스한 말이 담겨 있을 줄 알았다. 65가지라고 하니까 정말 숫자를 붙인 '영혼을 맑게 해주는 65가지 말'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뿐인데 이 책은 그런 식으로 딱딱하게 구성된 책이 아니다. 
 

신경과 전문의로서의 오랜 경험과 본인 삶 - 전쟁으로 타버린 집과 무너진 병원을 재건하면서 3대째 정신과 의사직을 잇고 자식까지 4대째 - 을 바탕으로 다소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내면 좋을지... "좋은 게 좋은 거 아니야"라는 식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그렇지만, 전쟁세대보다 물질적으로 혜택을 받고 자란 젊은이들이 끈기와 인내심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이나 공부로부터 도피하는 현상을 그렇게 간단하고도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참으로 한심한 세상이 되었다. 굳이 말하면 요즘 젊은 세대들은 물질적으로 혜택을 받은 탓인지 전반적으로 인내심이 약하고, 심리적 응석이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취직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자기 뜻대로 행동할 수 없다. 회사 리듬에 맞춰 생활해야 하고, 좋건 싫건 간에 매일 남과 마주하게 된다. 이 모두가 처음 한동안은 힘들고 또 익숙해지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하나만 소홀히 해도 사회인으로서 실격이다. 인간은 다소 어렵더라도 인생에서 어떤 일을 대할 때 끈기 있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사회생활을 통해 배우게 된다." (이 책 '들어가며' 가운데) 


물론 젊은이들을 나무라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지 말라는 유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융통성, 유연성,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 조금은 무디게 살자는 마음을 전한다. 심지어 우리도 조금은 정치가의 뻔뻔함을 배울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까지 해주시니 '허허~' 웃음이 나올 뿐이다. 그래야 삶이 편하긴 하다. 정신, 영혼, 마음을 어루만지는 분야 특성상 완벽하고 철두철미한 것들과는 거리를 둔 얘기들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이 전쟁경험세대로서 또는 일본 문화에서 배어 나오는 집단주의 성향, 일중독의 폐해를 비켜가지 못하는 말만 좋기만 한 조언들은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나 참 까다롭게 굴었다. 사이토 시게타 ! 죄송합니다.     


일중독,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분께 살짝 건내주고 싶은 책이다. 유하게 살자!! 알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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