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 윤판사가 보내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윤재윤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눈물의 현장 법정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윤판사가 보내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 첫째_마음, 모든 것의 시작

   · 둘째_관계, 나만큼 소중한 너

   · 셋째_눈물, 가장 인간적인 소통

   · 넷째_성장, 진흙 속에 피는 꽃

 

이 책은 올해로 꼭 30년을 법관 생활을 해오신 윤재윤 판사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치유와 희망을 전하는 글들의 모음이다. 월간 《좋은 생각》 등에 연재했던 글들인 것 같다.


그리 긴 세월을 살아낸 것은 아니지만, 살아보니까 그렇더라... '우리는 상처투성이 전사들'

눈에 보이는 상처야 저절로 치유되곤 한다지만, 마음의 상처는 가만히 내버려둔다고 해서 저절로 치유되지 않더라. 상처를 치유할 줄 아는 용한 능력을 타고난 사람도 없고... 크고 작은 상처를 싸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이에게 아무 조건없이 그의 상처를 가만히 어루만져주는 이도 거의 없고...


     남을 돕는 사람은 소수이지만 그런 행동이 여러 사람에게 힘을 주고 그들의 생명을 지켜 준다. 거창한 선행이 아니라 작은 친절, 따뜻한 한 마디 말이 사람을 고양시키고 살 힘을 준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 이러한 것이 것이 레비의 생명을 지켜 주었던 수줍은 포옹, 즉 연민과 사랑의 힘일 것이다. 나는 어떤가?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향하여 수줍은 포옹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145-146쪽)  

 
저절로 치유되지 않은 마음의 상처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것은 아마 눈물의 현장 법정에서 낫낫이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다. 이보다 세상 경험이 적었을 때는 각종 강간, 사기, 절도, ... 극단적으로 자신과 남을 죽이는 자살·살인 따위의 일들이 뉴스에나 나오는 남의 일만 같았다. 그런데 냉혹한 현실은 그러한 일들이 우리와 얼마나 가까이 살고 있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없다는 건 나 자신을 비롯하여 이런 책, 저런 책, 최근에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놀랍게도 세상에서 가장 상냥했던 여성이 거친 황소처럼 변하고 가장 관대했던 남성이 거짓말을 하고 돈을 숨긴다. 좋은 어머니와 아버지였던 사람들이 예의를 차릴 겨를도 없이 늦은 밤에 아이들을 대동하고 누군가를 찾아가 아이들이 듣고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배우자를 헐뜯는 일에 열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유순했던 사람이 복수심에 불타 '원수에게 돈을 주느니 차라리 변호사에게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 데비 포드, 『혼자 걷다』, 118쪽


"내가 살아보니까 말이야."로 시작해서 별 시답잖은 인생경험세트를 내놓는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하나 했더니,  '아, 이제 어렴풋이 알겠다'  


사랑받지 못해서 인정받지 못해서 이해받지 못해서

사랑받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 이해받고 싶다는 몸부림에 다름 아닌 것을... (나 이만큼 상처 받았다는 말)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들 모두를 사랑해 주고 인정해 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까이에서 우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울어주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 본다. 대학 때, 나보다 너다섯 살씩 많은 복학생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상처는 꼬리잡기 놀이를 즐기는 것처럼 연쇄반응을 일으킨다고 여겨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 역시 사회 물(=꾸정물?)을 조금 먹었더니 어느 건축 공무원이 법정에서 "사회가 이렇게 썩었는데 어떻게 원칙대로만 할 수 있느냐?"(310쪽)는 변명의 말에 마냥 콧방귀를 날릴 수만은 없게 되었다.


여기저기 칼날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바보인냥 마음을 지키고 자기의 소신대로 사는 사람이 왜 그렇게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지 절절하게 다가온다. 이 책 곳곳에 가슴에 와닿고 마음을 찌르는 문구들이 너무 너무 많다. 윤판사님 말씀대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정말 만만찮은 일 같다. 사람에게 입은 상처는 사람이 치유해 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면 이러한 책으로라도... 책이 주는 치유의 힘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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