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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ㅣ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4
박영수 지음, 노기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4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박영수 글 · 노기동 그림
이 책은 영교출판사에서 펴내는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시리즈 그 열네 번째 책인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의 왕> 편이다. 참고로, 이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한국사 일주'다. 우리 역사를 알고자 할 때, 한국사 일주가 역사의 흐름 중심이라면 한국의 왕은 약간 에피소드 중심이라고 해야 할까. 두 권을 함께 보면 좋을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먼저 보고 한국사 일주를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통치자의 인간적 면모를 살펴보면서 그 지도력의 핵심을 다뤘습니다. 바꿔 말해 개인적 감정과 국가적 이성 사이에서 왜 그런 결단을 내렸는지 혹은 어찌하여 한 쪽에 치우치게 됐는지 등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반드시 성공한 국왕만이 아니라 실패하거나 뭔가 부족한 군주까지 다룸으로써 반면교사의 지혜를 배우도록 했습니다. 요컨대 우리나라 군주 중 나름의 색깔을 지닌 국왕 중심으로 역사를 대략이나마 한눈에 파악하도록 했습니다. - 머리말에서 지은이 박영수
한국의 왕이라고 하면 자칫 위대하고 영웅적인 면만 부각했을 것 같지만, 머리말에서 지은이가 친절하게 알려주듯이 이 책은 그들의 뛰어난 면과 그렇지 않은 부족하고 실수할 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적절하게 소개해 주어서 누구에게나 용기와 재미 둘 다 충족시켜줄 수 있을 듯싶다. 내가 자란 어린 시절에는 전기문도 별로 없었던 것 같지만 있다 하더라도 굉장히 잘나고 뛰어난 인물만 소개했던 것 같고 그래서 감히 따라 해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사실, 책을 안 읽고 살아서 잘 모름. -.-;) 그리고 단군 이야기도 곰이랑 호랑이가 마늘이랑 쑥 먹고 며칠을... 무슨 허무맹랑한 얘긴지 뭔지, 대충 받아들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처음 '고조선을 세운 단군의 정체'를 신화와 실제가 혼동되지 않게 잘 이야기해 주고 있다.
신화로만 생각하면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다양한 상징이 숨어있는 까닭입니다. 그렇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단군이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해 단군은 두 문명사회의 결합을 통해 태어난 새로운 지도자입니다. 당시로써는 발달된 선진문명인 청동기 사회의 한 부족장이 한반도에 와서 신석기 사회의 부족 중 곰을 숭배하는 집단과 힘을 합친 뒤 강력한 통치국가를 세운 임금인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
"단군은 정말 1908세까지 장수했을까?"
그에 대한 의문은 단군왕검이 특정인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지배자 호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풀 수 있습니다. 여러 지배자들이 대를 이어가며 단군왕검이란 호칭을 사용한 것이니까요.
정리해 말하자면 단군은 농경사회를 이루면서 계급사회를 이룬 초기 국가의 지도자였습니다. 단군은 유능한 통치력을 발휘하여 사회를 안정시켰고, 자신은 하늘의 보호를 받는 신성한 존재임을 강조했으며 이는 후에 신화로 남겨져 우리에게 '단군신화'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12-14쪽)
얼마나 명료하고 재미있는지 모른다. 이것 말고도 신라 진평왕의 세 딸 가운데 선화공주를 사랑하게 된 서동(←백제 무왕, ?-641년)이 아이들에게 퍼트린 노래[서동요]는 아직도 아리송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며, 왕이나 우리 엄마·아빠는 학교에서 누구누구를 남몰래 짝사랑하는 아이들 마음과 똑같이 얼레리 꼴레리 사랑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것들을 마음껏 상상해도 좋지 않을까. 그 밖에도 토끼와 거북이의 지혜를 전해준 신하 선도해의 이야기와 일부러 붓을 떨어뜨려서 위기를 모면하게 해준 책사 최응의 이야기는 왕 혼자서 모든 걸 이룰 수 없다는 교훈을 전해준다.
정말 많은 왕의 이름과 업적·실수담, 유래, 사건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조금은 지루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초등학교 과정에서 3학년 때부터 사회 교과를 배운다. 사회를 배운다는 것은 나 중심에서 벗어나서 차츰 주변을 돌아본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 고장(3학년) -> 우리 지역, 시 · 도(4학년) -> 세계 속의 우리나라(5·6학년)
아마도 4학년 2학기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를 언급하면서 역사 이야기의 물꼬를 트기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초등학교 4·5학년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처럼 역사 공부가 어수룩한 사람도 눈치 볼 것 없이 봐두면 참으로 유익하고 좋다.
*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시리즈의 장점 두 가지를 꼽아보자면,
하나는, '나무'를 보고 '숲'을 볼 수 있다.
학교 교과 과정의 단점은 전체 역사를 너무 토막 내서 배우고 잊어버릴 정도돼서 다시 배우게 되니까 이도 저도 아니게 되는 수가 있다. 꼭 이러한 책으로 전체 역사 흐름을 익혀두면 좋겠다.
다른 하나는, 백과사전류처럼 딱딱한 줄거리가 아니라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할머니 무릎에 누워서 옛날이야기를 들어볼 수는 없지만 잘 찾아보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재미난 책이 많다. 이 책도 그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