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 타인의 생각 훔치기,‘멘탈리스트’가 되는 길
토르스텐 하베너 지음, 신혜원 옮김 / 위즈덤피플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타인의 생각 훔치기
'멘탈리스트'가 되는 길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THE MENTALIST
남의 행동을 조절하는 사람. 정신적인 예리함과 관찰력, 암시를 이용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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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어 단어에서 풍기는 내멋대로 느낌인데 차갑고 매서운 메탈 느낌이 나는 멘탈리스트는 분명히 내게 익숙한 단어는 아니지만, 익숙한 느낌으로 확 와 닿는 분이 있다. 바로 우리 엄마다. 아마 세상 모든 엄마들은 자기 기분을 울음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아가의 기분을 척척 알아줘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에 멘탈리스트를 자처하는지 모른다. 우리 엄마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엄마가 다 알고 있어!"


엄한 눈으로 단호하게 불호령을 내릴 때면, 우리 자매 가운데 누군가는 꼭 훌쩍 울어댔다. 그 신호는 뭔가 억울하다는 것이었으리라. 엄마는 내(아이) 마음을 몰라준다는 의미였을 텐데. 이럴 때 엄마는 그것마저 다 안다는 듯이


"뭐가 억울하다고 울어!! 뚝 그치지 못해!!"


쏴한 분위기는 누군가 바짝 엎드리는 자세로 "엄마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요."라고 했어야 마무리되고 엄마가 차려주시는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싹싹 빌고 엄마의 호의를 받은 아이가 가장 잘살고 있다. ㅎㅎ 나는 멘탈리스트 엄마가 결코 멘탈리스트가 아니라고, 아주 열을 돋우는 역할이었고, 결과적으로 멘탈리스트라고 자처하고 계신 지독한 엄마의 승!! 이다. 이것은 아마 정글 인생의 법칙이기도 한 것 같다. 


여자들은 대충 이러한데 남자들의 세계에서 멘탈리스트는 또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 내가 접했던 것은 이런 것이다. 만약 남의 생각을 읽고 싶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조수한테 이렇게 지시한다.


"이봐. 그 사람에 대해 싹 조사해서 가져와."


그러면 그 사람이 어떤 학교 출신이고 무슨 과를 나왔으며 어떤 집 몇째 자식인지... 리스트로 파악하고 '으흠'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면 됐던 것 같다.


어쨌든, 빠르고 신속한 것을 원하는 조금 거만하기도 한 요즘 사람들이 타인의 생각을 훔치는 방법은 대단히 패스트푸드적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일러주는 다양한 도구이자 방법이자 주문들은 그렇게 단정적이고 가벼우며 쉬운 것들이 아니다. 대단히 많은 훈련과 연습, 관찰, 직관, 정신의 힘이 필요한 것 같고, 어디에나 예외는 꼭 있다고 이에 대한 분별력까지 체득할 수 있는 겸손까지 갖추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살아보니까 이 겸손과 자신감이 함께 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단순하게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고 영향력을 미치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저자 토르스텐 하베너가 타인의 마음(생각)을 읽고자 했던 것은 다른 사람 머리 꼭대기에 군림하기 위함이 아니라고 한다.
 

   나는 언제쯤 이런 느낌을 충분히 감지할 만큼 민감해진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단지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최대한 집중해서 모든 상세한 사항들을 인식해야만 한다. 이때 최종 목표는 언젠가는 더 이상 생각을 쫓지 않고 인식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감지하는 것이다. (63쪽)

 
   나는 이 책에서 여러분에게 많은 도구들을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거나 또 다른 방법을 개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무분별한 행동을 통해 성공을 얻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무분별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다면 여러분의 주위에는 항상 여러분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선택권은 여러분의 손에 쥐어져 있다. (261쪽)


 
나는 좀 기계적인 멘탈리스트에 대한 반감이 있고, 꾸준히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멘탈리스트라고 자처하는 인간들을 잘 믿지 않는 구석도 있기 때문에 예전에 한창 베스트셀러로 주가를 날린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읽고 '이거 뭐야. 별거 없네. 웃기는군.' 그러고는 던져둔 적이 있다(진짜 책을 던진 건 아님). 이 책도 살짝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의 측면과 그의 심리, 행동변화, 인간관계에 대해 내가 달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었다.


우리 모두 희대의 사기꾼이 되기보다 최고의 멘탈리스트로 따뜻한 피가 도는 인간이기를 노력해 보자. 살날이 길다. 짧은 생각은 멘탈리스트가 아니라 속탈리스트가 될 것이다. (지가 지 발등 찍고 속이 타야 마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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