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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뤄주는, 마녀들의 행복 식탁 ㅣ 마음을 여는 책 2
Scott Cunningham, 김지예 / 좋은글방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소원을 이뤄주는, 마녀들의 행복 식탁>
까맣고 뾰족하게 솟은 모자를 쓰고, 찢어진 눈에, 코는 잡아먹을 듯이 길쭉한 마녀가 솥단지에 뭔가를 끓이고 있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고약한 마녀가 누군가를 잡아먹거나 헤치려고 이상한 주문을 외우면서 작은 병에 담길 만한 농축액 만들기에 여념이 없을 것만 같다. 만약 상대를 이미 잡아왔다면 국물이 넉넉하면서 펄펄 끓을 때 솥단지에 퐁당 빠뜨릴지도 모른다. ㅋㅋ 이런 상상은 비단 나만 하는 것이 아닐 게다. 어린 시절 즐겨 봤던 만화에서 아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장면으로 자주 등장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는 순간 위와 같은 상상은 스르르 접고 마법의 세계에 빠질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사실 이런 글을 쓰면서도 책을 다 보기 전까지는 '마법? 흠... 꽤 흥미롭겠는데? 재미나게 보고 나도 한번 장난삼아 마법이나 부려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가벼운 마음이야 지금도 변함없지만 흥미와 장난은 이 책과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저자 스콧 커닝햄Scott Cunningham(1956-1993)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만난 여자친구를 통해 오컬트occult와 위카wicca, 그리고 코번coven을 처음 접하면서 신비주의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고 하며, "그의 저서는 위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단다. (이 책 앞날개에)
오컬트나, 위카, 코번이 뭔지 몰라도 대략 사람이나 자연에 내재한 에너지를 긍정하고 그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마녀들의 행복 식탁'에 기꺼이 동참해도 좋다. 가끔 보면 내면으로 향하는 것을 무척 어색해 하고 그쪽으로는 거의 느끼지 못하는 부류가 있다. 또,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하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부정적인 부류가 있다. 그런 사람은 아무리 마법을 떠먹여준들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음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게다가 이 책에서 일러주는 푸드매직(우리 자신의 에너지와 음식 안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결합시키는 자연스러운 행위-9쪽)은 개별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도구로서 음식을 다루고, 다른 이보다 나를 중심으로 한 긍정 에너지의 변화를 꾀한다.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것은 마법적 시각화다. 즉, '긍정적으로 심상화하기'라는 것인데 이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와는 다른 것이라고 한다. 불안이나 겁먹고 있는 문제를 안고서 음식을 먹는 사람이 있다면 푸드매직과는 영 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도 다른 책을 더 읽어보기를 권한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부정적인 에너지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는 '영적 갑옷'과 이를 강화시킬 수 있는 음식 소개에 대한 부분이다. "부정적인 세상(<-대체로 '사실'임)이 왜 그럴까?" 궁금해서 열변을 토하는 건 차라리 낫다. 위에 잠깐 언급했듯이 겉으로는 달관한 척하지만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 보면 정말 쓰레기 축에도 못 끼는 불쌍한 짐승이 참 많다. 그런저런 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은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필수조건이 아닌가 싶다.
기적을 믿는 사람도 있는데 허황된 기적이나 두 손 놓고 뭔가 크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적보다 소박한 밥상을 차리는 가운데 소원을 빌면서 나의 의식적이고 물질적·정신적인 노력이 들어간 푸드매직을 직접 시도해 보자. 경험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