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잔혹의 세계사 - 인간의 잔인한 본성에 관한 에피소드 172
기류 미사오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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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그림동화 1·2·3』, 『알고 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무시무시한 처형대 세계사』 , 『무서운 세계사의 미궁』 등으로 우리나라에 그 이름을 알린 기류 미사오의 <사랑과 잔혹의 세계사>에서는 '인간의 잔인한 욕망에 관한 에피소드 172(부제)'가지를 소개한다. 나열한 책제목들은 보기만 해도 비가 내리고 음습함까지 더하는 날씨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서 '기류 미사오'라는 분은 기괴한 취향을 가진 분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아니다 다를까 본론에 들어가기 전, 저자의 말 처음 세 줄은 책을 읽기 전 독자에게 제대로 된 예고편을 선사한다.


"나는 기묘한 잔혹함을 좋아한다.

살점을 도려낸다든지 피부를 벗긴다든지, 그런 생생한 잔혹함이 사람을 매료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저자의 말' 가운데


또한 조금 놀라운 사실은 '기류 미사오'라는 분은 실제 없고, 두 여성 작가의 공동 필명이라고 하는데 한 분은 이미 2003년에 돌아가셨다고 하며 나머지 한 분이 지금도 기이하고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모아서 책을 낸다는 것 같다. 사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중의 하나는 실제의 잔인한 사건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실제 사건을 부풀리거나 왜곡하거나 덧붙여서 '어떻다더라' 하는 식의 말을 퍼뜨려서 소문의 당사자가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악플 때문에 연예인들이 당하는 고충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야 당연히 어떤 사실 자료에 근거해서 구성한 것이겠고 이미 저세상으로 간 분들의 이야기만 담았기 때문에 절대 안심하고 볼 수 있지만 약간 '어떻다더라' 하는 식의 이야기도 있는 것 같고 유명인의 후일담까지 섞어서 일부(?) 기괴한 취향을 지닌 독자를 적절히 자극하는 방식으로 구성하여 장장 340쪽에 이르는 내용을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는 한두 쪽, 길어봐야 세 쪽에 걸쳐 소개되고 사진이나 그림까지 글을 십분 살려주니 어지간한 독자라면 놀람, 놀람, 놀람....의 연속일 것이다. 긴 설명이 없는 짧고 연속적인 172가지 잔인한 이야기는 사람을 무디게 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서 이런 류의 책은 아주 가끔 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영화 '향수'에서 주인공 그루누이가 여인의 향기를 얻기 위해서 여인의 몸 어딘가를 석고 뜨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책에서는 현대 미국에서 자칭 '석고주조가'라고 하며 남성의 아래쪽을 석고 뜨는 용감한 여성들이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나 책이나 인간의 성적 욕망과 잔혹함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래도 인간이 인간에게 취하는 잔인한 욕망을 다루므로 밥 먹으면서 보는 것만은 절대 비추천하는 바이다. 에피소드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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