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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 내 안의 강점발견법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지음 / 고즈윈 / 2008년 3월
평점 :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글쎄 말이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한참 자신감이 충만할 때는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습게도 이때의 자신감이란 별 근거도 없는 자신감이었지만 그래도 든든했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할 수 있는 항목의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혼돈에 휩싸이고 코너에 몰리는 형국인데 그나마 안주할 수 있는 곳만 있다면 그대로 눌러앉아 혼돈을 무마해 버리고 싶은 게 나를 포함한 다수가 저지르는 인생 봉합술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시기를 잘 만나서 안주할 곳도 마땅치 않고 봉합술이 언젠가는 다시 흉하게 벌어지리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시기에 우연찮게도 <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라는 내 안의 강점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손에 넣었다.
특히 나의 경우는 IMF나 급변하는 시대의 영향보다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이란성 쌍둥이 동생이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맛본 해방감과 불쾌한 감정과 연관이 있다. 이 두 감정은 그동안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나 아닌 것에 얽매여 살았는지에 대한 강한 충격과 깨달음이다. 이렇게 글로는 강한 충격과 깨달음이라고 썼지만 사람이라는 게 몇십 년을 비록 내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지만 그러한 모습으로 살아왔던 삶을 쉽게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래도 나는 조금씩 자기계발서의 도움을 얻어 가까스로 "이대로 살지는 않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책은 천편일률의 콘크리트 집을 버리고 내 손으로 지은 흙집에 대한 동경이자 나로 되돌아가 그 위에 진정한 나를 축조하려는 창조적 퇴행이다. 다시는 다른 사람처럼 살지 않을 것이며 오직 '나처럼 사는 유일한 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출발하려는 이를 돕기 위한 책이다." -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구본형, 머리말 '나를 찾아 다 쓰고 가라' 가운데
가출하는 청소년처럼 비장하게 외치기 전에도 객관적이라고 알고 있는 도구들을 이용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신빙성이 없다는 혈액형점이나 별자리, 사주팔자에서부터 MBTI, 에니어그램 근처를 기웃거려보긴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람을 그룹별로 나누어서 비교적 객관적인 언어로 말해 주기 때문에 나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그렇구나... 나 이래...' 정도로 그치고 말았다. 앞서 방법들이 과학적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각기 다른 저자(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들)의 6가지 강점발견법은 대단히 경험적이다. 독특하지만 평범하기도 한 다양한 저자가 그들만의 강점발견 경험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점발견 경험을 연구원들의 토론과 시험을 거쳐서 나름 객관성을 갖추어 놓았다.
첫 번째 강점 발견법_산맥타기(생애 분석을 통한 강점 발견법) …문요한
두 번째 강점 발견법_DNA 코드 발견(가족이라는 거울에 비춰 나를 들여다보기) …박승오
세 번째 강점 발견법_욕망 요리법(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 '욕망'을 분석한다) …김귀자
네 번째 강점 발견법_몰입 경험 분석(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일에 내가 있다) …한명석
다섯 번째 강점 발견법_피드백 분석(탁월한 성과에 숨어 있는 당신의 보물을 찾는다) …오병곤
여섯 번째 강점 발견법_내면 탐험(객관적인 나와 주관적인 나의 만남!) …홍승완
또한, 앞서 방법들이 분류 당하는 데 그치는 것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6가지 강점발견법은 내가 내 손으로 나의 언어로 강점을 그려보도록 이끌어 주므로 말 그대로 내 안의 강점 스스로 '발견(사전-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법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그냥 한 번 읽고 책장에 고이 보관할 만한 책이 아니다. 앞으로 내 안의 강점을 발견해 나갈 일이 산더미같이 쌓였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에서 벗어난 짐승처럼 힘이 생겼다. 그렇다! 편하게 얘기하면 지금은 좀 짐승스럽다. 그동안 어째서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 아닌 것에 그토록 얽매여 살았는지 화가 나기 때문이다. 힘들겠지만 이제는 내 안의 욕망과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 끌려가는 나가 아닌 '나처럼 사는 유일한 나'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6가지 강점 발견법 모두가 골고루 쓰임에 좋았지만 굳이 나에게 좋았던 방법을 꼽으라면 첫 번째에서 세 번째 강점 발견법이다. 잘 모르겠지만 서장에서 말하기를 저자의 연령대가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고 했는데 내가 마음에 든 3가지 강점 발견법, 그러니까 이 책 전반부는 연령대가 좀 있으신 분들의 글인 것 같다. 순서를 조금 섞었어도 좋았지 싶다.
강 점 ----------------------------------------------------
- 타고난 성격적 뼈대가 되는 기질적 특성을 잘 계발하면 비로소 강점이 된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기질적 특성은 강점의 원석原石이다.)
- 남보다 잘하는 능력이라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자원 중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자원을 말하는 것이다.
도움이 되는 책
- 보리스 시륄니크, 『불행의 놀라운 치유력』
- 마틴 셀리그만, 『긍정 심리학』
- 캐롤 드웩, 『성공의 심리학』
- 폴 D. 티저,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
- 마커스 버킹엄 외,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 하워드 가드너, 『다중지능』
- 리처드 N. 볼스, 『나를 명품으로 만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