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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아이와 함께 읽어야 더 효과적인 자녀교육 바이블
칼 비테 지음, 남은숙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와 함께 읽어야 더 효과적인 자녀교육 바이블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현명한 부모가 선택하는 최상의 자녀교육과 가정교육의 입문서
"아이는, 중세 말부터 16~17세기까지 아이를 타인에게 위탁하는 풍습이 성행하던 시대에는 열망할 수 없던 자리를, 즉 부모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이렇게 아이들이 가정에 복귀한 것은 중요한 사건이었다." -필립 아리에스, 『아동의 탄생』, 637쪽
그렇지만 여전히 교육은 학교가 담당하였던 것 같고, 그것도 7~8세 이후가 되어야 비로소 교육이 가능하다고 여겼다 한다. 좀 이상한 것 같지만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견고해진 듯하다. 동양에서 예로부터 중시하던 가정교육이 상당히 무색해지면서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그러니까 1800년 7월 독일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칼 비테 주니어(1800-1883, 19세기 독일의 유명한 천재)의 아버지 비테 목사는 교육관이 무척 독특한 분이셨으며 그에 관한 신념까지 확고하여 그 시대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러한, 보통 사람들이 그렇다고 알고 있는 다양한 사고의 틀을 깨며 자신이 품었던 교육관을 눈에 보이는 결과물로 탄생시키셨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 칼 비테 주니어이며 이 책은 칼 비테 주니어가 아버지와 함께했던 자신의 삶을 회상하여 적음으로써 오늘날 우리에게 훌륭한 아버지의 교육관과 교육 행위를 알려주고자 한다. 어찌 보면, 좋은 부모를 만난 행운아로서 아들이 아버지의 값진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칼 비테 주니어는 늦둥이 조산아인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탯줄에 목이 감긴 채 태어나서 겨우 아기꼴을 갖추자마자 '저능아'라는 판정을 받은 아이다. 아마 이런 아이가 아니더라도 보통 부모들은 어찌어찌 키우다가 학교에 보내기 마련이다. 여기서 어찌어찌 키운다는 말은 산업 시대 이후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 조건이 더해지면서 일반 교육 현실이 되었다. 그것은 집안 생존을 걸머진 가장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는 (자의든 타의든) 자식 교육에 너무 소홀하고 어머니는 (특히 전업주부인 경우)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쏟으며 치마폭을 넓혀 아이가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괜스레 요즘 부모들에게 '왜 아이를 낳는지' 다소 반항적인 질문을 하고 싶어진다.
비테 목사는 자식은 부모의 것이 아니라 하며 대를 잇기 위한 목적이나 부모의 만족을 위해 자녀가 희생되는 것에 반대하셨다. 아니 그러면 그런 목적이 아니면 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나도 조금은 답답한 것이 작년 가족 모임에서 약간 울분에 찬 목소리로 내가 이렇게 묻자
"나는 그냥 재미 보려고 아이 낳는 거 정말 아니라고 봐. 엄마는 왜 우릴 낳은 거야?"
엄마는,
"... 한 번쯤... 사람이라면..."
대략 이런 식의 답변이었다. 김빠진 음료수를 앞에 둔 심정이라고 해야 할지. 물론 우리 부모님만 그런 것이 아니고 꽤 연세가 있으시고 학식이 있는 분께도 이런 내 의견을 말씀드렸더니 자식 키우는 재미와 뿌듯함을 이야기하시며 손자도 많이 보고 싶지만 그것까지는 욕심이라며...
물론 우리 부모 세대는 어린 시절 공부보다 일에 쓰이기를 바라는 부모의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맞춤식 교육은 꿈도 못 꾸셨던 분들이니 이상을 바라는 건 무리임을 알지만 섭섭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조기 교육과 전인 교육을 지향한 비테 목사의 교육적 신념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며 시대를 초월한 가르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아이를 영재로 키우려면 아이를 낳기 오래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아버지는 결혼의 목적이 하나님의 계획에 부합하는 자녀를 기르기 위한 것이지, 세속적인 다른 그 무언가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렇듯 결혼을 신중히 고민한 아버지는 오랜 기도 끝에 혈기왕성한 시기가 지난 중년이 되어서야 엄마와 결혼을 했다." (20쪽)
나이가 많이 들어서 낳은 아이는 무조건 신체적으로나 지능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관은 버려야 한다.
두 번째로, 부부의 인연을 맺을 사람을 올바르게 선택한다. -> 건강하고 착하고 행실이 바른 사람
세 번째로, 자녀 교육에 대한 신념을 세운다. 자녀를 낳는 목적이기도 하다. -> 사회와 가정에 필요한 인재가 되도록 함.
그 밖에도 다량의 교육서적을 탐독하는 등의 세밀한 교육 계획과 산모를 배려한 태교 등 비테 목사의 거시적인 교육관을 엿볼 수 있는 첫 장의 내용 말고도 조기교육과 가정교육에 관하여 다양한 지침을 전해준다.
<칼 비테의 자녀 교육법>에 이은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은 가히 진정한 자녀교육 종합 지침서라 불릴 만하다. <칼 비테의 자녀 교육법>이 전반적으로 아이가 지녀야 할 올바른 자세를 가르치는 법에 관해서라면, <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은 생애 주기에 따라 부모가 이끌어주어야 할 교육 팁을 풍성하게 알려준다. 특별히 아이의 고민 해결사로 비테 목사가 사례를 곁들여서 끊임없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간절한 소망이 담긴 편지글은 눈물을 글썽이게 할 만큼 감동적이다.
대를 잇기 위한 목적이나 부모의 만족을 위해 자녀를 키우(려)는 사람이라면 이 책! 꼭 좀 일독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