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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한비자 - 천하는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류예 지음, 차혜정 옮김 / 미래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한비자 [韓非子]
① 중국 전국 시대[戰國時代 :‘전국 칠웅(제, 초, 진, 연, 위, 한, 조)’이라는 일곱 개의 제후국이 패권을 다투었던 동란기] 말기 한나라[韓 : 전국 칠웅 가운데 하나로 가장 약소하였다고 함]의 한 귀족세가에서 태어나 법치주의[法治主義 : 사람이나 폭력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 헌법원리]를 주창한 한비(韓非:BC 280?∼BC 233)와 그 일파의 논저(論著).
② ‘한비(韓非)’를 높여 이르는 말.
◁ 중국역사박물관 한비자 초상.
<헬로우, 한비자(천하는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한비자에게 배우는 처세의 기술
○ 책의 구성
· 머리말
· 한비자의 일생
·『한비자』 원저에서 뽑은 한 구절 총 40장마다
깔끔한 정리와 해설 - '역사에서 배우기' - 정리 - 『한비자』에서 한 문장

↑각 장의 구성 중 '원전에서 뽑은 한 구절' 그리고 '정리-『한비자』에서 한 문장'
부질없는 질문이 되겠는데 "인간의 본성은 이타적일까? 이기적일까?"
중국 전국 시대 말기, 노예 제도가 붕괴되고 봉건세력이 막 고개를 들 무렵 한비자가 지켜본 사람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재료가 되는 총 55편 20책 약 10만 구절로 구성된『한비자』의 주된 저자 한비의 기본 명제는 "인간 본성은 이기적이다"라는 것이고 이런 인간을 다루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규칙 따위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워낙 먼 옛날의 일이고 이미 법치국가의 틀이 어느 정도 잡힌 나라에서 오늘을 사는 우리는 감히 실상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바이지만 전국 시대 말기에 사람들이 자신의 욕심이나 이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얼마나 추잡하게 남을 모함하고 뭉개고 죽였을까? 짐작해 볼 수는 있다. 그렇다고 이런 짐작을 누구나 당연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치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끔찍한 전쟁이 진행 중일 텐데 실제 전쟁(사회생활)을 모르고 사는 우리나라 사람 다수는 낙관적이고 이런 영향으로 "우리 주변에는 선한 사람이 참 많아. 인간은 타고나길 선하게 태어났어. 하지만 커 가면서 점점 나쁜 물이 들어서..."라고 말할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우리 부모님들은 '착하게 살아라, 성실하게 살아라, 남 해코지하지 말아라'라는 말들을 입이 닿도록 가르쳐 주셨으니까.
하지만, 아무리 우리가 믿고 싶어도 안 되는 게 있다. 문득 생각나는 말이 하나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 나쁜 것이 좋은 것을 오히려 몰아낸다는 뜻이던가. 그런 식이다. 잘못하면 제대로 된 사람이 모함당하고 뭉개지고 깨지다가 같이 망가지는 수가 있더라는 것이다.
(실제 고전의 지혜를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면 같이 망가지는 수가 허다하다. 나 역시.)
현시대를 전쟁이 난무하던 시대와 같이 놓고 볼 수는 없지만 점점 각박해지고 조금만 더 이대로 가다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 것! 내 이익만을 악착같이 챙기며 싸우게 될 '제2의 전국 시대 말기'가 될 판이다. 그럴 때 우리는 모두가 한목소리로 "인간 본성은 이기적이야"라고 외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지 한비자가 설정한 명제를 염두에 두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게 내버려 두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오히려 제대로 된 사람이 제대로 된 방어와 수비를 펼쳐서 악한 사람을 덜 악한 사람으로 진정·순화시킬 목적으로 읽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특별히 조직의 리더에게 귀띔해 주는 다양한 노하우는 참으로 적절하고 유용할 듯싶다. 이기적인 인간들의 집합을 잘 리드하기 위해서 어떤 상벌제도나 규정을 마련해야 하는지, 어떠한 인재를 선발해야 하는지, 지도자는 어떠해야 하는지와 인재 관리에 대한 비법 등을 간략하지만 뼈가 있는 말로 전달해 준다.
좋다고 세계화의 물결에 휩쓸려 가다가는 자주 정정당당하지 않은 경쟁과 부딪치게 될 터인데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바쁘신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서양의 마키아벨리와 함께 동양의 한비자를 꼭 한 번 만나서 적절한 시장경제의 룰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다. 무겁고 부담되는 원전 『한비자』를 만나기 전에 가볍게 이 책을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