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일하는 습관 - 복잡한 업무방식을 바꾸는 10일 혁명
테오 테오볼드.캐리 쿠퍼 지음, 김부영 옮김 / 원앤원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제대로 일하는 습관>은 우리가 주변 정리정돈을 잘 함으로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무지침서이다. 뜻밖에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자기 성찰의 장(場)이기도 하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땐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책 겉모습과 두께(총 240쪽), 목차 구성도 


   Part 1 제대로 일하기 위한 10일간의 디톡스 프로그램

   Part 2 제대로 일하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원칙 9가지


로 책 제목을 보고 누구나 예상할 만한 업무 효율성, 깔끔하게 정돈된 환경, 마음 정리 등 거기다 완전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는 정시 퇴근 가능성까지 제시하면서 그러면 퇴근 후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때 마음속에서는 참견쟁이가 '그걸 누가 모르냐'라고 종알거리기 시작한다. 심하게 이야기하면 이런 느낌이 10일간의 실천은 실제 하지도 않으면서 읽기만 하는 Part1의 끝을 볼 때까지 이어졌다.

우선 디톡스(detox)라는 유행어를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디톡스는 원래 '몸 안의 독소를 없애는 일'이라는 뜻인데 이 책에서는 각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학습 과정을 나타낸다고 한다. 단어 뜻이야 어찌 됐든 삶을 톡!톡! 먼지떨이로 정리하듯 털어버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묻어난다.

앞서 참견쟁이의 출현이 좀체 사라지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Part1에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우리를 둘러싼-정확하게는 그냥 나 자체라고 해야 할 복잡한 유기체의 단순화를 위해 정리해야 할 대상이 참 많구나'하는 점이다. 일상의 관습, 책상, 주변 시선, 모든 파일, 업무 리스트, 커뮤니케이션, 장기 업무, 인간관계를 디톡스하는 프로그램이 '오늘의 변화-행동-반성-일지-내일의 준비'의 절차에 따라 이어진다.

무엇보다 순차적으로 책을 읽던 나에게 깜짝 반전을 선사한 부분은 바로 Part2였다. 참견쟁이를 다스릴 수 있는 특효약이자 비유하자면 어릴 적 배가 아프다고 할 때 배를 슬슬 쓸어주시던 할머니의 손길과 같은 부분이다. 몇 가지 정신이 번쩍 들게 했던 부분은,


"무언인가를 끊으려고 시도해본 적이 있다면, 천천히 줄이면서 끊는 방법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이것은 수천 번 찔러 죽이는 것에 상응하는 오랜 고통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147쪽)

누군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김영하 씨의 소설제목이며 전수일 감독의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고 했던가. 정말 우리는 자신을 파괴하는 타고난 성격을 물려받았는지 모른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소름이 끼친다.

"누군가는 우리가 고의적으로 인생을 실패로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성공이 자신의 권리가 아니라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성공을 누릴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은 인생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178쪽)

마치 일이 다소 엉망이어야 업무 시간이 그럭저럭 연장되고 고용주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속셈은 오히려 점점 더 나를 산란하게 만들어서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다는 끔찍한 결말과 연관지어진다. 이런 죽어가는 나를 소생시키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나를 탐구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늘려가며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물론 디톡스의 장애요인을 열거하라고 하면 다소 부정적인 우리는 얼마든지 기꺼이 이야기하려고 할 것이다. 잡무, 항상 조직에 불만을 품고 사는 '썩은 사과', 동료들의 질투, 야근 습관,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 조직문화 등. 그럼에도,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와 균형 잡힌 삶을 유도하는 이 책! 마음에 꼭 든다.


"디톡스는 상호이해가 없으면 절대 효과를 볼 수 없다. 디톡스 프로그램의 핵심은 단순히 연단 위에 올라가 정시에 퇴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 고용주 등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맹세함으로써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 (21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