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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려 태어난 나 -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아주 작은 이야기
마이클 노튼 지음, 환경재단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과 나는 어떤 관계일까? 세상은 나와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일까? 나는 세상과 따로 떨어져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개 세상을 나보다 훨씬 큰 존재로 본다. 그러다 보니까 세상은 큰 존재만이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작은 나는 세상과 떨어져 지구 위, 내 집 주변을 동동거린다. 사실 나는 이제까지 세상과의 관계뿐 아니라 나와의 관계에서도 그런 면을 지녔던 것 같다. 내 주변을 빙빙 돌면서 적극적으로 나를 알고자 하지 않았고... 아니, 그것보다 탐구하는 방법 자체를 몰랐다고 해야겠지. 뒤늦게나마 나를 알고자 하는 시도는 각종 책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힌트를 얻어 점차 형체를 갖추어갔다.
이 '나'란 존재에 대한 자기 인식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나'는 세상이라는 외투를 입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외투라고 하니까 왠지 겉모습을 치장하는 호사스러운 느낌이 강하므로 피부라고 하자. 쉽게 생각해서 세상이 온갖 공해로 앓을 때 우리도 앓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천식, 아토피 등. 또한, 몰라서 그렇지 지구 반대편 전쟁과 내전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질병과 기아로 끔찍하게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인간인 이상 '뭔가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작은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인 게 안타깝다는 외침이 <세상을 바꾸려 태어난 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비록 글로 구성되어 있지만 (정치인의) 한두 마디 말보다 (평범한 나부터) 소소한 행동으로 늦기 전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저자 마이클 노튼의 신념, 열정, 확신이 우리의 옷깃을 잡아당긴다.
저자도 처음에는 자기 일밖에 모르는 평범한 직장인이 될 뻔했다고 한다. 여기에 아버지의 가르침이 크게 한 몫한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부터 '첫 직장을 가지면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라'고 가르치셨다. 아버지는 의미 있게 인생을 사는 방법 중에 하나가 봉사의 가치를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생각을 존중했던 나는 그 이야기를 늘 가슴 깊이 새겨두었다." (머리말 중에서)
새삼 평범한 사람들이 용기 있게 소소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권위 있는 분들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널리 포진하고 계신지 묻고 싶다. 하긴 있다고 해도 방법을 이 책에서처럼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알려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여섯 살 꼬마 아이의 감동 릴레이에서부터 기금 마련, 후원단체 설립·운영하기와 같은 보다 전문적인 정보와 노하우까지 곁들이면서 마지막 부분에서는 지구 구하기 프로젝트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것과 나 자신을 아낄 것을 당부한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우리는 이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의를 위한 값진 노력을 완성시키지 못한 채 갑자기 죽기라도 하면 어떡하는가! 우리는 살아 있어야 한다. 의식이 명료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건강해야 한다." (199쪽)
건강한 우리! 세상을... (잘 돌아가고 있는 세상을 뜯고 고치자고 하는 책이 아님에 유의!) 문제 많은 세상을 바꿀 의향이 있는가. 있다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참으로 다양한 문제에 귀 기울이고 나에게 맞는 활동을 당장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