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만납시다
지그 지글러 지음, 이은정 옮김 / 산수야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산을 오르는 방법을 꼽자면 이 세상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대략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사람들과 산에 가자고 약속을 잡고 만나서 누구는 조금 뒤처지고 누구는 조금 빠를지언정 거의 비슷하게 함께 가는 것으로 한다. 그러다가 정말 못 가겠다고 떼를 쓰는 사람은 그냥 그 자리에서 쉬게 놓아두고 남은 사람들만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떼쓰는 사람을 만나서 함께 내려간다. 사람 좋아 보이며 그럭저럭 융화하며 살아가는 모습의 한 단면일 것이다. 그런데 성공으로 가는 길은 결코 그럭저럭 어울리는 삶의 모습이 아니다. 물론 이 책의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정상으로 가는 여섯 계단(자기이미지-대인관계-목표-자세-일-욕망)' 중에 두 번째 단계가 대인관계 즉,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공하라는 조언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앞서 이야기한 그럭저럭 어울리는 삶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우선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끝

   제1부 정상으로 가는 여섯 계단   ..............다르게 생각하라 / 성공의 기회는 지금이다

   제2부 당신의 이미지가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 ....정상으로 가는 첫 번째 계단

   제3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공하라  ...................정상으로 가는 두 번째 계단

   제4부 목표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정상으로 가는 세 번째 계단

   제5부 올바른 태도가 성공의 시작이다 .................정상으로 가는 네 번째 계단

   제6부 정상은 일을 통해 성취된다  ......................정상으로 가는 다섯 번째 계단

   제7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정상으로 가는 여섯 번째 계단

   시작

이다.   


일단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더는 못 가겠다고 떼쓰는 사람(부정적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유심히 살펴보면 알겠지만 정상으로 가는 여섯 계단 이전에 '끝'이 있다. 끝! 온갖 부정적인 영향 · 행동 · 반응의 끝을 선언하는 것이다. 흡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되어 여섯 계단 앞에 바로 서야 함을 말한다. 이 여섯 계단은 하나라도 건너뛴다면 아웃이라고 한다. 또한, 한 번에 한 칸씩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 나름대로 이 책의 분위기를 이야기해 보자면,

정상에 오르고 싶은데 첫 발도 못 내디뎌 두렵고 이미 늦은 건 아닌지 조바심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성공을 빌며 산 초입에서 헤어지며 '정상에서 만납시다!'라고 힘차게 외쳐보는 것 같다. 그리고 각자는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내딛는 것이다. 그 길이 처음에는 혼자이고 너무 멀어 보여서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책두께가 우리를 압도한다. 하지만, 처음 몇 장을 읽지 않아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전쟁터에 나가면서도 늘 (뭔 생각은 했겠지만 어쩐 일인지) 거의 맨몸으로 갔던 맹인 병사가 갑자기 눈이 떠져서 무기를 허겁지겁 챙기는 꼴이라고 하면 될까. 실제로는 연필과 색연필을 손에 들고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지그 지글러 씨와 내가 9:1의 비율로 대화를 나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상으로 가는 여섯 계단 중에서 자기이미지는 자신만만하고 대인관계가 좋아서 목표를 설정하는 계단부터 꼼꼼하게 챙길 테지만 나는 단연 자기이미지 부분이 가장 시급하며 가장 들떠서 재미있게 읽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끊임없이 무엇과 비교당하며, 파괴적인 효과를 미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인터넷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른들의 끊이지 않는 잔소리 등에 익숙하다면 익숙한 환경에서 이토록 중요한 자기이미지-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이토록 명확한 비전으로 제시해 주는 책을 만나서 자신감이란 샘물이 '퐁' 터져나갈 입구를 찾은 듯하다. 하지만, 나와 같이 그럭저럭 누군가를 배려하며 살도록 교육받은 사람은 이 책을 몇 번이고 읽으면서 지그 지글러 씨와의 대화 비율을 7:3, 6:4, 5:5,...그러다가 아예 이 책 내용을 몽땅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을 때까지 친구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친구로 삼지 않으면 그렇게 좋다고 생각했던 것도 곧 장식품이 되고 말 테니까.


최근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중에 내가 읽어보고 곧 실망을 하게 된 책이 있는데 그 책에서 강조 강조 강조하는 것-'믿기만 하면 된다! 눈앞에 보이도록 그리기만 하면 된다!'는 이 책에서 말하는 극히 일부분이었다. 무척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결코 그것 하나로는 정상으로 갈 수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이 책은 이제껏 내가 만나본 자기계발서 중에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행동 모델을 가르쳐주고 "당장이라도 절벽에서 뛰어내려봐! 봐!"하는 식의 용기를 주고 그곳으로 이끌어주는 종합서로 감히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부정적인 영향에 둘러싸인 사람일수록 이 책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다수에게 강하게 퍼뜨릴 수 있는 선생, 부모가 꼭 좀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이봐요! 정상에서 만납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