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게 특별한 사람입니다 -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48가지 행복이야기
이창우 엮음 / 황금여우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당신은 내게 특별한 사람입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는가. 또는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그 누군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이라도 해보았는가. 


미처 생각할 틈이 없을 수도 있고 따분하고 반복되는 생활에 익숙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감동을 잊거나 잃어버리며 살고 있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전자 쪽이다. 또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겉으로 보여주는 마음이 속마음과 다른 경우가 참 많다는 점이다. 타고나기를 속 깊은 사람이라면 몰라도 표현하지 않는 사랑에 오래 견뎌낼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침 표현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마음이 은근히 궁금도 하고, 자잘한 행복의 단맛이 궁하던 차였다.


이 책은 나와 같이 마음이 가난해진 사람들에게 전하는 48가지 행복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에세이집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행복닷컴(http://www.happy.co.kr)을 운영하고 계신 저자 이창우 님이 네티즌들의 감동 사연을 플래시로 만들고 감동의 힘을 엮어서 이렇게 책으로도 낸 것이라고 한다. 글은 익명이거나 누가 쓴 글인지 정확히 모르는, 그래서 더 아름답게 다가오는 글이 많다. 그렇다고 꼭 네티즌들의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스테판 뮬러라는 어느 독일인의 글에서 좀 부끄러운 이야기가 될는지 몰라도 그동안 막연하게 영웅시하는 줄로만 알았던 故 손기정 마라토너의 사연을 접하고 요즘 시국과 어울리지 않게 난데없이 한국인의 저력에 울컥했다. 또한, 정토법당 법륜스님의 주례사는 아직 결혼 전인 처녀 · 총각이 귀담아듣기에 구구절절 옳은 말씀으로 전혀 지루하지 않고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왔는데 결혼 후 약간의 권태기가 찾아온 부부에게도 신선한 경종을 울려줄 것만 같다. 전체적으로는 예전에 아주 가끔 보던 'TV 행복한 동화'라는 프로그램과 닮아있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자잘한 행복의 단맛이 궁하다고 느끼기 전에는 이런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왠지 가벼워보이고 심심하고 뻔하게 느껴졌다고 하는 게 맞겠다. 누군가 배부른소리 한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땐 그랬다. 누구에게든 적절한 때가 있음을 새삼 알게 되며 이런 나에게 지치지도 않고 다시 찾아와준, <당신은 내게 특별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해주는 책이 참 고맙다. 사람됨, 그중에서도 부모됨의 도리와 그들의 깊고 깊은 마음을 이제야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메말랐던 우물이 쏟았던 눈물만큼 다시 차오른 것 같아 나는 참 행복하다. 행복한 느낌이 가득한 이 책을 사랑스런 가족, 친구에게 살짝 전해 주어야겠다. 간지러운 이야기를 잘하지 못하는 내 마음의 표현이라는 의미도 있겠고, 그들에게도 적절한 때라는 행복한 순간이 언젠가는 찾아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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