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책 읽기 - 이제는 책도 먹어야 하는 시대!
이용.김수호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무릎 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소설가 이외수님이 배 곯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서러운 것도 없다 하셨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못 먹던 시절에는 그야말로 먹느냐, 죽느냐의 문제였을 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책이라면 이야기가 180도 달라진다. 책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그럼 요즘의 음식 문화는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보면 조금 흥미롭다-"못 먹어도 좋은데 말야. 못생긴 건 용서 못 해!(음식아! 미안해)" 정도가 될까. 여기서 식탐을 좀 눅이고 주변을 둘러보면 음식을 맛깔나게 요리해서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도록 차려내오는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있다. 그들은 요리재료 저마다의 특징과 음식을 먹는 사람의 감정상태를 점쟁이같이 알고 있다. <맛있게 책읽기>에서 시도한 것이 바로 식탐을 책탐으로 전환하여 독자를 유혹해 보고 싶다는 어슴푸레한 의도 아래 책마다의 특징을 알려주며 책을 읽는 사람의 감정상태를 요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책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명 '북스타일리스트'라고 하는데 나는 다시 내식대로 '맞춤형 책도우미'라고 덧붙이고 싶다.



글 쓰는 요리사이자 푸드 칼럼니스트인 박재은은 '식재료 하나 썰어 넣지 않고 온전히 글자만으로 요리하는 맛'을 터득한 '맛글'을 써서 음식 맛을 책으로 옮겨내는 작가이고, 필자는 책을 음식에 비유해 '한 권의 책마다 고유한 맛이 있다'는 가설하에 '책 맛'을 글로 전달하고자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41-42쪽)


 
저자는 의외로(?) 씩씩한 남자(?) 두 분이시다. '맛있는 독서 클럽' 시삽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용 님과 '자기경영 독서학습 실천 전문가'이자 유기농산물 위주의 채식을 하며 농촌지도사로 살고 있는 김수호 님. 


책내용은 한마디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냥 책 이야기라고 하면 밋밋해서 재미없고, 책제목 그대로 맛있게 책 읽기라고 하기에도 뭔가... 내 주변에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류들은 책을 맛있게 읽는다는 것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을 테니까. 어쨌거나 내가 느낀 것은 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뚝뚝 떼어 넣은 수제비를 맛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까 헷갈리기도 한 게 이 책의 주독자층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좋게 이야기하면 두루두루 넓은 독자층 선정이 될 수도 있고, 다른 말로 하면 타겟(대상) 설정이 좀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책을 많이 빨리 읽는 것이 좋은지 좋은(적은) 책을 꼭꼭 씹어서 천천히 읽는 것이 좋은지는 정답이 없고, 책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특정 책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그러한 책 추천 방식이 적당한지 그렇지 않은지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책 맛'에 눈을 뜨고 자기만의 비법을 발견하여 리딩 스케줄러(부록)를 재미나게 쓸 수 있다면 목표를 달성한 것이 아닌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