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장이 알려주는 인터뷰 시크릿
정희석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21세기를 정보화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느라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때에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지난 1990년대 초 소련의 몰락 이후 세계화라는 물살을 타고 경쟁력이라는 특허는 당시에는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았지만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가진 게 몸(시간)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회사에 취직해야만 하고 취직하려면 <인사부장이 알려주는 인터뷰 시크릿>과 같은 책의 도움이 절실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우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취직은 왜 하느냐'이다. 이렇게 물으면 사람들은 흔히 돈을 벌어야 하니까 취직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노동자는 가진 게 몸(시간) 밖에 없기 때문이란 거다. 어찌 보면 실력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말하자면, 아버지가 회사를 거느리고 있고 내가 굳이 딴 곳에서 일할 의향이 없으면 면접 경험은 겪지 않아도 된다. 또한, 돈이 많고 창의력이 있고 리더십이 출중하면(아니면 이 중에서 하나라도 출중하면 운 좋게) 면접 안 보고 장사를 하든 회사를 차리면 된다.

먼저 이런 현실을 인지하고 나의 몸(시간)을 팔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책을 읽을 자세가 된 셈이다. 자본주의 말고 다른 걸 맛봐 본 것도 아니고 이젠 이 사회에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몸을 판다는 말이 영 어색하지만 어쩌나. 이 책에서 면접을 정의한 한 문장을 보면 더 실감 나게 알 수 있다. 인터뷰 과정이 얼마나 치열해야 하는지, 얼마나 꼼꼼한 준비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단 하나! 주의할 점이라면, 내가 해당 회사에 취직하려고 면접을 보는 것이지만 나 역시 해당 회사를 면접 본다는 점이다. 주체적인 사람으로서의 자세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최대한 자신이 갖고 있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마케팅하고 엔지니어링해서 상품화할 수 있어야 한다. (130쪽)
 

면접 준비는 최선의 선발 과정을 위한 전투 준비다. (137쪽)



여기서 말하는 '전투'는 지나간 시절의 저돌적인 전투를 의미하지 않는다. 책제목에서 '면접' 대신 '인터뷰'라는 용어를 쓴 것을 보면 내 생각에 일방적인 대화이기보다 상호작용적인 대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듯하다. 면접도 그렇지만 인터뷰할 때는 끊임없이 주고받는다는 인상이 강하니까 말이다. 

이 책은 면접관의 관점에서 인터뷰의 3대 핵심(인적성, 직무 적합성, 조직 부합성)을 토대로 돌발 질문, 압박 질문에 대한 임기응변 전략 등 다양한 인터뷰 시크릿을 알려주는데 주로 대졸자, 대기업 취업예정자가 보기에 적절하다. 그렇지만, 저자 정희석님이 인터뷰 전문가이자 인재육성 및 성과관리 전문가로서 면접관의 속마음을 구석구석 시원하게 알려주므로 어느 면접 준비에라도 유용할 것이다. 특히 현장감이 느껴지는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정보와 실패 답변 · 성공답변을 대화체 문장 그대로 제시한 점은 활용도에 있어서 그저 그만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본다면 아무리 초보 면접자라도 전문성을 띨 수 있고 그래서 좀 있어 보이게 될 것이다. 헐벗은 상품과 보기 좋게 포장이 된 상품의 차이? 건투를 빈다.  


Interview Secret · 17 똑똑하게 처신하되 닳은 느낌은 주지 마라 

 

인문 사회학적인 지식을 갖춘 것이 힘일 때도 있지만, 신입사원 또는 초급 중견사원의 레벨에서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알고 있어서 다소 부담스러운 인상을 줄 때도 있다. 즉, 조직 내의 정치적 의사 결정의 역학 관계나 경영상의 의사 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디테일한 프로세스까지 알고 있는, 약간은 닳은 느낌의 지원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다. 상황에 따라 아는 것이 힘이지만 모르는 것이 약일 때도 있는 법이다.

(...)

기억하자! 기업은 윤리 교과서 편찬 위원이나 논설 위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다. (98-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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