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 Do-it-Now 프로젝트
유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엊그제 시내 대형 서점을 휘휘 둘러보다가 <용기>란 책 표지를 슬쩍 넘겨본 적이 있다. 딱딱한 양장본 표지를 넘기자마자 밝은 주황색 바탕에 저자가 자필로 쓴 듯한 짧은 글과 멋진 사인! 저자가 책마다 일일이 수고롭게 직접 쓴 건지 알 수 없지만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다. 필치가 멋졌다고나 할까. 책을 다 읽고 나서 하는 얘기지만 필치에 담긴 것은 용기(勇氣) 그 자체였다. 물러서지 않고 앞으로 힘껏 나아가고자 하는 힘이 느껴지니 말이다. 그것 말고는 덤덤한 책 제목, 표지,... 뭐 그랬다. 괜히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있다면 저자의 이름 앞에 붙은 명칭?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이 책은 진퇴양난에 처한 소심한 삼십 대 영재가 민아와 오대범 선생님의 도움으로 용기 있는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민아와 오대범 선생님을 만나기 전 영재는 몸이 편찮으신 부모님, 그 때문에 어려워져만 가는 집안 형편, 구조조정 기류가 흐르는 회사, 대학 졸업 무렵 여자 친구한테 이별을 통보받은 이력... 우리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만날 수 있는 이도 저도 아닌 참말 어정쩡한 남자다. 이 시대의 비극이 아닌가 싶다. 이 책과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이 시대의 30대는 참 불쌍하다. 노후 대책 마련 없이 자식 교육에만 올인한 부모(봉양은 제쳐놓고라도), 부모가 이끌어주시는 대로 받았던 교육이란 것이 오로지 성적에 맞춘 것인 지라 마음에도 없는 회사에 다녀야 할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음에 없는 회사마저도 받아줄 곳이 별로 없다. 물가는 오르지만 월급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차라리 대학 시절, 놀지도 못하고 고딩처럼 취업고시를 치러야 하는 요즘 20대가 나은 것 같다고 말하면... 


          "건너야 할 외나무다리를 회피하지 않는 것, 그것이 곧 용기라네." -41쪽


영재가 오대범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 하신 말씀이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선생님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삶을 뜻하는 생(生)이라는 글자는 소[牛]가 외나무다리[一] 위를 건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 망설이고 있는 소의 뒤를 쫓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잡힌다면 소는 결국 뼈가 으스러지도록 부림만 당하다 도축되어 생을 마칠 수밖에 없다. -39쪽

누구든 외나무다리 위를 건너야 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아니,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두려움 때문에 대충 뭉뚱그려진 '어떤 삶'을 힘겹게 살아낼 것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당당하게 삶과 동행해야 할 것이다.


  1. 대사대성(大思大成 : 크게 생각해야 크게 이룬다)하라

  2. 타성의 외나무다리를 극복하라. 작은 실천의 진지한 반복 그리고 도전.

  3. 무너지고 깨지면 어때? 다시 쌓으면 되지. Try Once More.

  4.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외나무다리를 극복하라. 아는 게 병?....아니다. 우직한 소처럼. 꾸준히.

  5. 설상가상에도 초지일관(初志一貫 : 처음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감)하라. 현실을 원망하다가 무기력해지고 결국 더 큰 두려움에 빠진다(→악순환).

  6. 나 자신이라는 외나무다리를 극복하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를 이겨라.

  7. 불확실한 상황에 몸을 던져라. 불확실한 인생이기에 삶은 자유롭다. 창조물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의 엄청난 혼돈 상황. 

 
이야기를 꾸미려고 그랬는지 영재한테는 멘토(mentor : 조언자)가 적절하게 나타나주어 결혼도 하고,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억지스레 꾸민 이야기는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책 읽는 속도가 붙었는데 자기계발서를 많이 접해온 어떤 독자들에게는 조금 평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 영재가 은퇴식에서 강연한 내용(에필로그-용기의 5적)과 해제(내용 요약), 부록(용기를 불러오는 7가지 방법, 스타일별 용기 토정비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돌아보면 시도해보지 않아서 후회되는 삶의 순간들,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거렸던 순간들이 참으로 많았던 것 같다. 지금! 두려움이냐, 용기냐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용기>겠지. 이 책을 읽고 잠시나마 내 안에 용기-힘이 솟는다. 너무 머뭇거리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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