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평점 :
모토하시 란, 2014년 교제 기간 4개월, 후타의 블로그 구독자, 2017년(사망?)
도오야마 미사키, 2015년 교제 기간 5개월, 펫 페어에서 만남, 2018년(사망)
하야시 에미리, 2016년 교제 기간 3개월, 모리의 집에서 만남, 2017년(행방불명)
"내 생각에는 후타가 만났던 사람들이 차례로 사라진 게 아니야."
"사라질 예정이었던 사람들이 너와 만난 거야."
p101

어린 시절부터 여자에게 일종의 공포감을 갖고 있던 '마키시마 후타'에겐 의외로 찬란했던 연애 시절이 있었다. 연애라곤 잼병이었던 그가 세 명의 여인들을 연이어 사귄 것이다. 연애 기간은 각각 반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헤어지면 곧바로 다음 여자가 등장한 것이다. 그런데 그중 한 연인이 '상중 엽서'라는 갑작스러운 부고를 전한다. 그리고 곧이어 발견된 또다른 연인의 블로그 메인 화면에는 죽음이 예약 설정돼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한 사람은? 그 연인 역시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었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녀들과의 인연이 소중한 추억이었기에, 후타는 그들의 지인과 가족, 이웃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이나 하듯 후타에게 더없이 냉정하게 굴었고, 과거 연인들이 거주했던 집과 졸업한 학교에서는 그녀들의 이름이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이 모든 것이 다 거짓인 걸까? 8년 동안 월급쟁이로 일했던 회사를 그만 두고 펫 시터를 시작한 지도 6년째 접어든 별볼일없는 자영업자 팻시터인 후타에게 대체 무슨 허세가 필요하다고? 세 사람의 공통점은 후타와 사겼다는 것, 도쿄에서 만났다는 것, 나이가 서른 전후라는 것. 그리고 최근 2년 사이에 연달아 죽거나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다. 혹여 후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수작은 아닐까? 그도 아니라면 후타에게 자신도 모르는 살인 본능을 가진 범죄자 DNA가 있는 걸까? 그녀들의 죽음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걸까?
이에 후타는, 유기견 보호활동을 하는 여자사람친구 '난바라 유키에'와 에이오대학병원에서 시스템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동창생 '히로타 유이치로'와 함께 베일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나선다. 16년 전, 갓 스물이었던 후타는 에이오대학병원에 정자를 기증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리고 에미리의 친구였던 '모리'가 유이치로가 다니는 에이오대학병원의 직원이었으며, 세 명의 연인이 모두 이 병원의 환자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제했을 당시 그녀들은 모두 다 생기있고 건강했다. 대체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어째서 후타와 헤어진 직후 차례로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세 사람은, 과학의 딜레마에 직면한다. 그 진실의 뒷편에는 과학이 가져다준 절반의 기회와 가치에 환호했지만 절반의 부작용이라는 막대한 리스크로 죽음에 몰리는 현실을 비춘다. 실제로 전 세계가 리스크는 고려하지 않고 경쟁하고 있는 iPS)를 활용한 재생의학의 상용화와, 암치료에 효과적인 유전자 자체를 편집하는 게놈 편집 기술이라는 '크리스퍼 캐스 9'를 소설에서도 소개하고 있다. 의학의 발달이 가져온 양날의 검은, 의도치않게 기습 눈물을 쏟게 만든다. 병상에서 맞이한 네 번째 인연 때문이다. 스포일러를 살짝 언급하자면, 후타의 정자 기증이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었던 셈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사카모토아유무, #환상의그녀, #이다인, #해피북스투유,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일본소설, #소설추천, #미스터리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