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크라임씬 - 미스터리 탐정 신문
장 바티스트 랑뒤 지음, 아르노 클레르몽 외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역사 속 크라임씬』은, 말 그대로 역사 속에서 발생한 범죄현장을 우리가 실제로 밟아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사건은 완벽한 범인을 찾지 못해 미궁에 빠진 미해결 사건들이 대부분이고, 밝혀졌다 하더라도 배후 세력을 색출하지 못했거나 범행 동기를 밝히지 못한 사건들이다. 책에 소개된 크라임씬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굵직한 열여섯 가지 사건들로 당시 형사나 법의관 등이 소명하지 못한 부분을 우리가 새롭게 추리해 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에 걸맞게 최고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보고서와 증거 자료, 범인의 신분 카드, 용의자들의 신상 정보 등을 올려두어 이해를 도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출간된 책이지만, 아이보다 엄마인 내가 더 흥미를 느끼면서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어른들이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고, 언제든 꺼내서 읽을 수 있는 실용적이며 가치있는 도서다.


한 가지 더, 책 크기가 일반 도서보다 두 배 이상 커서 휴대하고 다니기에는 불편함이 있다. 책을 읽을 때 통상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지만, 이 책은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형태로 읽어야 한다. 헌데 이 또한 제목에 힌트가 있었다. 미스터리 탐정 '신문'이란 점 때문이다. 책 사이즈가 가로*세로, 36.5*54센티미터인데 독자들이 실제 신문을 읽는 듯한 재미를 느끼라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한다. 독특한 아이디어이긴 해도, 휴대하기 어려운 책은 손이 덜 가게 되므로 자주 읽히기 어려운 점이 있어 단점이라 하겠다.






1. 냉동인간 외치의 수수께끼 같은 죽음 : 1991년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국경에 위치한 외치탈 알프스에서 5천 년 전에 사망한 시신을 발견한다. 고도 3,200미터에 있는 빙하 속에서 여름 햇살 아래 얼음이 녹아 사람의 형체가 드러난 것이다. 왼쪽 어깨에 화살을 맞고 출혈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치는 왜 살해 당했을까?

 

2. 누가 투탕카멘을 죽였을까? : 고대 이집트 파라오 중에서 가장 유명한 투탕카멘은 만 18세에 죽기 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다.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3천 년 동안 왕가의 계곡에 숨겨 있던 그의 무덤을 발견했다. 이집트 왕가 혈통의 기형적 DNA를 밝혀냈다. 헌데 그의 피부는 불에 탄 듯 새까맣고 가슴은 반쯤 부서졌으며 심장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가 숭배한 대지의 신 오시리스와 동일시하기 위함이었을까?


3. 드라큘라의 원조 가시 공(公) 블라드 : 현재 루마니아에 해당하는 왈라키아 공국을 15세기에 통치한 블라드 3세는, 수많은 전쟁을 통해 적들에게 꼬챙이로 몸을 관통시키는 형벌을 줬다. 1897년 영국 작가 브램 스토커가 쓴 소설 <드라큘라>는 블라드 체페쉬의 아버지에게 붙여진 별명 '드라쿨(용)'에 영감을 받아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지어냈다.


4. 프랑스의 왕 앙리 4세 길 한복판에서 칼에 찔려 죽다! : 앙리 4세는 프랑스 역사상 민중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지만 종교 전쟁(신교 프로테스탄트와 구교 가톨릭교)으로 인해 암살 위협에 시달리다가 결국 사망한다.

#낭트칙령 #에페르농공작


5.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벌어진 독약 사건! : 1677년 9월 파리, '그분의 수건에 놓을 하얀색 가루를 암시하는 독약'과 관련한 쪽지가 발견된다. 독살사건은 '브랭빌리에르 후작 부인', '마리 보스', '라 부아쟁'으로 연결된다. 부아쟁은, 낙태 시술과 더불어 남편을 죽이는 데 사용하는 독약을 팔았다. 고위층 인물들이 사건에 많이 연루되었지만 증거 부족으로 유죄를 피했고 서민층만 사형을 당한 사건이다.

#태양왕 #장바티스트콜베르재상 #몽테스팡후작부인 #루브아후작 #미셸르텔리에 #파리경찰조직 #퐁탕주


6. 일본 사무라이들의 끔찍한 복수 : 일본에서 18세기 초 1701년에 발생한 '47인의 낭인 이야기', '아코 성의 복수'로 불린 사건이다. 다이묘인 '아가노 나가노리(영주)'는 쇼군의 궁 안에서 '기라 요시나카'가 도발하자 얼굴에 칼로 상처를 입힌 죄로 '할복자살'한다. 아가노 휘하의 사무라이들은 주군이 없는 사무라이(낭인)이 되고 기라를 향해 복수를 실행한다. 그들 역시 할복자살하고 아가노의 무덤을 마주해 센가쿠지 절에 묻혔다.

#천황 #쇼군 #다이묘 #사무라이 #낭인 #농부 #장인 #상인 #수도사


7. 한밤의 연쇄 살인범 칼잡이 잭 : 1888년 영국 런던의 동쪽, 화이트 채플이라는 빈민촌에서 매춘부들이 모두 머리가 잘리고, 배가 갈려 내장이 오른쪽 어깨 위로 나와 있는 동일한 방식으로 살해 당한 역사상 최초의 연쇄 살인 사건이다. 살인범의 별명은 '칼잡이 잭'이다. 살인을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신문 기자가 나타나고, 역사상 최초의 프로파일러(범죄 심리 분석가) '토마스 본드'가 등장한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한 수사 기관마다 범인을 동일인 또는 다른 인물로 보았고, 오늘날까지 범인의 정체에 대해 결론은 내지 못한 상태다.

#칼잡이잭 #화이트채플 #프로파일러


8. 모나리자가 도난당했다! : 1911년 8월 22일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돼 있던 모나리자가 사라졌다. 범인은 박물관의 그림에 보호 유리를 끼우는 일을 했던 이탈리아 출신의 사람으로, 자신의 절도 행위를 애국심에 따른 행동이라 했다.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에서 빼앗아 갔으므로 원작자의 나라인 이탈리아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변영이다.

#알퐁스베르티옹 #모나리자 #루브르박물관


9. 매혹적인 스파이 마타 하리 : 자바인과 네덜란드인의 혼혈 무희로 행세한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적과 내통한 죄로 1917년 프랑스에서 총살 당했다. 사실은 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를 위해 동시에 활동한 이중 스파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유능한 스파이가 아니었고 가치 있는 정보를 빼낸 적도 없었다.

#마타하리 #말레이어 #아침해 #새벽빛의눈동자 #낮의눈동자 #아침의눈동자


10. 로마노프 황족은 러시아 혁명 때 다 죽었을까? : 1918년 7월 16일 러시아 동부의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황후, 황태자, 황녀가 처형당했다! 400년간 러시아 황제인 차르가 통치하던 러시아 전역에서 시위(2월 혁명)가 일어난 이듬해였다. 자신이 로마노프 황족이라 주장한 사람들이 많았으나 1998년 7월 로마노프 황족은 모두 러시아 혁명 때 몰살되었음이 DNA 검사 결과 확인된다.

#볼셰비키 #레닌 #아나스타시아


11. 린드버그 아들이 납치되다! : 1932년 미국에서 국가적 영웅으로 대접받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의 20개월 된 아들이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몸값을 요구하는 돈 일부를 '금권지폐(읂생에 금을 맡기고 대신 받는 문서)'로 해서 지불했으나 아기는 끝내 찾지 못하고 두 달 반 만에 죽은 아기의 시신을 찾게 된다. 그래도 이 사건으로 인해 '린드버그 법(주 경계에 상관없이 미국 내 어느 주에서든 수사할 수 있음)'이 발효되었다.

#금권지폐 #린드버그법


12. 천재적 위조 작가 한 판 메이헤른 : 1930년대 네덜란드의 화가 '한 판 메이헤른'은 17세기 네덜란드의 거장 '페르메이르'의 화법을 완벽히 재현해 최고의 전문가들도 속아 넘어갈 만큼의 위작들을 그렸다. 그가 그린 <엠마오의 제자들>은 국가적인 대사건으로 기록될 만큼 파장력도 컸는데 '델프트의 스핑크스'가 나왔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나치스의 2인자이자 공군 총사령관인 '헤르만 괴링'에게 그의 위작이 팔리면서 졸지에 애국자가 되어 국가적 영웅 취급을 받았다.

#페르메이르


13. 댈러스에서 생중계된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장면 : 1963년 11월 22일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오픈카(링컨 컨티넨탈)에 앉아 있던 미국 35대 대통령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JFK)가 암살됐다. 생중계된 이 암살 사건은, 지금까지도 암살 동기가 밝혀지지 않은 20세기 최대 수수께끼 사건이다. 음모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14. 글래스고에서 런던으로 가던 우편 열차 강도 사건! : 1963년 8월 7일 밤에서 8일 새벽 사이, 거액의 돈을 운반하던 영국의 우편 열차를 무장 강도들이 30분 동안 습격한 뒤 달아났다. 강도들은 잡혔지만 훔쳐간 돈은 영영 되찾지 못했다.

 

15. 세기의 은행 강도 사건 하수구로 사라진 돈! : 1976년 7월 중순, 프랑스 니스에서 '알베르 스파지아리'가 이끄는 강도들이 '소시에테 제너럴' 은행 경보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지하 하수구를 통해 용접기로 금고를 뚫고 거액의 금품을 털었다. 은행에서 가까운 하수구에서 터널을 파기만 하면 끝!


16. 런던 한복판에서 사람을 죽인 기이한 우산 : 1978년 복잡한 런던 한복판에서 불가리아 출신의 유명 작가 '게오르기 마르코프'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독살에 이용된 것은 평범한 우산이었다. 반체제 인사라는 이유로 독재자 토도르 지프코프의 지시로 암살당한 것이다. 시신의 장딴지에는 작은 금속 탄환이 발견됐는데 매우 강력한 독인 리신이 검출되었다. 지프코프는 지도자 자라에서 쫓겨났지만 암살자는 지금도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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