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나무가 된 바우키스와 필레몬
나그네로 변장한 제우스와 헤르메스는, 바우키스와 필레몬의 정성에 감동을 받고, 자신들의 정체를 밝힙니다. 대신 인정 없는 마을 사람들에게는 홍수라는 벌을 내려 심판합니다. 그 광경을 본, 필레몬은 제우스에게 대신 사죄하고 통나무를 통해 마을 사람들을 구하지만 그들의 이기심은 필레몬을 홍수에 남겨둡니다. 실망한 제우스는 마을 사람들을 다시 홍수로 내치고, 한날 한시에 함께 저세상으로 가고 싶다는 소박한 노부부의 소원을 들어줍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가지가 한데 어우러진 사이좋은 두 그루의 나무가 되었답니다.
17. 죽음의 편지를 들고 간 벨레로폰
'벨레로폰(벨레로스를 죽인자)'은 용감하면서도 어떠한 유혹도 이길 줄 아는 영웅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거절 당한 티린스 왕비의 계략과, 그것를 질투한 왕이, 벨레로폰을 죽이라는 편지를 장인 '리키아의 왕'에게 전달하라며 보냅니다. 리키아 왕국은 괴물 '키마이라'의 습격이 컸던 터라, 왕은 괴물을 물리칠 용사로 벨레로폰이 추천됐다는 편지라며 거짓을 전합니다. 그러나 괴물 키마이라를 물리치려면 하늘을 나는 말 '페가수스'가 있어야 했고, 페가수스를 갖기 위해 아테나 여신의 '황금 고삐'가 필요했습니다. 아테나 여신께 간절히 기도했던 벨레로폰은 아테나로부터 용기와 믿음을 허락받습니다.
*벨레로폰의 편지 : 자기에게 아주 불리한 편지를 배달하는 경우
18. 페가수스에서 떨어진 영웅 벨레로폰
페가수스를 마음껏 부릴 수 있게 된 벨레로폰은 괴물 키마이라를 물리치고 모든 싸움에서 이깁니다. 결국, 리키아 왕은 편지의 진실을 고백하고, 약속했던 자신의 딸을 벨레로폰과 결혼시킨 뒤 왕국도 물려줍니다. 거만해진 벨레로폰은 인간인 헤라클레스가 올림포스 신전에 올라가 여신과 결혼한 것을 알고 자신을 시험합니다. 그러나 신들의 노여움을 산 벨레로폰은 페가수수에서 떨어지고 맙니다.
*키마이라 : 신화 속 상상의 동물. 한 몸뚱이에 여러 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세포가 한 생물체 안에 들어 있는 경우를 '키메라'라고 하는데 주로 식물에 쓰이는 말이다.
19. 페르세우스의 탄생 이야기
아크리시오스 왕은 딸 '다나에'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 손에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딸을 청동 탑에 가둡니다. 너무 외로웠던 다나에에게 황금 비로 변신한 제우스가 나타나 '페르세우스'가 태어납니다. 그리고 다나에와 페르세우스는 나무 상자에 실려 바다에 띄워지고, 둘은 세리포스 섬에 안착합니다. 그러나 욕심 많은 폴리덱테스 왕이 다나에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청년 페르세우스를 떼어 놓을 심산으로 세금으로 말 한 마리를 바치라고 합니다. 말을 구할 형편이 못되는 페르세우스는 왕이 원하는 다른 대안, 즉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합니다.
◈ 신들 가운데 최고 신이며 온 세상이 다 떠받드는 제우스는 한 가지 흠이 있었으니, 신, 사람, 님프 가릴 것 없이 예쁜 여자만 보면 사죽을 못 쓴다는 것입니다. 아내인 헤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져 들다니, 진정한 바람둥이의 전형이지요.
20. 메두사를 이긴 페르세우스
아테나와 헤르메스로부터 한 번에 자를 수 있는 전쟁의 신 아레스의 다이아몬드 칼,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하데스의 마법 투구, 하늘을 마음대로 날 수 있는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신발,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청동방패 아이기스를 선물받습니다. 고약한 냄새를 가진 그라이아이 세 자매를 물리친 대가로, 숲의 님프들에게는 마음대로 늘어났다 줄어드는 커다란 마법 자루까지 받습니다. 칼로 벤 메두사의 머리가 이 자루에 담기지요.
21. 안드로메다를 구한 페르세우스
메두사의 목을 베고 집으로 돌아오던 페르세우스는, 바다 괴물의 제물로 바위에 묶여 있는 에티오피아의 공주 '안드로메다'에게 첫 눈에 반합니다. 안드로메다가 괴물의 제물이 된 이유는, 공주의 어머니인 카시오페이아 왕비가 자신의 미모는 물론 딸의 미모까지 포세이돈의 딸들보다 아름답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용감무쌍한 페르세우스는, 신들이 준 무기 덕분에 바다 괴물을 물리치고 안드로메다를 구합니다.
22. 페르세우스의 마지막 모험
페르세우스는 안드로메다 공주와 결혼식을 올리고 축하 연회가 열립니다. 하지만 안드로메다 약혼자 '피네우스'가 군사를 대동하면서 페르세우스는 수세에 몰립니다. 자신을 믿는 사람들은 눈을 감으라고 한 뒤, 메두사의 머리를 높이 꺼내든 순간, 피네우스의 병사들은 물론 왕과 왕비까지 돌로 변하고 말지요. 그러나 포세이돈이 나타나 왕과 왕비를 카시오페이아 별로 빛나게 해줍니다. 페리세우스는 안드로메다와 함께 세리포스 섬으로 향하고 메두사의 머리를 가져왔다는 말을 믿지 않은 폴리덱테스 왕은 돌로 변하고 맙니다.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다나에와 함께 페르세우스는 아르고스로 향하지요. 소식을 들은 아크리시오스 왕은 궁을 탈출하고, 페르세우스의 용맹을 아는 백성들이 그를 왕으로 추대합니다. 그리고, 그토록 죽음을 피하려던 아크리시오스 왕은 종국엔 외손자 페르세우스가 던진 원반에 죽고 맙니다.
23. 천재 발명가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궁
손재주가 뛰어난 '다이달로스'는 제자이자 누이의 아들인 '탈로스'가 자신을 뛰어넘는 재능을 갖자 시기심에, 금이 간 탑에 올라간 조카를 내버려 둡니다. 다행히 탈로스가 바닥에 떨어지기 전, 아테나 여신의 도움으로 자고새로 변합니다. 죄책감에 다이달로스는 고향 아테나이를 떠나 크레타 섬에 안착합니다. 그곳의 미노스 왕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속인 죄로 소를 닮은 아들 '미노타우로스'를 낳고, 미노타우로스는 동물과 사람들을 마구 잡아먹었습니다. 왕은 다이달로스에게 복잡한 미궁 '라비린토스'를 만들게 해 미노타우로스를 가둡니다. 하지만 왕은 미궁에 갇힌 아들을 위해 해마다 젊은 남녀 일곱 명씩을 뽑아 제물로 바칩니다. 아테나이의 왕자 '테세우스'는 크레타에 패했던 아픔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기 위해 제물을 자처합니다. 테세우스를 사랑하게 된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와 다이달로스의 아들 '이카로스'의 호기심 덕분에 테세우스는 무사히 미궁을 탈출합니다.
24. 새처럼 날고 싶었던 이카로스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나간 소식에 분노한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를 미궁에 가둡니다. 지붕이 없는 미궁에 찾아오는 새들은 본 이카로스는, 새처럼 날아 미궁을 탈출하고 싶어했고, 다이달로스는 벌집에서 밀랍을 뽑아 날개를 만든 뒤 함께 하늘을 날아오릅니다. 그러나 이카로스의 욕심은 태양 근처까지 날아갔고, 결국 밀랍 날개가 녹는 바람에 바다에 빠져 죽고 맙니다. 다이달로스가 희망 없이 도착한 곳은 시칠리아 섬이었고, 그를 보살핀 코카로스 왕의 정성에 화답해 열심히 발명하고 보답합니다.
*이카로스의 날개 : 욕심 많은 인간이 벌을 받는 것
25. 암소로 변한 가엾은 이오
얼굴 뿐 아니라 마음까지 예뻤던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의 소문을 제우스의 귀에까지 들어갑니다. 신들은 여러 명의 아내를 둘 수 있었기에 제우스는 이오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아내 헤라의 무서운 복수가 이오에게 닥칠까 두려워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키고, 제우스의 꾀를 역이용한 헤라는 암소로 변한 이오를 가져가 아르고스의 백 개 눈으로 감시를 받지요. 이오의 불행을 알게 된 이나코스는 제우스에게 분노하지만, 제우스는 도리어 이나코스의 강을 마르게 합니다.
26. 이집트의 여왕이 된 이오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명령으로 아르고스를 무찌르고 이오를 구합니다. 그러나 헤라의 질투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쇠파리를 이용해 암소 이오를 물어뜯게 하지만, 제우스의 도움과 강인함으로 바다를 건너가지요. 마을 사람들은 흰 암소가 바다를 건너오자, 이오를 떠받듭니다. 그러나 헤라의 분노가 여전하자, 제우스는 이오를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이오를 원래의 여인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이집트로 간 이오는 이시스 여신이 되지만, 제우스는 헤라와의 약속을 어기고 다시 이오를 만나 아들 '에파포스'를 낳습니다.
*이오니아 해 : 이오가 건너온 바다. 유럽의 이탈리아 반도와 그리스 사이에 있는 바다
27. 동생을 찾아 길을 떠난 카드모스
페니키아의 왕 아게노르(포세이돈의 아들)의 아름다운 딸 '에우로페'를 본 제우스는 한눈에 반하고, 흰 소로 변해 에우로페를 납치합니다. 에우로페의 오빠 '카드모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병사들을 데리고 길을 떠납니다. 그러나 제우스는 신에게 맞서는 인간 카드모스를 다른 신들과 합작해서 혼내 줍니다. 이에 죄 없는 인간을 괴롭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던 대지의 신 데메테르,지혜의 여신 아테나,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카드모스 일행을 돕지요. 태양의 신 아폴론까지 카드모스를 더이상 괴롭히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제우스도 포기합니다. (23페이지 오탈자 - 무래도)
*에우로페(Europe) : 오늘날 유럽(Europe)이라는 지명은 에우로페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아게노르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다. 아게노르는 에우로페가 제우스에게 납치를 당한 뒤 카드모스를 비롯한 다른 아들에게 누이를 찾아오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누이를 찾지 못하고 지중해 곳곳에 흩어져 저마다 도시를 건설하게 된다. 당시 지중해에세 힘을 떨치고 있던 페니키아가 여러 도시를 정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28. 용의 이빨로 도시를 세운 카드모스
카드모스는, 에우로페가 제우스와 함께 있으니 찾지 말라는 아폴론의 음성을 듣습니다. 성스러운 암소를 찾아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면 에우로페를 다시 볼 수 있다는 방법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아레스의 샘에 있는 거대한 용과의 싸움으로 부하들을 모두 잃지만, 아테나 여신의 지시로 죽인 용의 이빨로 병사들의 모습으로 모습을 갖추고, 강력한 새 도시 '테바이'를 짓습니다. 한편, 제우스는 땅에서 살고 싶어하는 에우로페를 '크레타'에 보내고, 크레타 왕은 그녀를 왕비로 맞이합니다. 소식을 들은 카드모스는, 에우로페와 만나 서로 기뻐합니다.
*신탁 :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신들에게 묻는 것
29. 메아리가 된 에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숲의 요정 에코, 하지만 그녀의 지칠 줄 모르는 수다는 모든 이들을 질리게 합니다. 그칠 줄 모르는 바람기를 가진 제우스를 찾아나선 헤라 역시 에코의 수다에 질리고 말죠. 그래서 에코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남이 하는 말의 끝만 겨우 따라하는 벌을 받게 됩니다.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를 만났지만, 나르키소스는 자신의 말끝을 따라하는 에코에게 화가 납니다. 그 뒤로 에코는 어두컴컴한 동굴에서 살다가 목소리만 남은 바위로 변합니다.
*에코 : 메아리를 뜻하는 영어의 에코(echo)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에코'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나르키소스>, 카라바조
<에코와 나르키소스>, 존 윌리엄 와터하우스
30. 자신을 사랑한 나르키소스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청년 나르키소스는, 정작 자신은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며 심지어 쌀쌀맞고 야멸차기까지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무시하는 거만한 나르키소스의 태도에 화가 난 님프들은, 복수의 신 네메시스를 찾아갑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인간이라면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밖에..." 나르키소스는 복수의 신 네메시스가 주문을 걸어 놓은 샘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에 반하고 맙니다. 몇 날 며칠이고 샘에 얼굴을 드리운 채 샘에 비친 자신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그 고통에 메말라 죽고 맙니다. 샘가에는 아름다운 꽃 '수선화'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나르시시즘 : 자기 자신을 사랑하거나 자신이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르키소스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수선화는 영어로 나르키소스(Narcissus)라고 하고, 꽃말은 '자기애'이다.
◈ 신화에는 무모하게 신이 되려고 했거나 신을 흉내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태양신의 아들 '파에톤'은 아버지의 태양 마차를 몰다가 말을 다루지 못 해서 하늘과 땅을 모두 불태우고 하늘에서 떨어져 죽습니다. '이카로스'도 아버지의 경고를 받지만 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을 날아오르다가 태양 가까이에서 밀랍 날개가 녹는 바람에 바다에 떨어져 죽습니다. '벨레로폰'은 천상의 말 페가수스를 얻지만 신이 되려는 자만심으로 제우스의 분노를 사 페가수스에서 떨어집니다. 그나마 목숨을 건졌던 것은, 괴물을 물리친 영웅이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신에 도전했다가 참극을 맞이하는 것은, 결국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는 한계성을 이야기합니다.
◈ 그리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 운명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운명은 정해진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는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오늘날 모험 소설이나 영화에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 많습니다. 특히 판타지 영화로 잘 알려진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가 대표적이죠. 그 속에는 극적인 요소와 기상천외한 모험이 펼쳐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별자리에 유독 관심이 많았습니다. 수많은 별 모양을 관찰하고 별 모양에 따라 별자리를 만들고,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까지 만들어 냈지요. 천문학을 깊이 연구한 끝에, 오늘날 우주 과학의 기초가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