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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고아들 - 나는 동물 고아원에서 사랑을 보았습니다.
바이 신이 지음, 김지민 옮김 / 페리버튼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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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당첨
<지구의 고아들>은 대만 방송국 PD인 바이 신이가 ‘지구의 멸종위기종’ 고아원을 촬영한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지구의 고아원에’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기록한 동명의 책이다.
이 책은 <순례주택>의 순례씨가 좋았다면, 아니 지구인이라면 모두가 읽으면 좋겠다.
성교육에서 성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듯, 이 책은 동물감수성을 끌어올려 환경과 동물을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유독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집요하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해 나가는 주인공을 좋아하는데 [지구의 고아들]에는 작가를 비롯해 이런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어미를 잃고 의지할 데 없는 새끼들과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나와 같은 사람종이 지구의 유해균처럼 느껴져 싫어졌다, 유익균처럼 느껴져 좋아졌다 한다.
사람의 몸에는 유해균과 유익균이 함께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따라 유해균이 늘어나기도 하고 유익균이 늘어나기도 한다. 선택에 따라 건강을 잃기도 하고, 건강을 되찾기도 한다.
“현재 지구의 생태에 닥친 재앙 때문에 생물종이 멸종하고 있다. 우리는 이 국면을 바꾸고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다. 오늘 우리가 한 모든 행동이 지구의 미래를 결정한다.” -206p
[지구의 고아들]에는 환경보존 방법이나 동물구조 후원안내, youtube에 올려져 있다는 저자의 다큐멘터리 영상 QR코드는 없다. 이러한 부분이 첨부되었다면 확장적인 독서가 되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유튜브 영상은 열심히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함. ㅠㅠ)
책을 다 읽고 나는 저자가 소망한대로 생태 보전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환경을 위한 실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 중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구의 고아들‘]의 독자가 되어 함께 행동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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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사비와 인생을 걸고 고아원을 만들어낸 원장님들과 세계각지에서 날아와 고아원에서 자원 봉사하는 분들을 존경하며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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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가 촬영한 순서에 따라 5개국의 동물 고아원 이야기가 담겨있다.
1장은 남아공, 코뿔소 고아원 (페트로넬).
나는 그곳에서 3가지 끔직한 사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나는 밀렵꾼들의 잔혹한 사냥법. 다른 하나는 새끼 코뿔소는 어미가 죽어가는 광경을 모두 보게 된다는 점, 마지막은 밀렵꾼들로부터 코뿔소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보호소에서 자진해서 코뿔소의 뿔을 제거한다는 사실이다.
“코뿔소는 선사시대의 혼돈, 빙하기의 멸종, 인류 문명의 번성을 함께했다. 그러나 이번 세기에 이르러 더는 걸어 나가지 못하고 지구의 기억 속에 갇혀버릴지도 모른다.” -34p
2장은 코스타리카, 나무늘보 고아원(레슬리 부부).
나는 그곳에서 레슬리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무늘보의 서식지인 수많은 원시림이 도시개발로 인해 헐리고 있다. 서식지의 나뭇가지가 고압 전깃줄이 된 줄도 모르고 고압선을 잡는 바람에 나무늘보는 화상이나 장애를 입거나 목숨을 잃고 있다.
“주변 환경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보니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동물들은 위험에 빠져 지구의 고아가 되고 말았다. 인류만이 지구의 지배자가 되어선 안 된다. 지구에는 공존해야 할 다른 생물들도 있다. 만물은 이 행성에 함께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주인이 아니다.” -54p
3장은 러시아, 불곰 고아원(발렌틴 파제트노프 가족).
나는 그곳에서 잘못된 나의 기준에서 벗어나 올바른 동물권을 배웠다.
고아원의 최종 목표는 야생 방사다. 그렇기 때문에 불곰 고아원에서는 봉사자들이 새끼꼼을 만날 때는 방호복을 입고 장갑을 착용하고, 소리대신 손짓으로만 의사소통한다.
“인간이 제멋대로 불곰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아원의 역할은 새끼 곰에게 적절하게 돌봄과 보호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새끼 곰이 지나치게 사람에게 의지하지 못하게, 그래서 생존 본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99p
4장은 스리랑카, 코끼리 고아원(사마라싱해 가족).
나는 5년 전 제주도에서 관광했던 점보빌리지가 떠올라 부끄러웠다.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코끼리 타기 체험은 매우 보편적인 관광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코끼리를 타려면 코끼리 안장 무게만 해도 최소 2백 킬로그램이 나간다. 게다가 안장에는 최대 7명까지 태운다. 코끼리 한 마리가 7백 킬로그램이상의 무게를 감당하는 셈이다. 오랬동안 매일매일 관광객을 태우고 왔다갔다 하다 보면 코끼리의 등뼈는 극도로 압박을 받고, 피부도 안장에 쏠리고 찢어져서 상처가 난다. 심각한 경우에는 내출혈까지 발생한다. 우리의 몰지각함 때문에 코끼리는 이토록 큰 고통과 상처를 받고 있다.” - 143p
그런데 2년 전 읽은 <똥으로 종이를 만든 코끼리 아저씨>로 알게 된 ‘막시무스’(제지공장)의 이야기가 자세히 나와 있어 반갑고 좋았다.
“코끼리 똥 종이라는 발상은 사실 굉장히 단순하죠. 코끼리를 돕고, 이웃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코끼리 똥이 경제적인 가치를 생산하도록 시도했어요.” -162p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이 생태 환경, 지역 기업, 더불어 사는 사회로 발전하는 희망을 볼 수 있어 감사했다.
5장. 대만, 흑곰과 삵 고아원(메이슈, 메이팅, 위슈, 더언)
나는 멸종위기종을 구하기 위해 몰두하는 환경인들이야말로 사실상 보전되고 보호돼야 할 ‘희구종’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했다.
“보전 활동가는 마음과 정을 다 쏟고, 간도 쓸개도 빼 주다시피하며 어린 짐승을 아이처럼 돌본다. 하지만 매번 손을 놓아야 할 때가 오면 감정을 잘래내고 영혼을 떼어놓아야 한다.”
“삶과 죽음. 스쳐 지나가는 인연, 만남과 헤어짐까지. 강심장이 아니면 보전은 할 수 없다.”-203p
+ [지구의 고아들]을 만나게 되어 기뻤다. 이 책을 찾아내 주신 김지민 번역가님과 그 가치를 알아 출판해주신 페리버튼 츌판사의 김지유 대표님께 독자로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