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끔 하는 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어렸을 때 읽은 어린이식 그리스로마신화가 내가 알고 있는신화의 전반적인 지식의 토대였다.제우스신이나 헤라, 에로스 등 많이 일컬어지고 유명한(?)신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것이 신화에 대한 이해의 전부였다고나 할까?책을 좋아하고 여러가지 책을 접하게 되면서 책속에서 한번쯤 언급하고 들어가는 것이 신화이야기다.따라서 다시 신화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신들의 계보도 알고 싶었고 어렸을때 읽었을때와 지금 다시 읽을때 이해할 수 있는 폭도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러가지 조각 사진도 있고 구성이 나름대로 독특했던 이윤기의 그리스로마를 선택했다.

토마스볼핀치의 내용을 그대로 번역한 전작과는 다른 이 책은 신들의 탄생과정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내용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렸을때 읽었었던 어린이를 위한 신화처럼 신들의 생김새에 무시무시하고 눈은 매우 컸으며 이런식의 묘사가 아닌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차이가 있다. 나는 이런식의 구성이 매우 맘에 들었는데 가볍게 신화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작자가 언급하지 않은 신이나 다른 뒷이야기가 알고 싶어 이윤기가 번역한 그리스로마신화도 따로 한권 현재 읽고 있다. 이렇듯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이런책은 상상력을 제한하는 묘사적인 여타의 신화 이야기와는 다르다.그렇지만, 정통 신화를 읽고자 하는 독자들은 작은 불만을 품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잘 선택해서 자신에게 맞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선택하시길..

재미난 수수께끼

바이 코리아 1
김진명 / 자음과모음 / 2002년 7월

김진명 소설을 읽다보면 한 책에 한 가지 이상씩 꼭 재미난 수수께끼같은게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내가 김진명의 광팬이다 라고 생각한적은 없었는데, 가즈오의 나라를 빼고는 다 본것을 보면, 나에게 있어 김진명의 신작이라 함은 은근한 흡인력으로 나를 댕기고 있나보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바이코리아는 바로 전작인 황태자비 납치사건보다는 나아졌고,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보다는 그 재미와 흥분이 덜하다. 하지만, 매번 느끼는것은 김진명의 상상력은 풍부하고 거대하고, 흡사 사실과 같기도 하여 재미가 배가가 된다는 것이다.

바이코리아 라는 프로젝트도 우리나라의 아이엠에프와 그 후 벌어졌단 기업도산의 연관성과 비추어 보았을때 혹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상상까지 하게끔 만들었다. 서두에 말했듯이 항상 등장하는 수수께끼는 이번에도 흥미로웠다. 삼백육십은 어떻게 둘로 쪼갤 수 있고, 또 한국에서는 누가 그렇게 쪼갰는가? 하는 이 수수께끼 같은 질문은 해답이 나오기 전에 한번씩 풀어보려고 해도 재미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김진명식 구어체는 실생활에서 쓰이지 않아 다소 실소가 날때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 김아무개요, 그렇소, 그렇게 생각하오...' 등과 같은 것 말이다. 이 작은 흠집빼고는 가볍게, 흥미롭게,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읽어보면, 괜히 우리나라가 자랑스럽게 느껴지고, 삼성전자와 이건희회장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묘한 책이다.

재밌는 중국견문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한마디로 재미있다. 한비야의 입담도 재미있고 그 외 사건들도 재미있다. 난 한비야에 대해서 잘 몰랐다. 이 책은 처음 접한것인데 책을 읽다보면 한비야 자신이 바람의 딸이라는 칭호를 즐겨 쓰면서 자신을 말했다. 그전에 어떠한 책이 또 있었나 보다.

이 책은 단순한 중국견문 뿐 아니라 에세이집 같기도, 또는 산문집 같기도 했다. 중국어를 배워보기도 했고, 관심도 있었던 터인지 난 중간중간 한비야가 말하는 중국말을 알아먹으면서 키득거리기도 했고, 와~ 하는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한비야가 처음부터 끝까지 줄창 주장하고 있는,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시작하라. 자기를 봐라, 지금 그 나이는 늦지 않았고, 자신이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이런것들이 나에게 어떠한 수기집을 읽는것처럼 나의 목표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끔 했다.

그런데 읽으면서 서글펐던점은 그렇게 말을 들으면서 나도 한번 새로운 목표를 정해볼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떨리면서도 결국엔 못해낼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였다. 그렇지만 어떠랴~ 읽을때만이라도 나에대한 자신감을 찾고, 읽고나서도 심각히 고민하게하는 책인것을.. 재미있고 신나는 한비야의 입담을 들어보자!!

아빠를 생각하며..

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김남주 옮김, 이형진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10월

나의 아빠 닥터 푸르니에...짧은 일화, 그리고 모든 이야기를 압축시켜 놓은 하나의 삽화. 읽기 편한 동화? 소설? 삽화집이라고 해야하나? 장르를 구분하기 힘든 책이었다. 머리아픈날 쉽게 한번 읽어보려고 선택한 책이었다. 그런데 더욱 골치 아팠다. 책이 어려워 그런것이 아니다..다만 아빠에 대해 생각해보니 울적해 졌기 때문이다.

아빠에게는 특별하게 미안한 감이 있다. 딸이라고 아양떨고 애교떨면서 특별히 잘해주는것도 없고, 아빠가 일하시고 들어오면 다녀오셨어요 인사하고, 아침에 일 나가실때도 나보다 먼저 가시기 때문에 인사도 못하고,,,뭐하나 챙겨드린것 없고 얘기도 많이 못나누고,,,

주인공은 세상사람들에게는 아주 멋진 아버지를 둔 아들이었지만, 본인에게는 빵점짜리인 이중적인 아빠에 대해 담담한 말투로 글을 진행한다. 어떠할때는 간절한 말보다 더욱 슬픈것이 무덤덤하게 슬픈이야기나 괴로운 이야기를 듣는것이 나를 슬프게 할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뚜렷이 길이 남을 명언도, 굉장한 탄성을 자아낼만한 삽화도 없지만, 그렇지만,,,아빠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했다. 주인공처럼 나도 바깥사람 즉, 아빠의 친구들보다 아빠에 대해 아는 것이 더 드물것이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고, 한집에서 같이 사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그런 생각이 들때면 가슴이 아프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빠와의 거리를 어떻게 좁혀야 할런지 방법이 없는 듯 하다.

주인공도 아빠가 돌아가신 다음에야 아빠를 위하여 울고, 생각하게 된다. 나도 그럴까? 아빠가 돌아가셔야만, 아빠에 대해 지금보다 더욱 많이 생각하고, 내가 못된 딸이었다는것을 알게 될 수 있을까?

장애인 복지

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1년 3월

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이 책은 나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오토다케의 말처럼 세상엔 참 다양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 있다. 키가 무지막지하게 큰 사람, 아주 빼빼 마른사람, 너무 키가 작아 슬픈 사람, 너무 뚱뚱해서 놀림을 받는 사람, 팔 하나가 없는 사람, 다리가 없는 사람 등등등.. 너무나 많아 다 헤아릴 수 가 없을 정도이다. 오토다케는 자신의 사지가 없음을 이러한 특징으로 간주하고, 장애가 많은 사회에 자신이 살아가고 있음으로 정의할 뿐이다.

솔직히 그렇게 살아가기는 힘들다. 특히나 우리나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더욱이 말이다. 미국같은 경우는 참 많은 다양한 인종이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서 한 곳에서 잘 어우러져 살고 있지만, 그가 지적한 대로, 우리나라나 일본같은 경우는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에 하나의 일치된 모습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특이한 민족성으로 인하여, 자신과 피부색이랄지, 신체사항이랄지 다르다면 색안경을 일찌감치 쓰고 보고 있는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자신의 마음만으로 그렇게 사는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언급하고 있지만, 그렇게 녹록한 인생살이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편한 마음가짐으로 쓰여진 글을 보면 나에게 사지 멀쩡한것이 이렇게 감사하게 느껴질 수 가 없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작은 고민이 한 가지 씩 있다. 나에게도 고민은 있다. 이 책을 읽으므로써 그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내가 사지가 멀쩡하구나, 하는 고마움에 나의 작은 고민은 어느새 꼬리를 감추려 하고 있음을 느낀다. 불행한자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니라, 더 큰 불행이라고 했던가? 너무나 잔인한 문구이지만, 맞는 말 같다.

이 책을 읽고나서 훨씬 더 세상살이가 즐겁고 행복해 졌기 때문이다. 인생살이에 진땀 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