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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맛
다리아 라벨 지음, 정해영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시작은 이민자의 이야기인가했다. 아~ 아니구나 요리사의 이야기구나. 심령술사인가? 4부에서는 마치 호러영화인가했다. 아~ 아니구나 마지막에서는 코끝 찡하게 만들었다.
환타지스러운 면도 있고 로맨스도 있고 다양한 맛만큼 섞여 있는 이야기였다.
달고, 쓰고, 시고, 짠맛 살아가면서 느낄수 있는 맛들을 죽어서도 맛볼 수 있을까?
인생과도 비교되는 맛들 과연 죽을때 마지막으로 느끼는 맛은 무엇일까?
코스티야는 10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신뒤부터 20년의 세월동안 알지도 못하고 한번도 먹어본적 없는 음식의 맛을 그냥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다투었던날 돌아가셔서 마음에 짐으로 남았던 자신과 같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며 음식점을 열게 된다. 다른 이의 소망을 이뤄줌으로써 자신의 소망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며 유령들을 불러오게 된다.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끝맛의 음식을 대접하면 망자와의 아쉬움을 털어버릴 마지막 맺음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산자가 놓아주지 못한 슬픔이 영혼들을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잡아두게 되었다.
자신의 선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현실과 사후세계의 경계가 무너진 것을 바로잡고자 망자들의 세계로 넘어가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추억은 그 시간에 느꼈던 맛으로 기억되며, 누구에게나 있는 소울푸드 그것이 유령을 불러올 수 있는 끝맛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상대를 떠올리는 끝맛은 어떤게 있을까?
돌아가신 아빠를 떠올리게 하는 끝맛은 따끈한 쌀밥에 날계란과 간장 마아가린 넣고 비빈 밥, 채썬 양배추에 케첩이 생각난다.
책속에는 처음 듣는 희귀한 요리재료들과 다양한 음식문화와 레시피가 넘쳐난다.
가스레인지 화구의 뜨거운 불길과 수증기, 소스 조리는 냄새, 고기를 굽는 매캐한 연기, 그릇 부딪히는 소리, 주문을 외쳐대는 쉐프의 목소리까지 아주 생생히 그릴 수 있었다.
망자와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현실세계로 불러들이는 매개체로 쓰이는 음식. 다른 책들에서는 한끼의 식사를 끝으로 마음에 응어리짐도 풀게 되고 끝이 아름다웠는데, 끝맛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슬픔은 남은 음식 같아요. 누군가를 위해 사랑을 담아 네 가지 코스의 요리를 만들었는데, 그 사람이 한 입밖에 먹지 않은 것과 같죠. 그래서 차마 버릴 수 없는 남은 음식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돼요. 아니면 혼자 억지로 다 먹고 탈이 나는 것뿐이에요. p246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입히지.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어쩔 수 없어서. 그래도 계속 사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건 나 자신이야.p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