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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평점 :
>>이 책은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제목의 미필적 고의에 대한 국어사전의 해석은 ‘어떤 행위로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 상태‘라고 한다.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또는 혹시라도 나도 미필적 고의를 저지른 적이 있지는 않았는지?
마음속으로야 죽어버렸으면 없어져버렸으면 그런 생각은 수도 없이 하겠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고 없어야하지.
주인공 현주의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나에게도 그런 상황들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벗어나고 싶었을 가정환경… 등장인물중 나쁨의 경중을 따지자면 그녀는 하수..
엄마의 동거남이 딸을 데리고 같이 살게 되며 어떻게든 집을 벗어나고자 공부에만 매달리던 현주는 모종의 이유로 의붓동생 유미를 소방법을 어기고 개업한 호프집에서 열리는 친구의 생일파티에 보내게 된다. 공교롭게 화재가 발생하고 뉴스에서 사망자 명단의 유미를 발견하고는 도망쳐 서울로 상경 대학을 다니게 된다. 직장을 다니며 괜찮은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의 기회를 노리다 사랑을 고백하는 완벽남과의 결혼식만 기다리던 어느날 스토커로부터 과거의 지우고 싶은 기억이 배달된다. 화재사고로 죽은 유미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 않냐며? 그 죽음 덕에 이만큼 살아오지 않았는냐고..
고백하건대 나는 가까운 사람을 죽게 한 적이 있다.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닐까? 알고 있느냐, 모르고 있냐의 차이일 뿐,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죽게 하며 살아간다. 직접적으로 피를 묻히지 않더라도, 저 사람이 죽게 되리란 걸 알면서도 내가 살기 위해선 상대를 궁지에 밀어 넣게 되는 게 사람이라고, 그것이 충실히 사는 거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p7
<꼭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미필적 고의에 범주에 드는 일은 심심찮게 일어나지 않나?>
사람이 제일 두려워해야 하는 게 뭐라고 생각하니? 그건 바로 외로움이란다. 무서운 사람이라도 곁에 들이는 게 바로 그 외로움이거든. 외로움을 가장 잘 느끼는 사람이 나 같은 사람에게 잡아먹히는 거란다. P186
나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벌레 먹은 사과와 같단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수 있어.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 아무리 훌륭해 보여도 그런 사과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벌레 먹은 흔적이 반드시 나온단다.p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