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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ㅣ 미 비포 유 (다산책방)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평점 :
>>이 책은 (다산책방)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폐소공포증이 느껴질만큼 작은 시골마을 유일하게 외부인이 오는 이유는 고성관광이 전부인 동네.
루이자 클라크는 오랜 시간 일하던 카페가 폐업을 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된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와 가정주부 엄마 정리해고가 될 위기에 처해있는 아빠 미혼모로 조카를 키우고 있는 동생. 루이자의 수입이 곧 가정의 수입이다.
6년 넘게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시들해진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던중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환자인 윌 트레이너의 간병인으로 6개월간 고용된다.
그는 조력자살 또는 존엄사를 선택함에 있어 반대하는 부모님과 6개월의 유예기간을 갖기로 했고 부모는 루이자를 통해 윌이 삶에 대해 미련을 가질수 있게 하려 했다.
그녀는 윌을 위해 마술같은 이벤트를 생각해 내려 고심하지만 갈 수 있는 곳보다 갈수 없는 곳이 더 많고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많음에 낙심한다.
억만금을 준다해도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최악의 패를 쥐고 있는 남자 윌. 오직 그만이 선택할 수 있는 일 그 어느 누구의 잣대로도 판단하면 안되는 일. 그 일을 루이자는 절대로 허용할 수 없었다.
약속한 시간이 다가오며 루이자는 윌도 자신처럼 순간을 살아가도록 이끌려 노력하지만 5개월의 시간이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는 것에 좌절한다.
영화로 접한 미 비 포유는 몇번을 보아도 눈물샘 폭발하는 작품이었다.
원작을 읽어보니 영화의 내용과 거의 같았다. 그들의 만남이 윌의 선택은 아니었으나 루이자는 윌을 사랑하게 되고 그로 인해 평생 지울수 없는 상처를 주기에 죽음을 선택하는 그를 원망했었다. 그러나 활자를 통해 전해지는 느낌은 조금 달랐다. 왠지 좀 더 차분히 윌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존엄사에 대해 찬반을 묻는다면 난 찬성하는 쪽이다. 이 책이 10년만에 개정판으로 나왔으니 그때보다 지금 존엄사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어떻게 되었을지..
스포츠를 사랑하고 일에도 열정적이었고 남부러울것 없이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던 사람이 사고로 하루 아침에 전신마비환자가 되어 먹는것 화장실 가는것 콧등 긁는 것까지 스스로는 할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이 24시간 필요한 사람이 되어버렸음이 받아 들여지지 않아 자살까지 선택했던 사람.
윌의 결정에 이기적이다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반대의 입장이다. 나를 사랑하는 마지막 선택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윌과 시간을 보내며 그의 조언으로 삶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그렸고, 가족을 부양하는 것 밖에 모르던 그녀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해 주었다. 윌이 떠나고 그가 알려준 프랑 부르주아 거리의 카페 마르키스에서 크루아상과 카페 크램을 마시며 그가 보낸 편지를 읽는다.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루이자의 가슴 한켠에 평생의 흉터로 자리잡을 사람 윌.
보통 사람의 시간이 있고 환자의 시간이 따로 있다. 시간은 정체되거나 슬그머니 사라져 버리고 삶은, 진짜 삶은 한 발짝 떨어져 멀찌감치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p128
“인생은 한번밖에 못 살아요. 단 한 번의 삶을 최대한 충만하게 사는 게 인간의 의무예요.“p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