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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세계의 신과 내일 비가 올 확률
경민선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5월
평점 :
>>이 책은 (안온북스 )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강원도 동광시 정평읍 사거리 버거리아 여자 화장실 두 번째 칸 변기, 박리아가 태어난 장소이다.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그녀가 살아가고 있는 곳은 정평 쓰레기 매립지이다.
쓰레기 광산이라 불리는 곳에서 자신의 처지와 별반 다를바 없는 친구 다은, 상돈과 매일 돈 될만한 재활용품을 수집해 몇푼의 수입으로 연명하며 지내고 있다.
리아에게는 쓰레기 광산에서 주워온 마이닝 머신이라는 슈퍼컴퓨터가 있는데 온갖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의미없는 문장들을 접하게 된다. 그러던 중 카지노와 관련한 문장들을 발견하고 동광카지노로 찾아가 주사위의 눈을 맞추게 된다. 거의 손에 넣을 뻔 했던 기회를 날리게 되고..
마지막 배팅을 위해 다시 찾은 카지노에서 마스터와의 한판 승부를 벌이기 위해 1원을 빌리게 된다.
“카지노 워 게임은 한 판을 이기면 건 돈의 두 배를 받는 구조죠? 우린 이제부터 정확히 40연승을 할거예요. 1원으로 2배씩 40연승을 해서 정확히 1조 원을 딸 거예요.”
과연 말이 안되는 게임의 결말은 어떻게 나게 될런지?
우리 인생은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고 그 선택으로 흥하거나 망하거나 한다. 지금 닥친 그 순간의 나를 믿으며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그 결과값이 어떠하든 오롯이 받아 들여야 한다.
리아 또한 그렇게 했다.
평범한 생활을 하는 나로서는 그녀의 선택은 무모하기 그지 없는 것이었으나 리아가 처한 상황들을 본다면 전혀 무모한 선택이 아니었다. 쓰레기더미에서 신분도 거주지도 당장 내일의 안위도 알수 없는 생활을 하는 그녀는 오늘의 선택이 가져올 파장이나 앞으로의 미래나 별반 다를바가 없기 때문이다. 지킬것이 많은 사람은 웅크리나 지킬것이 없는 사람은 더 용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것 같다.
카지노 마스터 정소열은 박리아를 신의 의지를 미리 엿본자 같다 말한다. 세상을 운행하는 그분의 법칙, 던져지지도 않은 주사위를 진짜로 읽은 사람이라고,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박리아가 고장난 세계의 신이 아니었을까?
확실치 않은 가설들은 진리의 탈은 쓴 채 세상을 미몽에 빠트리고 거짓된 선지자들이 설치게 만들 뿐이었다.p140
불행은 공평하지 않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몫의 더러움과 치욕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 피하고자 하는 자는 지름길을 찾을 것이고, 이기고자 하는 자는 싸우는 법을 찾을 것이다. 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