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프랑스 샤모니몽블랑부터 2022년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까지 10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들이 때론 유쾌하기도 때론 뭉클하게 느껴졌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20대 패기넘치는 시절부터 30대 조금은 안정적이고 겁쟁이가 되어서 여행을 하고 마지막 엄마와의 여행이야기는 나를 투영하는 듯해서 가슴이 시큰했다.2014년 대만 타이베이여행기에서 유심도 데이터 로밍도 흔치 않았던 시절 지도에 의존해 숙소를 찾아가는 에피소드에서는 나의 과거를 떠올리게해서 어찌나 공감가던지..라떼는 말이야~ 여행책에 나와 있는 지도를 꼭 들고 다녔고 메모지에 큰건물지나 편의점을 오른쪽에 끼고 돌아서.. 이렇게 적어 큰 캐리어와 아이 둘 손잡고 홍콩,마카오,일본을 누비던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나 책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계속 지을수 밖에 없었다.2022년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에서는 엄마와의 여행기가 그려진다.작가가 어릴적 여행을 다닐때는 모든 것이 엄마의 진두지휘 아래서 이루어졌던 것들이 이제는 작가의 재량으로 여행을 해 나간다. 하지만 어려움이 닥쳤을때 힘을 발휘하는 엄마의 에너지는 역시 짱!여행이라는 것이 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될리 없고 그렇다고 무계획으로 다니자니 낯선 나라 낯선 언어의 장벽탓에 긴장감 백배라 준비는 필요하다. 의도치않게 마주치는 풍경이나 먹게되는 음식들로 인해 여행은 더욱 풍부한 기억뭉치들을 수집하게 된다.작가는 열 개국의 여행에서 20년 단짝 친구와 우정을 나누고 엄마와 추억을 쌓아가며 보이지 않으나 서서히 인생의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지나간 여행의 흔적을 되돌아보면 힘들었던 기억들 마저도 즐거운 기억으로 둔갑되어 남아 있다.상처는 결국 아무는구나… 괴로운 일들이 뜻하지 않게 일어나지만, 결국 언젠가는 회복하고야 만다. 그걸 알면서도 얼마나 감정에 휩쓸려왔는가. 순간적인 기분에 결단력은 흐려졌고 쉽게 놓아버렸다.p217퇴장은 아쉽지 않았다. 다만 잊힌다는 건 두려웠다. 늙는다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기억의 힘을 잃어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