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이의 엄마인 워킹맘 작가는 알코올중독인 엄마를 사랑함과 동시에 미워했다.어린 시절 엄마와 다투고 빨간 색연필로 다이어리에 이영숙 죽어라이영숙 죽어라 라고 썼었다.며칠 뒤 엄마는 다시 술을 입에 댔다.어릴적 아버지와 이혼한 어머니는 외갓집에서 딸을 키우며 살았다. 이혼후부터 알코올중독에 빠진것 같았다.한번 술을 입에 대면 1~2주씩 사라지고 병원에 입원을 시켜야만 멈출수 있을 지경인 엄마는 알약을 못넘겨 토하며 울부짓는 딸을 두고도 술의 유혹에 넘어갔다. 수도없이 술에 취한 엄마를 외할머니와 데리러 다니고 엄마의 자리는 그렇게 비어있었다.그 빈자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사촌언니들과 보냈지만 채워지지 않는 공백이었다.결혼식을 며칠 남겨두고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다가도 술의 유혹에 빠져 연락두절된 채 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딸이 임신을 했을때도 출산을 했을때도 엄마는 곁에 있지 않았다. 딸이 잠시 아이를 맡겼을때도 술을 택하느라 손녀를 두고 사라져 버렸었다. 그런 엄마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엄마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드디어 중독의 족쇄에서 풀려났다는 생각이 들었단다.맨정신일때의 엄마는 세상 다정하고 딸을 사랑하는 분이셨다. 그렇기에 취했을때의 엄마에 대한 미움이 상쇄된게 아닐까?중독은 병이다. 본인의 의지로는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질병.단지 그사람이 의지가 약하고 강하고의 문제가 아닌것이다. 불행을 기억하고 쓰는 일이 치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불행 이라는 기억하기 싫은 그 시간마저도 다시 되돌아보면 그래도 조금은 덜 아프게 남아있게 되지 않을까?시간이라는 것이 완전한 치유를 주지는 못하지만 상처를 희미하게 해주기는 하니까.. 글을 읽으며 나의 이야기가 투영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마음이 복잡했다. 📚어떤 시간과 경로를 거쳐 그곳에 온지 모른 채 현재의 모습만으로 만난 우리는, 그렇게 만난 이들만이 줄 수 있는 서로의 몫이 분명히 있었다. p119 📚관계에는 적당한 선이 있어야 한다고 모두가 말했다. 그래야 나와 상대방을 지킬 수 있다고. p204📚양육자가 만들어준 평안한 환경에서 자라온 그만이 가질 수 있는 자원. 그것이 없는 나는 자주 불안했고 늘 쫓기는 것 같았다.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정적으로 사람을 다르게 보이게 하는 자원. 그에게서 그것이 보일 때면 나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자꾸만 셈하게 되었다. 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