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트럭으로 월 700만 원 번다 - ‘2,400명’ 창업인이 증명한 ‘배송 창업’ 성공 공식
김이화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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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서평단으로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솔직히 첫 느낌은 반신반의였습니다. 표지의 ‘월 700만 원’이라는 숫자가 흔히 보던 ‘월 천’과 달리 어딘지 현실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쉽게 따라가지지는 않았어요. 요즘 미디어에서 접하는 배송기사에 관한 뉴스는 대부분 안타까운 소식이었거든요. 사고가 났다거나, 과로로 쓰러졌다거나, 단가가 너무 빠듯하다는 이야기들이요. 그런 장면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월 700’이라는 숫자는 도리어 더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책을 펼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요. 북유럽 카페를 통해 서평단으로 만났다는 인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 주변에 쿠팡 배달이나 택배 배송을 하시는 지인이 한두 분 생긴 것이 컸습니다. 경기는 예전부터 좋지 않았다지만,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 분위기예요. 잘 되는 회사는 잘 되고, 잘 되는 식당은 잘 되지만 그 외의 가게들은 대부분 무겁게 버티고 있습니다. 나이 들어 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분들에게 가게 수익에 대한 부담이 얼마나 큰지,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무거워지는 시기예요. 그런 때에 ‘배송’이라는 일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저자 김이화 님은 배송인그룹 총괄팀장으로 7년 동안 2,400명 넘는 창업인을 코칭해 온 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은 동기부여보다 데이터와 짜임새 있는 설명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24쪽에서 저자는 ‘월 천 신화’를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월 천 신화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과 같은 불안의 시대가 만든 허상이다.” 처음엔 동경, 이어 조급함, 마지막엔 상처를 남긴다는 진단이 따끔했어요. 26쪽에서는 통계청 2022년 자료를 끌어와 월 1,000만 원 이상 급여자가 전체의 2.6%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을 인용합니다. “부는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 부는 천천히, 그러나 영구적으로 축적된다.” 27쪽의 마무리 문장은 오히려 위로가 됐습니다. “월 천 신화가 끝났기 때문에 이제 제대로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환상을 깨면서도 길을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었어요. 36~38쪽에서는 택배 시장이 2019년 27억 건에서 2024년 59억 건으로 약 두 배 가까이 늘었고, 1인당 연간 116.3회의 배송을 받는다는 수치를 보여줍니다. 39쪽의 산업별 생존율 그래프에서는 운송업이 상위에 자리한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어요. 40~42쪽에서는 새벽배송 시장이 2015년 4조 원에서 2024년 11.8조 원까지 성장했고, 변동성이 크지 않아 노선이 비교적 빨리 안정화된다는 산업적 특성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42쪽에서 저자는 배송이 더 이상 운에 의존하는 일이 아니라 계산 가능한 일이 되었다고 정리하는데, 그 대목에서 책 제목의 ‘월 700만 원’이라는 숫자가 처음으로 막연한 구호가 아닌 가능성 있는 목표로 다가왔습니다.

그렇다고 책이 장밋빛만 그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4장 ‘모르면 100% 당하는 함정들’에서는 읽으면서 마음이 서늘해질 만큼 솔직했어요. 134쪽에서 저자는 단호하게 적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137쪽에서는 ‘월 순수익 1,000만 원 보장’ 같은 문구가 경제적 불안에 놓인 사람들의 의심을 무력화하는 ‘심리적 방화벽’이 된다고 표현합니다. ‘이 기회만 놓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맹목적인 믿음이 어떻게 이성적 판단을 가로막는지, 차분히 풀어내는 문장들이 오래 머물렀어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대목은 145~147쪽 지입 사기 사례였습니다. 1톤 중고 경유탑차의 실제 시세는 1,000만 원 내외인데, 면접자는 3,500만 원에 차량을 떠안았고, 캐피탈 18.9% 고금리 대출까지 연결되었으며, 일감 배정마저 두 달간 미뤄졌습니다. 저자는 손해액을 차분히 계산해 보여줍니다. 차량 차액 2,500만 원, 5년간 이자 1,935만 원, 합 4,435만 원. “빚을 갚으려다 오히려 빚이 늘어나는 꼴이다.”라는 147쪽의 문장이 한참 동안 잊히지 않았습니다. 138~139쪽의 정보 비대칭 설명도 인상적이었어요. 생수 한 통의 시장 단가가 950원인데, 본사가 원단가를 공개하지 않아 실제 기사에게는 700원, 심하면 600원까지 떨어진다는 이야기. 하루 수백 개를 나르는 기사가 월 단위로 100만 원 이상 손해를 보는 짜임이라는 설명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책을 덮으며 저는 ‘월 700만 원’이라는 숫자를 이렇게 다시 정리하게 됐어요. 가능한 숫자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가능한 숫자는 아닙니다. 책 자체도 193쪽에서 “한 달에 700만 원에 가까운 수입”이라는 표현을 안정 궤도에 오른 사례에 한정해 쓰고 있고, 191쪽 마라톤 비유에서 “초반 5km가 가장 힘들다”고 말합니다. 192쪽의 “1년만 죽었다고 생각하세요.”라는 문장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차량 할부, 유류비, 보험, 유지비, 세금을 빼고 손에 남는 ‘순수익’으로 700만 원에 닿으려면, 초기 적자 구간을 견디는 시간과 정확한 정보 위에서 내린 선택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그 준비 없이 막연히 뛰어들 경우, 책이 보여주는 손실의 경로는 꽤 또렷합니다. 시세보다 두세 배 비싼 차량 강매(148쪽), 고금리 캐피탈 대출(146쪽), 단가 비공개로 인한 매달의 누적 손해(138쪽), ‘수수료 없다’던 계약이 사실은 급여에서 공제되는 방식(139쪽), 대형 물류센터 전속이라더니 실제로는 ‘쓰레기 노선’이 배정되는 사례(139쪽). 어느 하나만 만나도 무거운데, 사기 설계는 이것들을 동시에 걸어두기 때문에 한 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143쪽의 한 줄이 그래서 더 묵직했어요. “사기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누군가의 선의나 제도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사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책의 후반부, 5장 ‘초심 각서’ 대목에서는 분위기가 또 달라집니다. 배송인그룹은 면접 당일에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요(192쪽). 가능성을 부풀려 권하는 대신 “배송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최소 2~3달 이상은 군대 간다고 생각해야 해요. 그러니 지금 당장은 결정하지 마세요.”(193쪽)라고 말한다는 부분. 그리고 결심한 사람에게는 종이 한 장을 건네며 ‘왜 이 일을 시작하려는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힘들 때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적어 오라고 한다는 대목(194쪽). 법적 효력도, 회사 제출용도 아닌, 오로지 자신과 하는 약속. 누군가는 그 종이를 냉장고 문에 붙이고, 누군가는 트럭 운전석 선바이저에 끼워둔다는 묘사가 오래 떠올랐습니다.


루트매니저들이 실제로 적었다는 문장들도 인용해 두고 싶어요. “지금껏 모아둔 자본은 없지만, 까짓것 나도 1억 한번 모아 보자.” “내가 흘리는 오늘의 땀과 노력이 사랑하는 가족의 내일을 지키는 울타리가 된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197쪽의 마무리 문장은 서평의 마지막에 두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그들에게 배송업은 로또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고, 도박이 아니라 계산된 선택이며, 환상이 아니라 땀으로 일궈낼 현실이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이 가장 강하게 건드린 지점은 ‘정보가 능력보다 앞선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사무실에서도, 시장에서도, 결국 같은 노력을 했을 때 결과가 갈리는 가장 큰 변수는 정보의 정확성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됐어요. 저자는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말합니다(33쪽). 이 한 줄이, 직장과 가정에서 새 출발을 가늠해 보는 또래에게 작은 용기가 되어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두 부류의 분들께 권하고 싶어요. 첫째, 자영업의 무게에 지쳐 새 길을 가늠해 보고 싶은 4050 가장들. 식당과 가게의 수익 부담이 점점 무거워지는 시기에, 배송이라는 선택지를 환상이 아닌 데이터로 살펴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될 책입니다. 둘째, ‘월 천 신화’에 흔들려 본 적 있는 분들. 유튜브 알고리즘이 권하는 무자본 고수익 콘텐츠 앞에서 마음이 자주 흔들렸다면, 이 책의 24~27쪽과 4장이 좋은 균형추가 되어 줄 것 같아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5월의 끝자락, 햇살은 길어지고 거리에는 1톤 트럭이 부지런히 오갑니다. 그 안에 탄 누군가는 오늘도 ‘초심 각서’ 한 장을 선바이저에 끼워두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 모습을 떠올리니, 이 책이 단순한 창업서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정직한 안내서’처럼 다가왔습니다.


<나는 트럭으로 월 700만 원 번다>는 ‘월 천 신화’의 환상을 거두고 데이터·계약 구조·정보 비대칭을 차분히 펼쳐 보이며, 막연한 도전 대신 ‘준비된 사람에게만 열리는 길’을 정직하게 안내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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