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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가속하는 일의 효율화
하이토 겐고 지음, 콘텐츠연구소 옮김 / 정보문화사 / 2026년 4월
평점 :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즘 출퇴근길마다 AI 관련 기사가 눈에 띄더라고요. 보다 보면 "이거 내 얘긴데?" 싶을 때가 많아요.
저도 GPT나 Gemini를 매일 켜놓고 일하는 편인데, 막상 "잘 쓰고 있는 걸까?" 자문하면 답이 흐릿했거든요. 그러던 차에 북유럽 카페를 통해서 이 책을 만났습니다.

<AI로 가속하는 일의 효율화>는 프롬프트 모음집이 아니에요. 일을 "작업"과 "고민"으로 나눈 뒤, 사람만 해야 할 일과 AI에게 맡길 일의 경계를 다시 그어보자는 책입니다. 저자 하이토 겐고 씨는 6년간 기업 회계 책임자로 일하며 매출총이익률을 28 %에서 40 %까지 끌어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히토쓰나기 디지털"이라는 개념을 알리는 AI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책에 숫자가 자주 나와요.

읽는 속도는 꽤 빠른 편이었어요. 문장이 짧고, 사례가 구체적이라 출퇴근 두세 번이면 완독이 가능하더라고요. 다만 "기법 나열형 AI 책"을 기대하면 조금 다를 수 있어요. 프롬프트 예시는 적은 대신, "왜 이렇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두텁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 점이 좋았어요. 새 도구를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쓰는 사람 생각을 먼저 짚어주는 책에 가까웠거든요.

가장 오래 머물렀던 대목은 2장이었어요. 기획서 한 편을 만드는 데 3시간이 걸린다면, 그중 1시간은 "고민"이고 2시간은 폰트 맞추기·도표 위치 조정 같은 "작업"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파일 찾기 25분, 메일 수신자 입력 15분, 복사·붙여넣기 20분, 앱 전환 10분. 하루에 70분이 그렇게 사라지고 있다는 계산이 마음에 콕 박혔어요. 저도 엑셀 작업을 GPT로 옮기면서 시간이 많이 줄긴 했는데, 정작 어디서 줄었는지 설명하지는 못했거든요. 이 책 덕분에 "내가 줄인 건 작업이고, 고민은 그대로 남았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95점짜리 정렬, 90점짜리 메일 매너, 80점짜리 일관성이면 누군가에게 맡길 수 있다는 기준이 나와요. 완벽주의에 갇혀 있던 평소 습관을 가볍게 흔들어 주는 문장이었습니다. 4장의 "60일이면 충분하다"는 말도 비슷한 결이었어요. 100일 중 60일만 AI에게 물어보는 습관이 이어져도 충분하다는 거였습니다. 습관서에서 흔히 보던 "매일·반드시"의 압박이 없어서, 부담 없이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6장의 메일 작성법도 인상 깊었어요. 경어 레벨을 1에서 5까지 숫자로 지정해 AI에게 맡기고, 너무 딱딱하면 한 단계 낮추는 방식이었는데요. 저는 거래처 메일을 쓸 때마다 한 줄을 두세 번 고치는 편이라, "5점에서 시작해 4점으로 누그러뜨리고, 두세 문장만 더 다듬는다"는 3단계 흐름이 바로 적용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3분 정도면 80점짜리 메일이 나온다는 책의 설명도, 평소 메일 한 통에 30분씩 매달리던 저에게는 꽤 혹했어요.
7장은 톤이 살짝 달라져요. 기법보다 태도에 가까운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숫자를 정리하는 사람"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부분에서 한참 멈췄어요. 엑셀과 씨름하던 기획자 A 씨가 AI 도움으로 시간이 비자, "이 숫자가 무엇을 말하는가, 회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들여다보게 됐다는 사례였습니다. AI 에이전트 시대라는 말이 막연했는데, 이 장을 읽고 나서 "내가 의미를 찾아내는 자리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슬그머니 들더라고요.

아쉬운 점도 짚어둘게요. 사례가 일본 직장 문화에 가까워서, 경어 레벨이나 메일 매너 부분은 한국 환경과 결이 약간 다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리고 GPT, Gemini 같은 특정 도구의 화면이나 단축키는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를 기대한 분이라면 살짝 갈증이 남을 수 있어요. 저는 오히려 도구 의존이 적어서 오래 두고 볼 책이라는 인상이었지만요.
직장인, 자영업자, 크리에이터처럼 매일 반복 업무에 쫓기는 분들께 권하고 싶어요. 특히 GPT나 Gemini를 이미 쓰고 있지만 "내가 잘 쓰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드는 분, 또는 AI 에이전트 시대라는 말이 자꾸 들려서 마음이 조급해지는 분이라면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책이에요. 반대로 즉시 써먹을 프롬프트 100선을 찾는 분에게는 다른 책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AI를 잘 쓰는 법보다, 내 일을 다시 보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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