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 특별한 시간관리 수업 - 하버드생들은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쉬셴장 지음, 하정희 옮김 / 지니의서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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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요즘 들어 유난히 야근이 많아요. 퇴근이 늦어지는 날이 이어지다 보니, 직장인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너무 소중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BOOK U LOVE 카페에서 알게 된 책이 "하버드의 특별한 시간관리 수업"이에요. 회색 톤 표지에 부채꼴 시계 이미지가 차분하게 박혀 있는 게 첫인상이었어요. 요란하지 않고 책상 위에 두기 좋은 느낌이네요.



사실 시간관리 책은 예전에도 몇 권 봤어요. 자기계발 유튜브나 책에서 "하루 4시간만 자고 성공했다", "2시간만 자도 충분하다" 같은 문구를 흔히 보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느꼈어요.

요즘 의학 채널만 봐도 40대, 50대가 그렇게 자면 뇌출혈이나 과로사로 이어진다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오거든요. 잠을 줄여 시간을 짜내는 방식은 결국 수명을 갉아먹는 일이에요.


그래서 이 책은 좀 다른 결의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했어요. 수면을 줄이라는 압박이 아니라, 같은 24시간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이야기예요. 하루를 빼앗는 요인을 먼저 짚고, 목표를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른 사람과 일을 나누는 법을 배우고, 마지막엔 컨디션과 가족까지 챙기는 흐름이에요. 7개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한 번에 정독하기보다 챕터별로 골라 읽는 편이 더 잘 맞았어요. 문장은 어렵지 않고, 사례 위주라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편이에요.

가장 먼저 와닿았던 건 우선순위에 관한 챕터였어요. 미국 철강기업 베들레헴의 슈왑 회장 일화가 나오는데, 전문가가 백지 한 장을 주며 이렇게 말해요.


"내일 당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6가지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중요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긴 뒤 첫 번째 일부터 끝낼 것, 하루에 첫 번째 업무밖에 못 끝내도 걱정하지 말 것을 조언해요. 한 달 뒤 슈왑 회장은 2만 5천 달러 수표와 함께 "내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수업이었소"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해요. 단순한 방법인데도 한참 들여다보게 됐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중요한 순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나 쉬운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이 문장에서 한참 멈췄어요. 출근하자마자 메일함부터 여는 제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정작 그날 가장 중요한 보고서는 오후 늦게야 손을 대고, 퇴근 시간이 가까워서야 진땀을 빼는 날이 잦았어요.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은 다른 영역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손은 늘 급한 일부터 잡고 있었던 거죠.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건 업무위임을 다룬 챕터예요. 엔지니어 로렌스 이야기가 나오는데, 능력 있는 그가 팀장이 된 뒤 중요한 일은 자기가 다 처리하고 부하직원에게는 간단한 일만 맡겼대요. 결과는 짐작이 가시죠. 핵심 직원은 "더 이상 도전할 가치가 없다"며 회사를 그만뒀고, 로렌스는 결국 혼자 야근하며 일하게 됐어요.


40대 후반쯤 되면 실무자이자 관리자 역할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도 그래요. 사실 팀 직원들한테 일을 맡기고 나면, 뒤에서 다시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떤 날은 차라리 제가 직접 처리하는 쪽을 택하기도 했어요.

이 챕터를 읽으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단기적으로 보면 내가 하는 게 빠르겠지만, 길게 보면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위임하고, 반복되는 업무는 시스템화해서 흘러가게 만드는 쪽이 맞는 방향이라는 거예요. 처음 한두 번은 확인하는 시간이 들더라도, 그 과정을 거쳐야 직원도 성장하고 저도 정작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요. 책에서 직접 그렇게 정리해 주는 건 아니지만, 챕터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닿게 된 결론이에요.

이 챕터에서 인용된 비유 하나가 오래 남았어요. 중국 전통의학에서 "통하면 아프지 않고, 아프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을 끌어와서, 팀 내부 업무가 막히면 결국 외부 고객 불평으로 이어지고 회사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풀어내요. 업무위임을 단순한 분배가 아니라 '흐름'으로 본다는 점이 신선했어요. 내가 다 들고 있으면 막히는 거구나. 그렇게 받아들이니 일을 넘기는 게 미안한 일이 아니라 팀을 위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고경영자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마이클 조던이 농구경기를 같이 할 팀원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역사상 살아있는 레전드,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불리는 조던도 결국 팀이 있어야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비유가 인상 깊었어요. 혼자 다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말처럼 들려서,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컨디션 유지 챕터가 좋았어요. 처칠이 70세 고령으로 2차 대전을 지휘할 때의 일화가 나와요. 매일 점심 후 한 시간 낮잠, 저녁 후 두 시간가량 휴식, 차로 이동할 때도 눈을 감고 쉬었다고 해요. 건강 비결을 묻자 처칠은 이렇게 답했대요.

"비결은 제복을 벗는 순간 책임감도 내려놓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한참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요즘 주변을 보면 본업에 투자에 쓰리잡까지 뛰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워킹맘 동료들은 퇴근 후에도 육아와 살림으로 또 다른 출근을 시작하고요. 다들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더 부족한 건 '책임감을 내려놓는 시간'이 아닐까 싶었어요. 책에서는 거창한 휴식법 대신 쉽게 해볼 수 있는 것들을 권해요. 그중 제 눈길을 끈 건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사무실에서는 쉬지 말고 잠깐이라도 밖으로 나가 맑은 공기를 마시라는 것. 다른 하나는 동료와 5~10분 정도 일과 무관한 수다를 떨라는 것이에요. 자리에서 모니터만 노려보며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거죠. 당장 내일부터 점심 후 10분만 사무실 밖을 걸어볼까 싶었어요.


아쉬운 점도 있어요. 사례가 외국 인물 중심이라 한국 직장 문화와 결이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요. 업무위임 챕터에서 '책임, 권리, 이익'을 함께 위임하라는 원칙이 나오는데, 한국식 위계 문화에서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잖아요. 또 챕터별로 강조하는 메시지가 비슷하게 반복되는 구간도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 필요한 챕터를 골라 읽는 쪽이 효율적일 거예요.

비슷한 또래의 직장인에게 권하고 싶어요. 특히 실무와 관리를 함께 맡은 분들, 후배에게 일 맡기는 게 어색한 분들, 본업 외에 부업이나 투자까지 손대고 있어 시간이 늘 모자란 분들이요. 워킹맘처럼 하루를 여러 역할로 쪼개 사는 분들에게도 우선순위 챕터는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책을 덮고 나니, 시간관리는 결국 얼마나 쥐어짜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둘 것인가의 문제구나 싶었어요. 잠을 줄여 만든 시간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두는 하루가 결국 더 멀리 가는 거잖아요. 오늘 밤은 메모지 한 장 꺼내서 내일 할 일 여섯 가지를 적어보려고요. 첫 줄에 무엇을 쓰게 될지, 그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아요.


하루 4시간 자며 버티는 삶이 아니라, 같은 24시간을 다르게 설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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