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2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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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 때, 나는 종종 내 노동력을 파는 게 아니라 내 시간을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는 아첨하는 기색 하나 없이 당신을 칭찬한다. 당신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건 당신이 아주 오랜만에 듣는 당신에 대한 칭찬이기 때문이다. 원래 피부가 이렇게 좋으세요? 연예인보다 더 모공이 쫀쫀하신 것 같아요. 손 모델 하셔도 되겠어요. 손가락도 이쁘시고 네일 바디가 잘 잡혀 있어서. 피부과나 네일 숍에서 듣는 칭찬과 달리 방금 들은 칭찬은 당신의 몸이 아니라 당신이 실제로 해낸 일에 대한 것이다.

너는 그걸 왜 못해. 아우, 나는 못하겠더라. 내가 뭐 좀 누르려고 하는데 화면이 그냥 사라지더라고. 짜증이 나서. 네가 엉뚱한 거 눌렀나보지. 그거 안 배우면 늙는 거야. 이미 늙었어. 늙는 게 뭐 어때서. 그거 못하면 햄버거 가게 가서 주문도 못한다 너. 우리 딸이 맨날 나한테 햄버거 먹지 말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안 먹어? 아니, 먹지. 딸이 못 먹게 해서, 이렇게 밖에 나오면 더 먹지. 콜라도 먹고. 먹지 말라는 게 제일 맛있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지, 그 사람이 이렇게 돼주었으면 하는 것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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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심상한 몸짓에서 위태로움과 쾌감이 심지에 도달한 불꽃처럼 터져 나오고, 천 년을 살았어도 깊게 느껴본 적 없던 격정의 포말이 미아를 덮쳐온다.

사람의 삶은 신이 머금은 한 번의 거대한 냉소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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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람들이 사랑이 많죠. 거의 심장을 내놓고 다니는 수준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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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양이 묻은 언짢음. 예의바르지만 단호한 거부. 나는 못 들은 척 넘겼지만 어쩐지 거절당한 기분으로, 어쩐지 도둑맞은 감정의 주인으로서, 그와 나의 신분 차이를 다시금 환기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상대를 찾는 일이 정말 드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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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손잡은 거 후회하지 않아?"
"글쎄요. 이것 말고도 후회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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