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미트 - 인간과 동물 모두를 구할 대담한 식량 혁명
폴 샤피로 지음, 이진구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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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게 된 계기

얼마 전 읽었던 <세계미래 보고서 2020>에서 처음으로 배양 고기, 실험실 고기, 클린 미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클린 미트가 출간되어 너무너무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관련업계 종사자도 아니고, 사실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며 다만 앞으로 클린 미트가 시중에 출시된다면 이것을 사 먹을지도 모르는 잠재 고객의 시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알고 보니 내가 이미 아는 분이었다. '도살에도 자비를'이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동물보호단체의 설립자인 폴 샤피로가 바로 클린 미트의 저자이다. 치킨을 사랑하는 나를 한동안 치킨을 끊게 만들었던 다큐멘터리에서 작가의 얼굴을 본 것이 생생하다. 지독히도 비인도주의적이었던 가금류 축산업의 실태는 한동안 고기 애정자인 나의 입맛도 떨어드릴 만큼 강력했다. 물론 그러고도 그다지 실천적이지도 깨어있지도 않았던 나는 다시 치킨을 사 먹었다. (쓰고 보니 난감하다. 너무 솔직하나 싶지만,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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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부터 아주 유명한 분이 써주셔서 이 책이 출간된 미국에서 얼마나 열렬한 반응을 가져왔을지 짐작이 된다.



37쪽

당신 손에는 두 가지의 동일한 제품이 있습니다. 하나는 소를 도축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소를 도축할 필요도 없는 데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어는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스타트업을 이끄는 사람들의 소망은 이런 선택지를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모던 미도, 햄턴 크릭, 멤피스 미트, 모사 미트, 핀레스푸드, 슈퍼 미트, 퓨처 미트 테크놀로지, 퍼펙트 데이, 클라라 푸드, 볼트 스레드, 비트로 랩스, 스파이버, 젤토 외 여러 기업들은 거대 자본의 힘에 기대고 있는 식품 및 패션 산업을 부너뜨리고 궁극적인 혁명을 일으킬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 책의 전체 줄거리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축산업의 방식으로 인간이 원하는 고기와 동물 생산물을 얻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위에 적인 스타트업들이 세포 농업을 통해 가격도 적절하고 환경파괴도 하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진짜 고기 및 동물 생산물을 제공하려는 과정과 성과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미래에는 실험실에서는 만들어낸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한 문장에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니, 우선 그 열정과 꾸준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이를 알아보고 스타트업에 투자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굵직한 인사 및 회사들의 투자도 인상 깊다.

이런 점이 좋았다.

첫째, 이 책에서는 정말 이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를, 청정 고기를, 즉 클린 미트를 실제 소비자들이 먹기까지 넘어서야 할 기술적, 철학적 장벽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무조건 클린 미트, 청정 고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만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클린 미트의 엄청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점들도 반대편의 입장에서 자세히 기술해 놓았다. 기술적 장벽과 제도적 장벽은 내가 아는 바가 없으니 그다지 할 말이 없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나도 내가 먹기로 결정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기에 특히 마음에 들었다.

둘째, 어떻게 소비자를 청정 고기, 클린 미트에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다루는 부분이 흥미롭다. 사람들은 GMO라고 하면 경기를 일이 킬 만큼 거부반응을 보인다. 나 또한 모르면 모를까 알고는 안 먹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작 그 의미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클린 미트로 대변되는 합성생물학과 미생물학, 세포 농업 등 식품과학의 대변혁인 청정 고기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다. 실제로 모르던 부분들이 많이 다루어져있어서 새롭게 의미를 알게 된 부분이 많았다.

소감

다 읽은 후, 들었던 생각은 일단 기존의 축산업으로는 더 이상 늘어나는 인구와 고기 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전 지구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클린 미트가 현재 우리가 육류를 구입하는 가격과 비슷한 정도의 가격대와 맛을 보장한다면, 난 우선 먹을 의향이 있다. 다만 내 아이에게는 먹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은 식품 안정성을 완전하게 담보한다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이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단 1퍼센트라도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면 아이에게는 그 고기를 주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보건대, 모사 미도에서 가죽 등을 이용한 패션으로 접근하는 것도 나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고기 먹기를 멈출 자신은 없지만, 혁신을 보고 처음에 두려워하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결론, 나는 먹을 의향이 있다.



그리고 이 세포 농업 스타트업에 투자할 생각도 있다. 나 같은 개미가 접근하기 쉽게 세포 농업 ETF 상품으로 하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바로 매수할 의향이 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수많은 스타트업, 연구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기꺼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알 수 있도록 해준 폴 샤피로의 책, 클린 미트를 읽을 수 있어서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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