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학교 | 돈 - 돈에 관해 덜 걱정하는 법 인생학교 2
존 암스트롱 지음, 정미우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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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었을 때,

가장 흔하게 듣는 대답 중 하나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이 대답의 좀 더 단순한 해석은 결국 나는 하고 싶은 일을 잘 모르겠는데

일단 재화를 확보한 뒤 실현 가능성을 높여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식이 될 수도 있겠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돈의 문제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욕망이나 환상과 연결된 문제이고

이러한 부분들을 정확하게 다루는 것은 이와 얽혀 있는 막연한 걱정을 가라 앉히고 일련의 과정에 적절한

현실성을 부과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접근은 욕망의 실현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재화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되는지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되며 '반복되는 노동'이 가져다 주는 '소진의 불안'을 통제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

 

'돈에 대해서만' 걱정하는 것은 이와 연관된 심리적인 문제들을 구체화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연기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영원히 후일만을 도모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이 책에 접근해 봤을 때 약간의 불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판형에 비해 큰 활자와 사진들이 간간히 포진해 있는 이 책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될 것 같은데, 돈이라는 주제를 다루기에는 그 분량이나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돈에 대한 걱정의 심리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자신의 목적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 이에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재화의 수준과 행복감, 만족감이 지속적으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니 너무 집착하지 말고

부자들도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니 자기 비하를 심하게 하지 말라는 것은 알겠는데..

 

책이 기본적으로 입문서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친절하게 첨부된 참고 서적들을 보면서 더 깊은 사유의 단계로 나아 갈 수도 있겠지만

책, 너는 제목이 '인생학교'라는 거창한 타이틀인데 왜 이렇게 또 다시 입문서 인 것인지 모르겠다.

기대와 그에 대한 배신의 기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별 셋 이상은 절대 줄 수가 없을 것 같다.

(별 점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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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roquai - Travelling Without Moving [Collector's Edition][리마스터 2CD] - 20th Anniversary Reissue
자미로콰이 (Jamiroquai)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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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짜리로 갈아타면서 다시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세월을 뛰어넘는 명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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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용 - 2집 Look Back
고찬용 노래 / 푸른곰팡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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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웨이브`나 `보다`의 연말 리스트에서 이 앨범이 언급되지 않은 것이 좀 속상했다. 흡사 한국의 도널드 페이건 같은 보컬의 노련함과 앨범 전반의 완결성을 보여준다. 로우 파이 사운드에 지친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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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eknd - Trilogy [3CD]
위켄드 (The Weeknd)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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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이 정도 구성과 퀄리티에 13400원이면 그냥 꼭 사야된다는 이야기밖에 안됨. 각 앨범에 따른 속지랑 해설도 깔끔함. House of Balloons만 기다리다 갑자기 이게 무슨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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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의 120일 동서문화사 월드북 201
사드 지음, 김문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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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단호하게 판금 조치를 때려버린 결정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단체의 이름으로 내려졌겠지만 그래도 최종 결정자는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그 양반은 꽤 올드 패션드한 새디스트임에 틀림이 없다.

 

가학과 피학의 심리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작동한다는 것은 일종의 상식인데,

잔혹한 가학 행위로 점철된 소설을 출판한 뒤 사드 그 자신이 법적인 감금의 대상이 되는,

피학적인 포지션으로 이동하게 되었다는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항상 함께 간다는 것 말이다.

가학적 행위에서 쾌락의 자양분을 빨아들이는 이들이

어느새 그 가학의 대상과 심리적 동일성을 경험하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도 나오듯,

가학적 행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그 대상을 결박하고 눈을 가리거나 입을 틀어 막아버리는 식의 일련의 행위들인데

책에 대한 판금 조치 역시 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위대한 점은 그 내용 자체보단

어떤 사회가 이 책을 다루는 방식에서 다양한 시사점들을 유발한다는 데에 있다.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반복되는 행위에 대한 묘사 속에서 지루함이나 피로감만 쌓이는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그나마 19금으로 수정이 된 것은 다행이지만,

신중한 논의 없이, 하나의 사조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되는 고전에 대해 판금 조치를 날리는 것은

그 행위의 주체가 굉장히 즉각적이고 유치한 방식으로 

불특정 국민에게 '힘을 과시하고 강제하려'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사드적 환상(가학-피학의 관계)을 실현하려 했고

스스로가 이 플레이에 있어 매우 미숙한 수준의 기술자라는 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 버렸다.

 

사드가 또 다시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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