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절한 미술책
페런 깁슨 외 지음, 박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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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가면 뭔가를 느껴보려고 하지만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어 난감하다. 사람들은 저마다 귀에 오디오가이드를 꼽고 뭔가를 알아듣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지만 다 똑같아요. 다 몰라요.

비난이 비판보다 쉽고 평론은 창작보다 쉽기 때문에 뭔가를 제대로 알아내기는 얼마나 번거로운지. 정답이 있을 것 같아서 찾아 헤매다가 마주하는 내 얼굴에 어떤 즐거움이 있는가. 그게 내 것이 아니어서 나는 그걸 찾아도 망설인다. 이거... 맞나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정답은 니껀데. 내가 발화한 그 이야기가 내 답이라고 외치는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 답을 찾는데는 손품 눈품 발품 밖에는 방법이 없지않나 싶고. 똑똑한 AI가 옆집에 사는 시대에도. 감상까지 기계에게 맡기지 말라고, 맡기고 뭘할 참이냐고 묻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평론가들이 이런 책을 발간하기도 하는 것이구나싶다. 인류애적 관점에서.

사조 이전에 나에게 말을 거는 그림 한 점을 찾는 즐거움을 만끽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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