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초 독일의 소수민족인 소르브족 전설의 여러 모티프를 긴장감 넘치게 엮어 낸 <크라바트>는 열네 살 소년 크라바트가 꿈속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마술사의 검은 물 방앗간에 들어가 다른 열한 명의 직공들과 함께 까마귀로 변신하며 마술을 배운다. 굴종적인 생활의 고통을 경험 하기도 하고, 마술을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동료들과 우정을 쌓으며 성장해 가던 크라바트는 방앗간을 둘러싼 무시무시한 비밀을 알게 된다. 🔖 “살아 있는 동안 그런 친구는 다시 만나지 못할 거예요.”“그런 일을 장담할 수 있을까?” 유로가 물었다.“예, 장담할 수 있어요.” 크라바트가 말했다. “그만큼 좋은 친구는 두 번 다시 없을 거예요.” (p. 137) 🔖 “코젤브루흐에서 보내는 일 년은 바깥세상에서의 삼 년에 해당돼. 넌 이곳에 온 후로 일 년 만에 훨씬 더 나이가 들었어. –정확히 세 살 정도 말이야.” 미할이 말했다.“하지만 그런 일은 불가능해요!”“가능해. 이 방앗간에서는 온갖 기이한 일들이 가능하단다. –그 정도는 이미 알 때가 되었을 텐데.” (p. 143~144) 소중한 것들과 부과 권력을 누리는 안락한 삶의 가능성과 대립하게 되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크라바트는 자유를 찾기 위해 마술 대결을 펼치며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 칸토르카는 물동이에 든 부활절 물을 숄 자락에 조금 적셨다. –한 마디 말도 없이 그녀는 크라바트의 이마에 그려진 액막이 별 표시를 지웠다.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마치 당연하다는 듯 주저함도 느껴지지 않는 다정한 손길이었다. 칸토르카는 마치 크라바트에게서 그 어떤 오점을 지워 주고 있는 것 같았다. 크라바트는 한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칸토르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그리고 칸토르카가 자신을 마주 보고 있다는 사실이 한없이 고맙게 느껴졌다. (p. 292) 🔖 “우리가 아는 마술과는 다른 마술이지. 글자 하나하나, 주문 하나하나 애써 익혀서 배우는 마술이 있어. 그건 마술 전서에 씌어 있는 그런 마술이지.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마술도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마술 말이야. 이해하기 어렵겠지. –하지만 넌 그걸 믿어야 해, 크라바트.” (p. 353) 성장의 과정에서 삶의 여러 과정에서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크라바트>는 청소년 뿐 아니라 이 이야기를 읽는 모든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선택하는 동시에 다른 무언가는 버리게 되기도 하고, 선택에는 고통과 아쉬움이 따를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알려주면서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 무엇인지도 함께 알려준다.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성장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성장 판타지 이야기 속에서 의미 있는 삶의 모습을 바라보게 해주고 용기와 신뢰, 사랑과 연대의 소중함과 성숙과 자유를 향한 선택에는 어떤 책임과 대가가 따르는지 보여주고 있다. * 비룡소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