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흔든 시 한 줄 - 아프고 외로웠던 나를 지탱해준 청춘의 문장들
정재숙 엮음, 노석미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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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흔들리며 산다. 크게 흔들리든 작게 흔들리든 그 흔들림은 각각 저마다의 고통이다.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보여지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흔들림을 겪어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의 답이 이 책에 있다.


인생의 잠언 혹은 좌우명이 되는 한 문장. 흔들리는 힘든 시간을 그 문장을 곱씹고 되세기며 마음에 새겼다고 하는 한 마디. 많은 성공했고 유명한 사람들의 격언이 이 책에 짤막하게 모아져 있었다.


책의 구조는 단순하다. 앞페이지에 시 한편이 소개되어 있고 뒷페이지엔 어떻게 그 문장을 접했는지,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짧은 문장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에 대한 생각과 의견들이 적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시 편은 박정찬 교수가 뽑은 시였다.



우리는 앞을 보고 또 뒤를 본다.

그러나 찾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

우리의 가장 진지한 웃음 속에는

약간의 고통이 배어 있고

우리의 가장 달콤한 노래는

가장 슬픈 생각을 얘기하는 것.


- 퍼시 비시 셸리 「종달새에게」 중에서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는 것. 설탕마냥 달지만은 않은 인생. 웃음 속에도 약간의 고통은 있기 마련이라는 통찰이 있는 이 구절이 공감된다. 「종달새에게」라는 시 전체를 찾아 감상해 봐야 겠다.


또 엇그제 드마라 킬미힐미에서 화제가 된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에서 나왔던 구절 '바람이 분다, 살아야 겠다.'에 대한 언급도 2번이나 있어서 반가웠다. 폴 발레리의 시를 처음 접했지만 비극 속에서도 희망,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는 시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든다.


그밖에도 각계의 인사들이 뽑은 인생의 나침반같은 문장들이 많이 있었는데.. 본편을 다 읽고 엮은이의 말(일종의 후기)을 보니 중앙일보에 연재된 '시가 있는 아침'에서 소개되었던 시들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느낀 게 시를 좋아하고 의미 있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꼭 그것이 시가 아니더라도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힘들때 곱씹어 보고 힘을 낼 수 있는,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지침이 되는 문장을 하나씩 가지고 살 수 있다면 성공하는 삶으로 이어질 것 같다. 마음 속에 하나 쯤, 나 자신을 대표하는 문장을 품고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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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내 곁엔 사랑하는 이가 없었다
김경주 지음 / 열림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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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극은 처음 접해본다. 저자인 김경주 작가는 시인이자 극작가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두 장르를 결합했다. 낯선 장르지만 조금은 익숙한 건, 희곡이라는 형식 안에서 시적인 대사들로 마치 연작시가 이어지듯이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인 것 같다.

 

 

네 명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등장인물은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한 소외된 존재들이다. 다리가 없기에 고무로 하체를 감싸고 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김 씨. 그런 김 씨를 눈오는 거리에서 구출한 파출소 직원 노인. 파출소 근처 무덤의 유령 사내. 그리고 김 씨의 외국인 아내.

 

 

시극은 내내 대회로 이어진다. 알 수 없는 대화의 나열. 알 듯, 모를 듯한 대사들. 다리가 없는 김 씨의 고무하체는 지느러미가 되고 김 씨는 그의 인식에서 물고기가 된다. 그는 파출소 직원과의 대화속에서 자신을 '아가미만 살아 있는 물고기'라고 지칭한다.

 

 

우연히 만난 김 씨에게 하나 뿐이었던 존재인 아내는 어느 날 갑작스레 김 씨를 떠나버렸다고 말한다. 아내는 김 씨에게 단 하나의 위로였고 곁의 사람이었다. 비록 거리에 김 씨를 내려놓으며 구걸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지만. 

 

 

절망. 기다림. 고통. 애증. 뒤범벅된 감정속에서 김 씨는 죽음을 이야기하고, 그런 그를 위로하는 파출소 직원 노인이 있다. 둘의 대화가 이어질 수록 서로가 가진 상처가 드러나고, 그 상처들속에서 역설적으로 김 씨와 파출소 노인은 위로와 평안을 느낀다.

 

 

바닥 인간. 다리가 없어 땅과 배를 맞댄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훨씬 낮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김 씨. 김 씨를 보는 거리의 사람들의 불쾌함 혹은 동정.. 그리고 다시 사람들을 보는 김 씨의 시각. 그런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김 씨를 보는 파출소 노인의 시점. 노인의 위로에 바닥인간인 자신에 대해 말하는 김 씨. 돌고 도는 시각의 꼬리물림 속에서 존재 할 리 없는 유령사내와 곁에 있을리 없는 김 씨의 아내가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혼재되어 있어서 한 두번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한번 그리고 두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들을 다시한번 곱씹어 봐야 겠다.

 

 

다소 어려운 내용이지만 시극이라서 연극으로 만들어지면 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단점이자 장점인 것이 있다. 희곡의 극적인 느낌, 절정의 드라마틱한 장면보다는 대화에서의 '말'로 연결되는 절정을 추구하고 있어서, 시각적인 재미라던지 등장인물의 감정의 극에 이른(ex증오,사랑,복수) 카타르시스는 거의 없다는 것.

 

 

그냥 생각을 하게 한다. 다리가 없는 고무인간 김 씨와 아들과 아내를 잃은 파출소 직원과 유령 사내의 대사들을. 소외되고 고독한 바닥인간들과 인생에 대해서, 눈물에 대해서. 그래서 책을 덮었을 땐 멍한 여운이 남는다.

 

 

책의 제목 '내가 가장 아름다울때 내 곁엔 사랑하는 이가 없었다'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동사서독의 대사라는데 시간이 날 때, 이 영화를 찾아보고 싶다. (마지막페이지에는 이 극에 대한 해설이 붙어있는데 영화와 관련해서 극을 해석해준다.) 영화의 어떤 장면에서 이러한 대사가 나왔기에 그 대사에 감화된 저자가 이런 극을 쓰게 되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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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이룸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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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점수를 위한 공부와 같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 보다는, 스스로를 위한 공부인 호기심에 기반한 공부를 하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따라서 이 책은 독학에 대한 노하우보다는 독학을 하기위한 자세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독학. 스스로 공부하기. 쉬울 것 같지만 다양한 이유로 독학은 제동이 걸리게 된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된다. 당장은 독학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 모든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익숙함도 문제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렸을때의 호기심과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한 생각같은 것들은 점점 퇴색되어간다. 호기심과 궁금증은 모든 공부의 밑바탕이라는데 이러한 기본 베이스를 잃어가는 것이다. 궁금한 것이 없으면 배울 수 있는 것이 없다. 목적지 없으면 그저 풍랑에 휩쓸려 버리듯이 무엇을 배워야 할 지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여러 이유로 독학을 등한시 하게 되어 버리는데 핑계를 대지 말고 지금 당장 "책"을 읽으라는 조언이 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말고 즉시 실천하는 것. 난해하고 두꺼운 책을 겁내지 말라는 것. 모든 독학에는 "책'이라는 조력자가 있다고 한다. 이 조력자에게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갈 방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책에는 유독 독서법에 관한 내용이 많다. 책에 밑줄 치며 읽으라는 조언. 그렇기 위해서는 책을 구매해 소장해야 한다는 조언. 도서관에서 빌린책은 반납할때 얻은 지식도 같이 반납된다는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조언들까지.

 

 

또 독학으로는 정말 쉽지 않아보이는 외국어 독학법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일단 모국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내용과 단어 어휘 수를 늘리고, 문법에 맞는 문장을 연습하고, 읽어 나가야 한다고 한다.

 

 

끝으로 독서를 바탕으로 좀 더 세밀한 조사 연구가 필요할 경우에 그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안내되어 있다.

 

 

저자는 '살아 있는 지식'이란 말을 강조한다. 학교에서 주입식으로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해봤자 그것은 자신이 정말 궁금해서 알아둔 것이 아니기에 시험후에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정말 궁금함을 가지고 노력해서 찾아본 내용은 잊어버리지 않는다. 자신 안에 살아 있는 지식이 되기 때문이다.

 

 

독학은 이러한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해 가는 과정이며, 때문에 삶에 있어 정말 중요한 과정이다. 이책 "독학"의 내용처럼 당장 필요하지 않는다 해서 등한시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조금씩 투자를 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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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의 여제
박소연 지음 / 라비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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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이나 인명 등 에서 중국풍이 묻어나는 판타지로맨스 소설이다. 판타지인 만큼 라샨족, 제월족, 신민족 등 이 책만의 고유 배경이 있다.

 

 

평범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체력과 재생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와 비례하여 짧은 수명을 가진 라샨족. 라이 메이린은 그런 라샨 족 중에서도 가장 피를 진하게 물려받은 족장의 딸이다. 짧은 수명 때문에 종족의 유지를 위해서 결혼과 출산의 의무를 져야하고 라이 메이린의 오빠인 진은 그녀에게 계속해서 결혼할 것을 종용한다.

 

 

라이 메이린은 차이얼진의 영주관에서 몰래 빠져나와 타국으로 가기 위해 노예상의 배를 탄다. 하지만 배안에서 심하게 다친 여신현을 만나고 그를 구하기 위해 노예상의 배에서 깽판을 치던 도중, 여신현을 찾으러 온, 리 헤이신을 만나게 된다.

 

 

성격이 더럽고 까칠한 미남자 리 헤이신을 본 순간, 그 라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 위장 약혼 및 차후에 파혼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선 여주는 헤이신에게 위장 약혼을 제안한다. 그런데 의외로 그는 감정없는 약혼, 인생을 담보로한 거래는 할 수 없다며 거부하는데..

 

 

여차저차해서 둘은 약혼을 하게 되었지만 그 조건으로, 여주인공 라이 메이린은 1만냥을 기본금으로 1년에 순매출 5만냥의 이윤을 내야한다. 그러지 못하면 리 헤이신의 배에서 쫓겨나 다시 고향 차이얼진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의 계약을 한다.

 

 

그리고 여행, 모험이 이어진다. 배를 타고 도착한 새로운 정박지와 새로운 사람들. 음모와 위기..

 

 

여주인공이 활달한 성격이고 1인칭으로 쓰인 부분이 많아서 글의 분위기도 활달하다.

 

 

여주 왈 "걱정 마, 나는 파도처럼 찾아와서 바람같이 사라지는 여자가 될 거야." -p88

 

 

라샨족 여성 특유의 몸놀림도 가볍고 힘도 괴력이라서 체력적으로 아주 생명력이 넘쳐 원숭이처럼 여기저기 날렵하게 움직여 남주 리 헤이신도 애칭(?)으로 메이린을 원숭이라고 부른다.

 

 

사건중심의 전개가 분량의 다수를 차지해 로맨스를 많이 기대하고 읽는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클라이막스부분이라 사건도 절정에 이르고 사랑도 피어나지만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 로맨스 보다는 상단을 중심으로 일 내용과 악당들의 꼬리를 잡기 위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제목의 "상단의 여제" 스러운 면모보다는 여주가 상단의 원숭이 같은 느낌이어서 음.. 여제 스러운 면모는 드물었다. 착하고 곧은 심성의 주인공이지만 재미있는 쪽은 악당이었던 치월의 여왕 쪽인 거 같다. 피의 복수, 핏값 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인생이 목적이 복수인것 같은 복수의 화신. 이 인물이 뒤에 어떻게 되었나 뒷이야기는 안나오는데 궁금하다.

 

 

어쨌든 해피엔딩. 500p 읽을땐 굉장히 길어 보였는데 다 읽고 나니깐 뒷이야기가 더 필요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ps.그리고 표지는 안습.. 여주 라이 메이린의 생김새에 대한 상상력을 갉아먹고, 별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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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 1 - 앨리스 노벨
김휘빈 지음, 가지구이 그림 / 앨리스노블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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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 소설중에서 가장 재밌게 봤어요. 아셔가 아련아련한데 ㅋㅋㅋㅋ
재밌어요. 역시 우리나라정서엔 국내작가님이 쓴 글이 더 잘맞는듯..
다음권도 정말 기대되구 일러스트도 진짜 맘에들어요.
담권 빨리 나왔음 좋겠다... TL에서 간만에 즐겁게 본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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