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글쓰기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차윤진 옮김 / 북뱅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독자가 많이 기대하도록 지은 것 같다. 제목과 책소개에서 내면의 마이너스적인 감정을 '버리는 글쓰기'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는데, 그와는 많이 다른 내용에 아쉬움이 든다. 글쓰기에 대한 팁이라는가 정보 전달보다는  수필적인 느낌이 나는 책이었다. 그래서 술술 읽기는 편했는데 내용의 요점이 불명확해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의 대표작은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가 있고, 그 외에도 글쓰기에 대한 안내서를 다수 집필했다는데, 왜 이책은  모호하게 쓰였는지 모르겠다. 책 초반에는 저자의 개인적인 신앙인 '선'이라는 명상법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데, 그녀의 일본인 스승에 대한 이야기와 선 수련이라는 내용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공감이 안될 뿐더러 지루했다. 나탈리의 글의 시작이 '선'이라는 명상법으로 내면을 다스리고, 거기서부터 출발한다고 하더라도 불확실다수의 독자에게 이것이 어떠한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장점은 수필식으로 쓰여서 책장이 잘넘어가고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일상적인 모습과 생각들을 꽤 재미있게 쓰여있다는 점이다. 나탈리는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기도 하는데, 그녀의 조언들은 생각해 봄직 하다. 106p에서 "작가는 두려움 때문에 피하는 경우가 많다. 글이 진실과 너무 가까워지면 불안해한다. 아니면 그냥 게을러서 그럴 수도 있다. '그 부분을 파고들기 귀찮아.' 더 들여다보면, 사실 그 게으름은 두려움의 탈을 쓴 타성이다." 민감한 부분에 대한 회피는 글을 밋밋하게 한다는 "직시"하라는 조언인데 쉬워보이지만 실제 글을 쓰면 정말 어려움 점인 것 같다.


그리고 무지하게 공감하는 내용이 하나 있었는데 74p 2번째 문단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었다. 사람들은 착한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 만약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이 이랬으면 어떨까?  '행복한 가족은 모두 닮았다.' 우리는 잔인한 충동, 벌거벗은 욕망을 읽고 싶어 한다. 우리는 작가가 직접 그곳으로 우리를 데려가 주길 바란다."


뻔한 내용,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무난한 것들은 현실에 이미 충분하다. 독자들이 소설을 읽은 이유는 뭔가를 느끼고 싶기 때문인데 문학적 언어로 카타르시스라고 불리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책속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심장을 쾅 내리치는 느낌? 두근거림? 그런 것들을 원한다. 흥미위주의 독서라고 비판받을 순 있지만, 최소한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잘 쓰인 작품들은,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 책이 어떤 장르라도 그렇다.


결국 이책 '버리는 글쓰기'가  주는 메시지는,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인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고 당신의 글의 중심부에 도달하라."는 것인데, 그녀가 자주 언급하는 선이라는 명상법도 자신의 내면의 중심부에 도달하라는 취지인 것 같다. 글쓰기에 대한 조언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가볍게 읽어보기엔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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