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락 말락
바나 지음 / 다향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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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속마음이 보이는 피곤한 능력에 성격까지 까칠해진 남자.

대호 그룹 이사, 진상진.

그리고 그에게 고용된 만능 가사 로봇 같은 여자.

가사도우미계의 스카우트 1순위, 이지안.

 

* * *

 

변주된 신데렐라물. 전형적이지만은 않은 독특한 느낌의 신데렐라물이다. 가사도우미 여주와 고용주 남주. 뭔가 너무 뻔해보이는 조합인데 막상 읽어보면 그렇진 않다. 이야기를 잘 풀어낸 것 같다.

혼자사는데다 까칠한 성격탓에 수시로 가사도우미를 새로 구해야 하는 남주 진상진. 그에게 친구 문혁은 이번엔 다를거라며 특A급 가사도우미를 소개해준다. 한번 써본 이는 절대 그녀를 놓아주지 않으려해서 스카우트경쟁이 치열하다는 가사도우미, 이지안.

근데 이상하다. 진상진에게 속마음을 보는 능력은 싫어도 보게 되는 필연성이었는데, 이지안에게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난생 처음으로 접한 케이스에 당황하고 초조해진 상진은, 지안의 감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더 못되게 구는데…….

초반 여주의 말투나 성격이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박복녀 캐릭터를 생각나게 한다. "-입니까?", "알겠습니다.", "-하겠습니다.". 무감정한 다나까 말투. 앞부분은 거의 남주시점으로 서술되는데, 겉으로 지안은 딱딱하고 알 수 없어 보인다. 진상진이 막말을 하고(..) 무안을 주고, 갈궈대도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동요없는 이상한 여자. 가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의 말도 하는데 지안이 아무렇지 않게 넘겨서 별거 아닌것 같지만, 위험수위의 발언들이 가끔 있었다.

진상진의 진상질을 견뎌내면서 오히려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주, 지안. 같은 여자가 봐도 사랑스러운 면이 있다. 고용주의 건강을 챙긴다면서 보온병에 차도 싸주고, 이해심도 많고. 무엇보다 가사일의 달인이다. 음식, 청소, 각종 자격증 소지자에, 자신이 돈 벌어서 학교졸업하고, 동생들도 가르치고. 친구사귈 틈도 없이 동생들 돌보고 일해야 했던 지안이 나중에라도 행복해져서 다행이다.

남주와 여주의 케미도 좋았고, 중반 이후부터 19금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서 좋았다.(많이 야하다.) 근데 의문은 대체 왜 여주만 속마음이 안보이는 건지 설명이 안되어 있다는 점. 다른 사람들의 속마음을 보는 상진의 능력은, 유독 여주에게만 예외가 된다. 대충 '인연이라서' 볼 수 없는 거다. 라는 표현이 한두번 나오긴 했지만 아쉽다.

타인의 생각을 읽는 능력 때문에 타인과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없었던 남주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여주에게 빠진다는 것은 결국 어느정도 '관계의 베일'이 있어야 사랑도 할 수 있구나 싶다. 모든걸 다 낱낱이 아는 것보단 적당히 모르는것이 사랑하고 사는 방법인 듯싶다.

인상깊은 결말 장면. 신데렐라가 똬악!! "당신은 관리만해"가 똬악!! ㅋㅋ

<보일락 말락> 보일듯 안보일듯 두 남녀의 미묘한 감정선과 19금 씬이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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