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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파리 주소록
샹탈 토마스 지음 / 낭만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고유한 '아지트'가 있다. 휴식을 취하고 여유를 즐기며, 일상의 활기와 열정을 움트게 하는 장소, 아지트! 생각하자면 집, 동네 카페, 또는 일상속의 학교와 회사 안 어딘가 숨통 트이는 장소 하나쯤 떠오를 것이다. <그녀의 파리 주소록>에서는 파리에 거주하는 여류 디자이너 샹탈 토마스의 영감의 원천과 편안한 휴식을 주는 아지트들을 소개한다.
샹탈 토마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파리 구석구석 숨은 보석같은 상점들. 사진과 더불어 짤막하게 기록한 설명 속에도 그녀의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소제목 별로 챕터를 나누어서 관련 상점들을 설명하는데 패션에 관한 것부터, 음식, 스파, 향수, 피팅룸, 서점 등 다양하게 기록했다. 물론 디자이너의 에세이인 만큼 패션에 관한 상점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책 내부의 감각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패션지처럼 사진과 같이 포인트를 줘서 한눈에 볼 수 있게 시각화했다. 어떤 상점에 대한 설명도 한페이지를 넘기지 않고 간단하게 설명하는데 이점은 내겐 좀 아쉽게 느껴졌다. (라뒤레의 마카롱이나 세븐호텔의 7개의 스위트룸 등등 궁금한 것은 많은데 설명이 너무 짤막해서 인터넷 검색…) 그리고 재밌는 점은 제목이 '파리 주소록'임에도 간간히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 이탈리아의 상점도 같이 설명한다. 샹탈 토마스의 활동 분야가 넓기에 그런 듯하다.
가장 신기했던 것은 '스위트 숍'이다. 패션의 도시 파리라서 그런가? 카페에서 모든 레벨의 재봉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이미 능숙한 사람이라면 재봉틀만 빌려서 자신만의 옷인 쿠튀르 의상을 제작할 수 있다.(p 81) 우리나라에는 없는 종류의 카페이고 있어도 그리 주목 받진 못할 것 같은 카페인데, 프랑스에는 이런 류의 카페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샹탈 토마스는 책속에서 여러 상점을 소개하면서 말한다. 이것들은 매우 주관적으로 선택한 개인의 취향이 듬뿍 뭍어나는 장소라고. 그 말이 내게는 당신도 그런 장소들이 있지 않느냐는 의미로 다가온다.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 모두 각각의 '개성'이다.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결국 비슷하지만 같지 않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이다.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 취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나중에 프랑스 여행을 할 기회가 온다면 샹탈 토마스 상점에도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