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소, 부인 - 상
목영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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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소, 부인>은 꼬마신랑 헌도령과 연상미녀부인 소연낭자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그린 로맨스물 이다. 어른세계를 성애소설로 이론으로만 아는 소연낭자의 들이댐(?)과 백지같이 순수한 헌도령이 그런 부인에게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점차로 변해가는 모습이 오밀조밀하게 담겨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다른 소설들과는 차별화된 문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구어체로 화자가 청자에게 들려주듯이 이야기하는 방식을 처음 접한 것은 아니지만 판소리를 감상하는 것처럼 걸쭉하고 푸근하게 정말 과거 어느 시절 헌도령과 소연낭자가 살다갔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도록 서술되어 있다. 정겨운 옛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힐링되는 느낌이랄까.

 

인물과 인물간의 관계와 내적심리묘사를 강조하면서, 머리 아픈 크고 복잡한 사건이 없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들여다 보기도 하고, 화자와 등장인물 간에 대화를 나누는 듯한 고전소설풍의 문체가 조화롭기에 몰입을 하기에 어려움이 없다.

 

등장인물 중에선 개인적으로는 '소연낭자'의 캐릭터가 가장 매력있게 느껴진다. 조선시대기에 정략결혼을 했다지만 마냥 순하기만 한 여인이 아닌 조신한 모습 속에 당찬 면모를 가진 소연낭자! 남존여비의 대표격인 조선시대에서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주체적인 모습이 잘 표현되어있다. 특히 성애소설(19금)을 읽는 것을 시어머니에게 들켰을 때의 그 기지란! 놀랍고도 작중에서 영특하다라고 평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인물의 심리에 능하다.

 

그러나 <무섭소, 부인>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 먼저, 복잡하게 꼬인 사건이 없어 이해하기 쉽고, 가볍게 읽기에는 안성맞춤이라 해도 이는 섬세함의 부족과 긴장감의 감소로 나타난다. 즉, 고전소설식으로 쓰여졌기에 세련됨의 부족하다. 두 번째로, 여러 인물의 애정사가 겹겹이 나오기에 주연 커플의 비중이 줄어들었다. 주연커플, 헌도령&소연낭자 이외에도, 조연커플 남조&달이, 왕세자의 애정사 등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시선이 분산되어서 집중도가 떨어진다. 보다 주연커플에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미워하고, 욕하고, 괴로워하는 그런 모습 없이, 악역 없는 이 책은 따뜻하고 정겹다. 잔잔하고 온화하기에 <무섭소, 부인>은 무더운 여름보다는 찬바람 부는 겨울에 적합한 책인 것 같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귤 까먹으면서 읽는다면 저절로 나오는 웃음과 동시에 마음이 흐뭇해질 이야기. 헌 서방과 소연 아씨는 천복을 누리며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적인 엔딩이 무엇보다도 잘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본 서평은 디앤씨미디어 파피 로맨스 카페의 리뷰이벤트를 통해 제공 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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