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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 왕자
조훈희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5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부동산과 어린이를 축약하여 부린왕자란 제목의 이 책은 어린왕자를 패러디한 짧은 글이다. 부동산 박사인 '나'는 우연히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부린왕자'를 만나게 된다. 부린왕자의 첫마디는 좋은 부동산 하나만 찍어달라는 것이었는데, 이 말이 좀 황당했고 세속에 찌든 느낌이 들었다.
부린왕자는 좋은 부동산을 찾기 위해서, '나'와 만나기 전에 여러 장소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하나같이 이상하고 독특한 사람들을 만난다. 정치인, 유튜버, 폭락론자, 개발업자, 공무원, 공인중개사 등 짧은 챕터에 그들과 만난 일화가 쓰여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혼란스럽게 느껴진 부분이었다. 과장되고 괴상한 캐릭터들이 꼭두각시처럼 대사를 하는 느낌이랄까. '나'와 만난 이후에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기획 부동산 컨설팅 업자에게는 사기 계약을 하게 된다는 어지러운 결말이었다.
어린왕자의 여우같이, 부린왕자에서는 '길냥이'를 만나는데 어린왕자의 여우같은 임팩트는 없었다. 길냥이가 하는 말들도 다소 진부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새로움이라던지 감동이라던지 잘 안느껴졌다. 어쨌든 패러디 소설이고 소설이라면 읽는 이에게 뭔가를 느끼게 해야 하는데 지루했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을 꼽자면 삽화가 적절하게 잘 삽입되어 있어 글의 내용을 보충하는 점이 좋았다.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글 첫장에는 안전진단 D등급 아파트가 그려져 있는데,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림을 보여주면 재건축 아파트라는 대답만이 돌아온다는 것. 투자의 대상이고 숫자만으로 판단한다는 것. 그런가 싶으면서도 내게는 공감은 잘 안되는 내용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부동산 박사이고, 교수님이라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기조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결말이 아름답지도 않았고, 책의 주제인 핵심 메시지가 뚜렷하게 전달되지도 않는 느낌이라 나는 이 책을 재독할 것 같지는 않다.
어린왕자 패러디 소설인데 의의가 있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