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을 위한 철학통조림 - 달콤한 맛 1318을 위한 청소년 도서관 철학통조림 2
김용규 지음, 이우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즘 철학자들을 대강 버무려 놓은 책들이 범람하여,
이 책도 그럴 것 같아,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으나,
청소년들이 읽기에 어떨까 싶어서 한 번 읽어보았다.
그런데 의외였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소장할 만하다.

2.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가독성 측면에서 잘 읽힌다. 중학생 딸과 나누는 대화 형식이기 때문에,
술술 읽힌다. 물론 멈춰서서 생각해봐야 하는 굵직굵직한 철학적 난제들이 너무 술술 읽히는 것도 문제지만, 읽히지조차 않는 글보다는 낫다.^^

(2) 술술 읽히는데도, 내용이 아주 알차다.
관련 테마에 대해 고민해 본 철학자들이 다수가 등장한다.
시기적으로는 비교적 현재까지, 그리고 범위에 있어서는 생물학자들까지 말이다.
예를 들어, '행복'에 관해서는 알랭, 움베르토 마투라나, 야콥 폰 윅스퀼, 바바라 프레드릭슨...
등이 인용되고 있다. 잡화점식 나열은 아니고, 유기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의미 있는 연구결과들이 '행복이나 쾌락'이라는 테마 아래 잘 버무러져 있다.


(3) 철학자들이 다수 인용하여
누구는 뭐라고 했다더라~~~ 누구는 뭐라고 했다더라~~ 라는

이야기만 모아놓으면 공허하기가 쉽다.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한 것이 뭐가 어쨌다는 거야...

라는 생각이 독서자에게 들면, 의미 있는 독서가 되기 힘들다.

이 책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갖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 문제의식은 '딸'의 질문으로 던져지는데,
그 질문들이 충분히 청소년기에 자신에게 던져보았음직한 질문들이다.
"시험 볼 때, 부정행위를 하면 왜 안되지요?"
"학교 다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왜 사는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뭘까요...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걸까요"
"좀 쾌락을 즐기면서 사는게 뭐가 나쁜가요?"
이런 질문들 말이다.

질문들을 해 보지 않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상황이다.
저런 질문들을 표출할 때, '쓸데없는 생각말고 공부나 해~~'라고 묵살하지 않는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필요할지 모른다.
같이 대화해주고, 자신의 질문에 대해 충분히 고뇌하도록 해 주는 그런 어른 말이다.
역량 부족으로 같이 대화해 줄 수 없다면, 이 책을 선물해 주는 것도 좋으리.



3. 이 책은 아이들용으로 구성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우리집은
어른이 더 잘 보고 있다.
집에 가져다 놓은 철학책들 중에,
P(30대임)가 유일하게 즐겁게 완독한 책이 이 책이다.

그리고 나서 하는 말 "철학이란 별거 아니군요. 평소에 제가 고민하던 거를 다들 고민하며 사네요"란다.^^

4. 개인적으로 나는 매콤한 맛보다 달콤한 맛의 통조림이 더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