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언제까지나 '나중에'라고 미룰 수 있는 시간이 있을 줄 알았었는데 선뜻 그 '나중'이 있을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대학생활을 단기간에 마치고 곧바로 직장생활을 했던 게 오히려 '어른'이라는 경계를 흐려지게 만든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학생에서 직장인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심호흡 한 번 하지 못한 게 나뿐일까마는, 서른을 넘긴 지금도 내가 서른을 넘긴 건지, 서른이 나를 넘어뜨린 건지 분간하기 어렵다.⠀⠀이런 생각에 울적해진 지금, 나이라는 틀에 나를 맞추지 말자는 저자의 메시지가 반가웠다. ⠀남들이 보는 서른, 마흔에 대한 기대감과 어림짐작에 주눅들거나 자신을 감추지 말고, 스무 살의 오후 두 시 같은 마음을 잃지 말자고 했다. ⠀우리는 평생을 배워가는 사람이고, 평생을 살아도 실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미뤄두었던 '나중'을 지금 만들어 늦기 전에 여러가지의 '딴짓'을 많이 해보라고 했다. ⠀그 딴짓으로 만들어진 나의 소중한 부캐들이, 역경에도 쓰러지지 않는 본캐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했다. ⠀단단한 본캐의 '나'가 있으면 감정의 바다에 빠지더라도 침잠하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다.⠀점점 외로워지는 어른 생활, 결국 친해져야 하고 믿어야 하는 사람은 나 자신임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