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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평점 :
감동과 희열을 주는 명작 뮤지컬 30편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힐링 에세이 여행서'
서른 편의 뮤지컬을 다루는 이 책은 일종의 가이드이기도 합니다. 뮤지컬을 보러 가기에 앞서 작품을 미리 살펴본다면, 단순히 줄거리를 파악하는 일을 넘어 무대 장치와 조명, 의상, 안무, 연출에 이르기까지 뮤지컬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를 음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
뮤지컬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가요? 관심은 있는데 잘 몰라서 스쳐만 가는가요?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방구석 뮤지컬>은 '뮤지컬 길라잡이'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파트로 나누어져 총 30편의 뮤지컬이 실려있어요. 파트별로, 저자의 짧은 소개 글이 첫 장에 쓰여있고 각 뮤지컬 별로, 간단한 줄거리 및 배경이, 이어서 극을 이끌어가는 노래의 가사들이 일부 담겨있으며 넘버(노래)들의 제목과 대표 넘버를 감상할 수 있는 QR코드까지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뮤지컬을 극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즐길 수 있게끔 꼼꼼하고 세심하게 이 책에 담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려있는 가사들은 하나같이 한 편의 스토리가 있는 시들입니다. 내용을 알고 가사를 읽어보면 극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발췌한 것은 책에 실려있는 넘버 가사 일부분입니다.
Sincerely, Me _ 진심을 다해
필요한 건 아주 조금의 변화야
네가 관심을 가진다면 쉽게 바뀔 수 있어
네가 해야 할 일은
바라는 대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 거야
진심을 담아 p 46 디어 에반 핸슨 중에서
Step One _스텝 원
무모한 도전이라 말해도
기적을 꿈꾼다고 해도
거칠고 험한 산을 넘어간다 해도
이건 내 Step One p 110 킹키부츠 중에서
신기한 일이지
왜 잊으려 한 걸까
왜 잊고 싶었던 걸까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신기한 일이지 당신의 기억을 알 것만 같아
내가 잊어버린 아니 내 기억이 아닌 기억까지도
어쩌면 나는 당신과 함께했었던 기억들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몰라 p 297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중에서
내가 죽었을 때
내가 눈 떴을 때 때는 바야흐로 봄이었다
대지는 척박하고 바람은 거칠었다
뿌리를 잘못 내린 듯 아무도 축복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봄은 아름다웠다
모두들 그래 다 지나고 나면 잊고 살게 된다 해
난 아무리 지나도 그렇게 될 수 없어
영원히 잊히지도 넘길 수도 없는
그 페이지를 붙들고 오늘을 살아
난 아직도 그 한가운데에 하루해살이 풀처럼
내 사랑이 죽었을 때 내 청춘도 죽었고
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나의 봄을 이제야 보낸다
나의 봄을 이제야 보낸다 p 331 ~332 팬레터 중에서
뮤지컬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기억 저 멀리까지 뒷장을 넘겨보아도 직접 극장에 가서 본 적이 아쉽게도 한 번도 없더군요. 그렇다고 해도 완전한 낯섦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작품들은 귀동냥, 눈동냥으로 들어봤으니까요. 이를테면 '오페라의 유령'이나 '아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캣츠', '시카고', '레 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레베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같은 작품들 말이지요.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서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뮤지컬 넘버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QR코드 덕분에 30곡이 넘는 곡들을 저도 즐겁게 보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책을 읽는 시간이 많이 지체되긴 했지만 이 책의 저자도 이런 독서를 의도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관심은 있지만 굳이 극장까지 발걸음은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뮤지컬과 조금은 친해질 수 있도록 다리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었습니다.
30편의 뮤지컬은 (내 기준으로) 익히 알려진 유명 작품들과 순수 창작 작품들, 그리고 아예 처음 접하는 낯선 작품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 맘마 미아!'를 비롯 뮤지컬 영화로 보았던 작품들도 대거 포진하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눈이 갔던 작품들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한국 창작 뮤지컬이었습니다. 그리고 '빌리 엘리어트'의 무대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어떤 경로로 거기까지 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겟세마네'를 유튜브를 통해서 본 적이 있어요. 외국 배우였는데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무나 강렬해서 넋을 놓고 보았었습니다. 그것을 본 후에 한국 배우들의 겟세마네도 찾아보고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면서 시간을 꽤 보냈었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뮤지컬을 대단한 장르라고 느꼈던 것이 말입니다.
<방구석 뮤지컬>에는 30가지의 이야기가 있고 수십 편의 시(가사)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들과 낯선 것들이 적당히 섞여있어서 지루할 틈은 없었던 것 같아요. 큐얼 코드로 들어갔다가 그 안에서 오래 머물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몰입에는 방해가 되긴 했지만 독특하고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