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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매 - 머리를 쓰지 않는 똑똑한 바보들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김세나 옮김 / 북로드 / 2013년 3월
평점 :
디지털 치매 :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되어 어느 순간부터 인지 기능을 상실하는 채매의 일종을 일컫는 말.
과유불급 (過猶不及) 역시, 뭐든지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 같다. 무선 인터넷 보급율 100%, IT 초강국 대한민국의 부작용들이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학생들의 12%가 인터넷에 중독된 것으로 나왔다. 12%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중독 %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게 문제다. 이 현상들은 크고 작은 문제들을 낳고 있다. 인터넷으로 쉽게 접하는 성인물은 청소년들의 조기 성겸험으로 이어지고 있고, 자극적인 게임들은 질주,폭력,음주, 심지어 살인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중독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은 기억력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집중력 장애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치매 책을 읽어보니, 이런 문제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들이 겪고 있는 진통이었다.
나도 처음에는 이런 문제들이 단순한 성장통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꼈다. 가깝게는 갓 돌이 지난 조카의 모습이었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뽀로로 영상이 있어야만 울음을 그쳤고, 호비? (덕분에 케릭터도 외운다.) 동영상을 봐야만 차분해졌다. 호비나 뽀로로 동영상을 볼 때는 미동도 없다. 좋아하는 인형을 줘보고, 과자를 줘봤지만 반응이 없다. 심하게 표현하면 마약에 중독된 것 같았다. 돌쟁이가 이런데 이렇게 자라난 아이들은 어떨까?
미디어 중독 증상을 보이고, 부작용으로 여러 문제를 만드는 청소년들과 성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날렸다면, 디지털 치매를 읽고 그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겠다. 아니,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이 디지털 치매라는 것이 단순히 잊는 문제로 끝나면 상관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스트레스, 불면증, 과체중, 망상장애로 이어짐을 알아야 한다. 디지털 기기가 자신을 제어하고, 통제력을 무너뜨리고, 사회적으로 고립시킨다면, 분명 삶의 질은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다.
디지털 치매라 하여 무서운 디스토피아(Dystopia)를 표현하지는 않았다. 잘 알다시피 스마트 혁명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얼마나 편리해졌는가? 전화번호 같은 단순 암기는 하지 않아도 되고, 대신 남는 머리 용량을 창의적인 일에 쓸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나도 한때는 스티브 잡스를 찬양하며, 스마트 혁명에 쾌거를 외쳤다. 교과서가 전부 전자책으로 바뀐다면 아이들의 책가방이 가벼워져서 성장에 좋아질 거라 생각했다. 또한 스마트 기기로 수업하고, 수업한 내용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스마트 기기로 조별 과제를 한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이런 유토피아(Utopia)를 생각 하고 살았는데, 디지털 치매를 읽고 나니, 조금은 조절이 필요함을 느꼈다. 나는 성인이니깐, 문제 없다! 고 당당히 고백했던 나 역시,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열고, 하루를 마치고, 밥 먹을 때도 검색하며 먹고, 모든 알람에 대응한다고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살았음을 떠올려본다. 잡스의 스마트 혁명이 중독으로 이어지면 스마트 재앙으로 바뀌는 것은 순간임을 느꼈다.
책에는 더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전하고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 너희들이 울 때 마다 순간적으로 뽀로로 영상, 호비 동영상을 보여주던 못난 고모부, 아빠를 용서해달라는 말을 전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
디지털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옆에서 도와주세요.)
- 가끔씩 일부러라도 음악을 들어라. 단 다른 일을 하면서 듣지 마라.
- 웃자! 아무런 이유 없이 웃더라도 웃음은 좋은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를 자극한다.
- 가끔 친구들과 저녁을 먹자. 페이스북 300명과 접촉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게 한다.
-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기. 정신 건강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좋다.
- 디지털 미디어를 최대한 피하자. 사용시간 제한을 둬서라도 아이들이 디지털 미디어와 거리를 두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