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식적으로 작곡,작사,성악 공부를 하지 않은 악동뮤지션의 성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우리는 좋은 학교에 가고, 좋은 교수님 밑에서 작곡,작사 공부를 해야만, 훌륭한 음악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공식이고, 진리였다. 그러나 세상은 공식대로 돌아가지 않음을 여실히 보았다. 이런 공식을 깨는 사람이 혁신을 만들고, 세상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한다. 내 생각에는 악동뮤지션이 그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고 본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흔히 성공적인 공부를 위한 공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간단하다. 전략적으로 시험을 준비하여,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실제로 학교에서도 이런 방법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대입입시에서 중요한 국영수 위주로 교과편성을 하고, 정작 중요한 윤리와 역사는 암기과목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가라고 한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양 수업은 학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듣고, 암기력 테스트의 시험은 성적을 위해 치루어야 한다. 재미있는 결과는 이 방법을 똑같은 사람에게 대입하더라도, 성공을 이루는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고,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세상을 변화시킨 혁신을 만든,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는 대학 중퇴자라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공식은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대체 왜 이런 것일까?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라는 아주 근엄 있는 별명의 소유자인 켄 베인 교수의 책 <최고의 공부>에서 그 해답을 이야기한다.

켄 베인 교수의 책 <최고의 공부>에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성공을 이룬 100여명의 인물들의 인터뷰와 켄 베인 교수가 직접 연구한 결과들이 담겨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노벨상 수상자인 더들리 허슈바흐, 유명 코미디언 스티븐 콜버트,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의 전문가 제프 호킨스 등이다. 창의적으로 공부를 한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눈 앞에 드러나는 성적과 경제적 만족을 위해 공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내적 동기를 찾는데 주력했고, 이 힘을 바탕으로 공부면 공부, 자신에게 주어진 프로젝트면 프로젝트에서 남들보다 우월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이들을 심층적 학습자들이라고 표현했다.

심층적 학습자들은 한가지를 가르치더라도, 응용 방법을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결론에 다가가려고 했다. 물론, 성적과 등수만을 위해 공부하는 경쟁자들에 비해 당장은 성과가 나오지 않고, 등수가 좋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모든일에 의문을 던지고 즐겼다고 한다. 그 때마다 최고의 결과가 나왔고, 어떤 일을 만나든지 꾸준하게 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상응하는 부류가 바로 전략적 학습자들이다. 학습에도 공식을 대입하여 성적 올리는 일에 혈안이 된 부류였다. 이들은 미시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를 한다고 한다. 당장 다가온 시험, 당장 다가온 대학 입시, 당장 눈앞에 놓인 취업을 목을 멘다고 한다. 이렇게 학습을 하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없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방법으로 공부를 했기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고 공부를 하고, 때로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심한 경우에는 압박감때문에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고 한다.

공부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습득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성적과 결과에 맞추어 주입식으로 공부를 하니, 이런 부작용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같아 씁쓸했다. 전교 상위권임에도 불구하고, 1등을 하지 못했다는 압박감에 자살을 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좋은 학교에 보내려고 애쓰는 부모들이 판치는 우리나라의 교육이 오버랩 된다.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입시제도에 손을 대고, 학생들에게 진짜 필요한 최고의 공부를 가르쳐야 할 것 같다.

흔히들 정치와 교육의 변화가 가장 느리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지금 당장 교육제도가 확 뒤집어 진다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일단은 가정에서부터 교육 방법에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어떤 방법으로 자녀교육을 해야 할까? 이에 켄 베인 교수가 제시하는 최고의 공부 방법으로는 생각을 자극하는 공부, 폭 넓고 통합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한다. <최고의 공부>에서는 효과적인 책 읽기, 글쓰기 등 심층적 학습자가 될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가르쳐 준다. 자녀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님들과 교육제도에 변화를 느끼시는 선생님들께 유익한 정보가 될 것 같다.
몽골 초원에서 자유롭게 음악에 심취하고, 정규교육을 포기했지만, 홈스쿨링으로 음악적 지식을 쌓은 악동뮤지션의 노래와 그들의 이야기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몽골로 가야될 것 같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