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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한국사를 조작하고 은폐한 주류 역사학자를 고발한다
이주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요즘들어 부쩍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불쌍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북쪽의 어린 독재자는 미사일을 쏜다고 전 세계를 향해 도발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미군의 도움만을 애초롭게 바라보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주위의 열강들은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정신 없다. 일본은 끊임없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고 있고, 중국 역시 남북의 대립속에서 야금야금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려 한다. 하루, 이틀 이야기는 아니다. 맞다. 사실, 평소 같으면 일본은 원래 저렇고, 중국도 원래 저렇고, 북한도 원래 저렇지... 하면서 넘어가려 했을 거다. 친일파 논란도 마찬가지다. "친일? 일제강점기때 이야기지... 지금은 그런거 없어!" 라며 소설 쓰지 말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그랬을 나...

이번에 읽은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을 읽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머리를 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것 같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을 읽고 든 생각이다. 한국사를 은폐하고 조작한 주류 역사학자들을 고발한다는 상당히 자극적인 부제처럼, 이 책은 현재 한국의 주류 역사학계를 완전히 발가벗긴채, 국민에게 고발한다. 대표적인 친일 역사학자인 이병도의 행동과 태도가 고스란히 까발려진다. 처음에는 실명을 거론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가? 하고 의구심을 갖고 가볍게 읽기 시작하다가, 점점 분이 나고, 열이 올랐다. 그만큼 친일성향을 띤 역사학자들이 왜곡한 역사의 한 페이지들이 우리나라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기 때문이다.
그들의 표현대로 대한민국은 그저 순둥이 국가였을까? 초대 조선총독인 데라우치 마사다케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애썼는지 알수 있다. "우리 일본인이 조선인들에게 대화혼(大和魂)을 심어주지 않은 채 저들이 우리의 문명시설 덕분에 지능을 개발하고, 널리 세계의 형세에 접하게 되는 날에 이르러 민족적 반항심이 타오르게 된다면 이는 큰 일이다. 이는 조선통치의 최대난관이 된다. 조선연구에 하루라도 소홀이 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선인들의 민족정신을 어디까지나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 조선인의 민족심리와 정신생활까지도 두루 이해하지 않으면 헛수고다"라는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 내용처럼 일본은 철저하게 우리의 정신까지 통치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 했었다. 역사 왜곡을 통해 조선이라는 나라는 영원히 남의 나라의 속국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나라로 만든 것이었다. 이런 영향을 받은 친일 역사학자들은 있지도 않던 한사군을 역사책의 한 페이지에 집어 넣었고, 임나일본부설을 설파했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읽고 나서 알 수 있었다. 특히 대한민국의 역사를 철저히 왜곡하기로 작정한 식민사관의 대전제와 핵심 명제를 봤을 때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런 주장을 교묘하게 이용하는자들이 역사학계의 주류라니... 통탄할 노릇이다. 식민사관의 대전제와 핵심 명제는 다음과 같다.
1. 한국 역사는 짧았고, 영역은 좁았다.
2. 한국은 고대부터 중국과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3. 한국 민족은 주체성이 없어 타민족의 영향과 지배를 받아야 발전했다.
4. 한국은 천여 년간 사회적, 경제적으로 정체된 사회였다.
5. 한국 민족은 열등하고, 사대성과 당파성이 심하다.
6. 일본의 한국 지배는 필연이고 당연하다.
7. 한국은 일본 통치에 감사해야 한다.

이런 식민사관으로 무장한 역사학자들이 장악하고 있는한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화도 났다. 일개 소시민의 분노로 그치면 안됨을 알기에 나는 이 책의 서평을 쓰고, 많은 이들이 읽기를 권한다. 그저 좋은게 좋은거고, 과거의 역사가 현재의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됨을 깨달았다. 한사군과 임나일본부가 우리나라에 있었다고 믿어버리고, 마음 편하게 살다보면, 일본의 지속적인 다케시마 주장설에 여전히 무덤덤하게 대응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위안부 사과는 영원히 받지 못하게 된다. 이 모든게 철저히 왜곡된 역사 교육을 통해 우리의 뇌가 무감각해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약 350페이지로 그리 두껍지 않다. 그러나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데 상당시간 걸렸다. 첫번째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알고, 그리고 믿고 있던 역사를 머릿속에서 지우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믿겨지지 않는 부분은 상당시간 검색하고 분석해서 해결해야 했다. 두번째는 서평속에도 잘못된 역사의 내용을 담으면 안되기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내용을 그대로 믿어버리는 어린 학생들이 많기에, 되도록이면 서평에도 정확한 역사의 내용을 담으려 노력했다. 검색을 하고, 많은 자료들을 살펴보며 느낀점은, 역사 왜곡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무감각하게 역사를 바라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병도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제자들과 그들에게 학문을 배우는 그 밑의 제자들을 통해 역사는 계속적으로 왜곡될 것이다. 적어도 우리 자녀들에게는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야 하지 않을까?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이 사실이 되고 역사가 된다고 생각하며 지금도 고군분투하는 역사학자들을 응원해본다. 무감각하게 벚꽃 축제를 즐기고, 일본 만화와 소설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위안부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고 지냈던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며,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의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