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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뺄셈 - 버리면 행복해지는 사소한 생각들
무무 지음, 오수현 옮김 / 예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행복을 정의한다?? 참 어려운 일이다. 왜 어려울까? 행복의 조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편하다. 물질적으로 행복할 때 우리는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 반찬이 없더라도, 하루 세끼의 밥을 먹을 수 있을 때, 비록 좁더라도 두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집이 있을 때 우리들은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어쩌면 물질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만족에서 멈추지 못하고, 한끼를 먹더라도 더 좋은 것을 먹어야 하고, 이왕 자는거 남보다 더 넓고 좋은 집에서 잠들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담으려고 한다. 악착같이 아끼고, 남을 짓밟아서라도 돈을 모아야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는 악바리 근성이 있다고 칭찬해 주는 것만 같다.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밤낮 구분없이 일하고, 공부를 한다. 주위에서는 주경야독한다고 치켜 세워주는 것만 같다. 그런데 계속 이어진다면? 그래서 좀 더 풍요로워진다면? 진정한 행복이 올까?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의 절대조건일까? 대답은 'No!', 'Never!'다. 돈이 많음에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중요한것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적으로는 조금 부족하지만, 풍요로운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행복이 온다. 삶에 자꾸 무엇인가를 더하고, 늘리기보다는, 빼고, 줄일 때 행복이 찾아 온다. 세상의 많은 종교의 가르침도 비슷하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라는 무심(無心)과 무욕(無慾)을 가르치는 불교. 마음을 가난하게 해야 천국을 저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가르치는 기독교. 왜 이런 가르침을 전하는 것일까? 바로 비우고, 뺄 때 진정한 행복이 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작, 사랑을 배우다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에세이를 전했던 은둔형 에세이스트 무무. 그의 신작 에세이. 오늘, 뺄셈에서도 비우고 빼야 될 것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책에 담겨져 있는 마흔 일곱가지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우리네 삶의 이야기다. 우리 옆집 형님 이야기 같고, 친한 친구 이야기 같고, 때론 내 이야기를 하나 싶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고, 일기 같지만, 그 속에는 인생의 주옥같은 교훈이 담겨져 있었다. 처음에는 '작가의 통찰력이 뛰어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알면서 모른척 하지 않았나 싶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비울 때 비로소 오는 만족감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모르고 살아온게 아니라, 단지 경쟁에서 뒤쳐질까봐, 비우고, 빼면 가난해지거나, 낙오자가 될까봐 시간적 여유를 부릴 틈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여유를 찾아보고, 버려보자. 헛된 욕심을 빼고, 내려놓을 때 진짜 행복이 찾아 오지 않을까 싶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삽화며, 때로는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글귀들은 그저 감사할 뿐이다. 눈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종이질감은 서비스? 부담 갖지 말고 읽어보자. 하루에 한가지씩 이야기를 읽다 보면 47일 후 당신은 세상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여유로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우리네 삶의 쉼표 같은 책. 오늘, 뺄셈이다.
포스트잇에 옮겨 적어, 여기저기 붙여놓고 싶은 내용들이 많았다. 서평에서 다 보여주면 재미없고, 한 가정의 가장인 나에게 가장 좋은 가르침을 준 한 부분을 전하고 마치려고 한다. 사회의 수많은 문제와 범죄는 인간 집단의 최소 단위인 가정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다. 가정이 평안하고, 행복할 때 사회와 국가가 평안해진다고 생각한다. 가정을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이들이 읽고 반성했으면 좋겠다.
어떤 이는 가정을 '감정 은행'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한다. 기쁨의 감정을 예금하면 이자를 보태 더 커진 기쁨을 돌려줄 것이고, 스트레스를 자꾸 맡길 경우 언젠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스트레스의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게 된다는 것이다. 집. 그곳은 가장 편하고 안전하며 기쁜 곳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보금자리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온하고 화목한 가정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 집 밖에 놓고 들어가야 할 것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