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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 - 세상과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함께 성장하라!
필립 코틀러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매년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를 관람하러 간다. 입소문으로 관람객이 많아져, 약간 복잡하긴 하지만, 참 잘 꾸며놓은 공원이다. 동남권에서는 가족, 연인들이 가기에 가장 좋은 공원으로 인정받는 울산대공원은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아시다시피 울산은 예나 지금이나 공업이 발달한 도시다. 특히, 과거에는 '성장'이라는 목표에 가려져 '공해도시','환경이 열악한 도시'.'시민의 삶의 질을 생각하지 않는 도시'라는 오명이 더 강했다. 이에 울산시는 이미지 탈피가 필요했고,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대공원 조성이 절실했다. 때마침 SK주식회사가 기업이윤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자 방안을 기획하고 있었고, 절묘한 타이밍에 만난 도시와 기업이 협약하여 울산대공원 첫 삽을 뜬 것이다. 이후, SK 주식회사는 약 10여년동안 울산대공원 조성에 1,020억원을 투자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조성 후 SK는 공원을 울산광역시에 무상으로 기부하였고, 현재는 울산광역시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포상의 의미일까? 재미있게도 울산대공원에는 SK광장이 있다. 지역의 대표적 공원에 특정 기업의 사명이 들어간다? 아직 조사는 안 해봤지만, 이 광고효과는 생각보다 매우 클 것 같다. 특별히 불쾌한 경험을 하지 않는 이상, 울산대공원에 다녀오는 분들은 SK에 대해 호의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것 같다.
부정적인 문제는 순간적이고, 강하다. 며칠 전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460억원 이상의 회사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가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 당했다. 항소가 남아있긴 하지만, 최회장의 모습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아마도, 울산대공원으로 좋았던 SK의 이미지는 한순간에 무너졌을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 한명에게는 말이다. 대표자의 이름이 본인이라 하여도, 엄연히 주주가 있는 주식회사에서 공금횡령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숫자가 인격이었던, 고도성장기에는 기업 총수들의 범죄는 경범죄 취급 받았다.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시대가 시대 아닌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성숙도를 더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실적과 영업이익, 주가총액을 따지면, 대한민국 5위권안에 드는 초우량 대기업이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기업의 미래는 그 누구도 보장해주지 못 할 것이다. 그럼 과연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미래기업으로 가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 필립 코틀러에게 배우는 미래기업의 正道. 굿워크 전략 )
미래기업의 正道
마케팅의 세계적 거장. 필립 코틀러는 신간 '굿워크 전략'에서 미래기업이 가야할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은 바로 착한일, 굿워크다. 숫자만이 인격이고, 실적이던 시절은 지났다. 필립 코틀러는 굿워크 전략을 통해 기업이 착한일을 하면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공공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성장을 도모하는 길이 바로 미래기업이 가야하는 길임을 알려준다. 고도성장기때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 즉,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기업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고, 남는 여분의 금액으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이제는 목표설정부터 CSR을 염두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윤을 창출하는 동시에, 사회에 기여하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는 세계의 여러 기업들을 소개한다. 커피농가에서 매장에 이르기까지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STARBUCKS), 맨발로 다니는 어린아이들을 돕는 취지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로 유명한 탐스슈즈(Toms shoes) 등, 수 많은 기업들의 사례들이 담겨져있다. 뿐만 아니라, CSR 담당자나, 대표자가 만나게 되는 다양한 현상과 리스크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사례를 통해 알려준다. 정말 방대한 사례들이 가득했다. 우리가 많이 들었던 회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 이름 모를 회사들의 사례도 가득했다. 전 세계를 찾아 다녀야만, 배울 수 있는 사례들을 한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매우 감사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세상이 직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기업들이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이런 기대가 역사상 가장 뜨겁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스타벅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고 CSR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것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
읽다보니, 사례에 나온 기업들이 정말 어떻게 활동하는지 궁금해졌다. 탐스슈즈 본사를 찾아 미국으로 날아갈 수는 없고, 집 근처 스타벅스를 방문해보았다. 커피 한잔 마시러 방문했을 때는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책에 언급한 그대로였다. 환경문제에 집중하는 스타벅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벅스에서는 환경을 위해 재생용지 냅킨 사용을 하고 있었고, 머그컵 사용을 권장하고 있었다. 또한 고객들이 커피원두 찌꺼기를 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매장 한편에 비치되어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은 복지관 봉사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 고객에게 커피를 만들어 파는 커피전문점을 넘는 활동이었다. 단순히 매장수를 늘리고, 매출을 늘리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양적 성장을 넘어,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스타벅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성장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존경받는 회사를 만들고, 지역사회가 더욱 풍요로워 지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스타벅스의 존재 이유라고 한다. 작지만 나의 커피 한잔이 스타벅스의 매출을 올려주고, 이 기업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상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혜택을 받는 커피 농가들은 더 좋은 커피를 공급하고, 다시 나는 더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게된다. 필립 코틀러가 말하는 선순환 구조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스타벅스의 이미지는 매우 좋아졌고, 지속적인 매출상승은 물론, 누구나 일하고 싶은 최고의 직장 중 하나로 선정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 다양한 굿워크를 하는 스타벅스 부산 M매장)
물론, 이런 착한 일에는 고통이 따라온다. 스타벅스 역시 국내 정착 초창기만해도, 고가의 커피값을 포장하기 위해 하는 사회적 활동을 한다는 비난을 받은것으로 기억한다. 봉사활동의 의도를 의심받고, 비판과 비난을 겪은 것이다. 꾸준하게 활동을 지속했기에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비판의 시선은 남아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직시하듯 굿워크 전략에는 부정적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메뉴얼 등을 구축해 놓을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에 정직하게 대응하는 것임을 잊지 말라고 필립 코틀러는 전했다. (고가의 건물 임대료 등으로 여전히 대한민국 아메리카노는 미국의 아메리카노 보다 1달러 정도 더 비싸긴 하다.)
스타벅스의 사례를 통해 배웠듯이, 기업들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그 이익을 다시 소비자에게 돌려주고, 소비자 역시 그런 기업들의 제품을 사용하며 기업의 성장을 돕는 선순환구조가 생기는 것이 필립 코틀러가 원하는 미래 기업의 正道, 굿워크 전략 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제 굿워크 전략,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단순한 전략이나 기법의 한가지로 접근하지 말고,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의 차원에서 접근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내 예상으로는 이 책이 커뮤니케이션(마케팅,광고,홍보) 관련 학과와 넓게는 경영,복지 관련 학과 등에서 주교재, 보조교재로 사용될 듯 싶다. 챕터도 열다섯 챕터로 구성 되어 있어서 수업교재로는 제격이다. 또한 기업의 실무자들, NGO단체, 관련 공무원들도 많이 찾을 듯 싶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하는 착한일은 이제 필수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입장에서 굿워크 전략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많아 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기업들이 많아 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 좋아질 것이고, 일하고 싶은 직장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상상이다.